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소니 에릭슨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2 리그(GSL)’ 시즌2 32강전에서 임요환(테란)이 박종혁(테란)을 맞아 2:0으로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임요환은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몰래 건물과 일꾼 견제를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다음은 경기 직후 임요환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16강에 진출한 소감은? 16강전에서 Dai Yi(다이 이) 선수를 이기는 것과 코드 S를 획득하는 것 두 가지를 이루고 싶다.
32강이 큰 고비라고 들었다. 그렇다. 블리즈컨도 있었고 프로토스전을 평소에 꺼려했다. 제일 큰 고비를 넘긴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다. 열심히 준비해서 코드 S를 노려보겠다.
연습 시간이 부족했다기엔 경기가 너무 완벽했다. 심리전 빌드였다. 상대가 우주공항인 걸 예상 못하게 만드는 게 잘 먹혀들었다. 2경기 때 쓰려고 1경기 때 무기고도 취소했다.
좋은 빌드를 너무 일찍 쓴 것은 아닌가? 프로토스전에는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웃음).
연습을 도와준 선수가 있나? 지난 인터뷰에서 함께 연습한 선수들의 실명을 거론하지 못한 것은 도와준 선수의 빌드가 드러날까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밝힐 수 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나? 7년 전 E3에 갔을 때도 3일을 잤다. 이번에도 한국에 돌아와서 복통에 시달렸다. 피곤해서 연습도 하루밖에 못 했다.
블리즈컨 이벤트 매치에서 김원기에게 졌는데 어땠나? 그날 시즌1 결승전보다 사람이 많이 온 것 같더라. 정말 열심히 했는데 상대의 대처가 너무 좋아서 졌다. 저그전을 한지 너무 오래돼서 무기력하게 패해 아쉬웠다. 다음에 저그전을 많이 준비해서 만나고 싶다.
테란이 저그를 상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탱크를 즐겨 쓸 때 탱크가 너프됐고, 선 병영을 사용할 때 선 병영이 너프됐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는데 선수라면 패치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일찍 떨어졌으면 종족을 바꿀 생각도 했다. 쉬운 종족을 찾아가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데, 패치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랜덤을 선택하려고 했다. 만약 여기서 테란이 더 너프당하면 랜덤을 고를 수도 있다.
블리즈컨에서 16강 상대인 Dai Yi 선수의 경기를 많이 봤나? 프로토스전 경기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정민수 선수에게 져서 “아 프로토스 사기네”라는 생각만 들었다(웃음). 솔직히 테란이 제일 나쁘다고 생각한다. 계속 테란 대 테란만 했으면 좋겠다.
오늘 팬들이 정말 많이 왔다. 블리즈컨 때도 긴장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GSL은 긴장된다.
팬들의 기대가 커서 그런 것인가? 팬들의 기대가 기분이 좋지, 떨리진 않는다. 준비가 부족하면 떨리는 것 같다.
8강에서 이윤열을 만날 수도 있다. 만약에 만난다면 즐겁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로 코드 S를 확보한 상태일 테고, 부담 없을 것 같다.
이윤열과 임요환을 볼 때 <스타크래프트>는 잊고 봐야 하나? 아니다. 우리의 <스타크래프트> 때 모습도 생각하면서 보는 게 더 고맙다. 결국에는 플레이의 연장이 아닌가.
오늘 16강에 진출한 이정훈 선수가 Boxer라는 아이디를 버린다고 한다. 주관적으로 이정훈 선수가 더 잘하는데, 아이디 계속 쓰셔도 된다(웃음).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블리즈컨에서 돌아와서 시차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노트북까지 고장이 났는데, 전 SK 코치 신상훈 형과 여자친구가 많이 도와줬다. 모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