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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후기] 갈 길이 먼 첫 걸음, ICON 2007

현남일(깨쓰통) 2007-09-17 12:35:40

지난 913일과 14일 이틀간에 걸쳐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2007 국제게임개발자회의(이하 ICON 2007)가 개최되었습니다.

 

주최는 부산광역시, KOTRA, 한국게임산업진흥원, 한국게임개발자협회였고,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부산게임영상협회가 행사를 주관했습니다.

 

정부와 게임관련 사단법인들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행사는 ‘Refresh Your Self라는 슬로건 아래 4개 주제의 트랙, 총 41개의 강의 세션이 마련되었습니다. 

 

ICON은 올해가 처음이었지만 ‘코다 미네오, 테라다 카츠야 같은 유명 인사들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팔콤의 유명 RPG <쯔바이>를 원작으로 하는 <쯔바이 온라인>이 처음으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볼거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개발자 대상의 컨퍼런스였던 만큼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내년에는 ICON 2008이 열립니다. 더 좋은 행사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문제점과 취재 후기를 정리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깨쓰통


 

이번 행사에는 부산 지역 학생들을 비롯해 약 1,500여 명이 방문했습니다.

 

 

국내 게임사의 협조 부족, 강의 성격은 모호

 

전체적으로 봤을 때 ICON 2007해외의 유명 인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볼만한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국내 유명 인사들의 참가는 거의 전무 하다시피 했다는 점과, 국내 게임회사들과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참가한 인사들 대부분이 개인 자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일례로 한 유명 국산게임 개발자는 자신이 어느 회사에서 무슨 게임을 개발했는 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별다른 질의응답 시간도 없이 강연만 진행하고 서둘러 퇴장하기도 했습니다.

 

강의 주제의 모호함과, 강연자들의 행사에 대한 이해 부족 역시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ICON 2007 주최측은 오는 11월에 지스타 2007과 함께 개최될 KGC 2007(한국게임컨퍼런스 2007)을 의식했는지 온라인게임이 아닌 콘솔과 모바일 게임에 초점을 맞춰 강의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진행된 강연은 절반 가까이 온라인 게임이 주제였고, 게임과 큰 관련이 없는 영상 미디어, 커뮤니티 관련 강연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심지어 강연자 조차 행사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유명 커뮤니티 프로그램 강의를 진행한 한 해외 강연자는 게임과 큰 관련이 없는데 어째서 강연을 진행했는가?”라는 청중의 질문에 (주최측에서) 부르니까 왔다라고 답변해 주변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세미나실 밖에는 이런 콘솔게임 관련 프로모션도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의 '질'은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

 

컨퍼런스는 강연자의 지명도를 보고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강연의 내용입니다. ICON 2007은 전체적으로 강연자들의 이름값에 비해 내용은 다소 약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온라인게임에 대해 강연을 한 국내 관계자는 해외의 한 유명인사는 다른 행사에서 지겹도록 말한 내용을 똑같이 반복했으며, 또 다른 인사는 개발과 관련 없는 자신의 신변잡기와 프리랜서의 애환을 토로했다. 또한 전문 기술관련 강의는 학생들이 듣기에 너무 어렵거나, 또는 너무 쉬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요? 이에 대해 또 다른 강연자는 강연자들의 행사에 대한 이해 부족도 문제였고, 무엇보다 주최측과 강연자 사이에 내용에 대한 사전 조율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강연자들의 마인드도 문제였다. 특히 일부는 노골적으로 강의보다 자기 회사, 혹은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어찌보면 이번 행사의 메인 이벤트(?) 였던 <쯔바이 온라인>.
 

 

한편, 관심을 모았던 <쯔바이 온라인>의 발표회 역시 어설픈 행사 진행으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개발사와 주최측의 의사소통이 엇갈려서 행사 시간이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상당히 많은 수의 기자들이 발표회가 모두 끝난 다음에야 행사장에 입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결국 본 행사에 참석 못한 기자들은 막 퇴장하려던 개발사 관계자들을 붙잡고 별도의 추가 간담회(?)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첫 걸음,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ICON 2007에는 18개국에서 약 1,500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했습니다처음으로 시작한 행사고, 게다가 진행된 세션의 규모에 비하면 이런 수치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첫 시작’이었기 때문인지 문제점들 또한 굉장히 많이 노출된 것도 사실입니다.

 

두 번째 행사인 ICON 2008은 내년 5 14일부터 16일까지, 3일에 걸쳐 부산에서 개최됩니다.

 

아직 시간이 많지만, 지금부터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힘듭니다. 우선 국내 게임회사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유효한 강연을 해줄 수 있고, 포트폴리오도 인지도가 있는 개발자들을 초청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행사의 성격을 명확하게 다잡고 여기에 부합하는 해외 인사들을 초청해야 할 것입니다. 강연자들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한층 수준 높은 강연이 진행되도록 해야할 것이며, 강연 외의 행사도 신경을 써서 한층 더 볼 거리가 풍부하도록 업그레이드 해야 합니다.

 

ICON, 내년에는 보다 나아진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버추어 파이터>의 캐릭터 디자이너 테라다 카츠야의 강의를 듣기 위해 미리 줄까지 서서 기다리는 학생들.

 

하지만 바로 옆에서 진행된 다른 강의실은 기다리는 학생 없이 한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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