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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빠르고 신명 나는 한 판, LOL: 도미니언

리그 오브 레전드 신규 모드 도미니언을 해봤더니…

현남일(깨쓰통) 2011-09-28 18:53:52

 

국내에서 정식으로 서비스하는 것도 아닌데 북미 서버의 한국인 동시접속자 수가 1만 명을 넘어가는 AOS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LOL>의 최신 게임 모드 도미니언(Dominion)이 한국시간으로 9 27 북미와 유럽 서버에서 정식으로 업데이트됐다.

 

도미니언 모드는 <LOL>이 기존에 선보였던 클래식 모드(소환사의 협곡: Summoner's Rift)와는 여러 면에서 방향성 자체가 다르다. 무엇보다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한 판의 플레이 타임이 절반 이하로 단축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빠르다! 정신 없다!

 

도미니언이 기존 클래식 모드와 가장 많이 차별되는 점은 역시 ‘진행 속도를 꼽을 수 있다. 한 마디로 도미니언은 ‘무척 빠르다. 그리고 빨리 끝난다.

 

클래식 모드는 게임 한 판을 즐기는 데 평균 40분, 길어지면 한 시간 이상의 게임도 심심치 않게 있을 정도로 플레이 타임이 길었다.

 

하지만 도미니언은 평균 20분이면 게임이 끝난다. 사실상 절반 이하로 플레이 시간이 단축된 셈이다. 엄청난 접전이 벌어져서 끝까지 양 팀이 치고박고 싸운다고 해도 보통 25분을 넘기는 경우가 없다.

 

짧은 시간 동안 아주 신명 나는 전투를 한바탕 즐길 수 있다.

 

이렇게 플레이 타임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전투가 발생하는 빈도자체는 오히려 기존보다 높아졌다.

 

실제로 유저들이 도미니언 한 판에 기록하는 킬/데스의 총량 자체는 플레이 타임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클래식 모드와 비교했을 때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많을 정도다.

 

덕분에 도미니언에서 기존 클래식 모드보다 더 한 박진감을 맛볼 수 있다.

 

 

FPS 게임의 진지점령 방식 규칙 도입

 

도미니언은 <DOTA> 방식의 공성전 규칙(Rule)을 버리고, FPS 게임의 이른바 진지 점령 규칙을 AOS 게임에 도입했다.

 

총 10명의 게이머가 2개의 팀으로 나뉘어 5:5로 경쟁하면서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구입해 캐릭터를 육성하고, 상대방 본진(Nexus)의 HP를 0으로 만들어야 승리한다는 규칙 자체는 이전과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도미니언에서 유저는 상대방 본진을 직접 공격할 수 없다. 대신 맵 위에 존재하는 점령 포인트5개를를 상대팀보다 많이 소유하는 것으로 적 본진의 HP를 깎을 수 있다. 즉 상대방보다 많은 점령 포인트를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

 

이런 게임의 규칙은 <배틀필드> 시리즈 등이 선보였던 진지점령 방식의 FPS 게임 멀티플레이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점령 포인트 근처에 접근해서 일정한 시간 동안 접촉하면 해당 포인트를 접수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상대팀보다 많은 점령 포인트를 확보해 장시간 버티면 이길 수 있다.

 

맵 위에 점령 포인트는 모두 5개가 등장한다. 양쪽 팀에 공평하게 나뉘어 떨어지지 않는 홀수이기 때문에, 도미니언에서는 게임이 진행되는 내내 별 일이 없다면 힘의 균형’은 대개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유저들은 이런 힘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혹은 무너뜨리기 위해 끊임 없이 상대가 점령한 포인트로 공격을 감행하게 된다.

 

이런 덕분에 도미니언은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박 터지는 전투가 맵 곳곳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벌어진다.

 

어떻게든 상대방보다 많은 점령 포인트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전투가 곳곳에서 펼쳐진다.

 

 
인민재판 안 당해도 되나요? 진짜로요?

 

<LOL>의 클래식 모드는 북미와 유럽 동시접속자 수가 5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재미를 검증받은 게임 방식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나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 게이머. 혹은 아무리 게임을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뉴비(ex: 필자)들에게 있어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스트레스 받기 쉬운 모드이기도 했다.

 

하지만 도미니언은 이런 게임의 스트레스 100%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상당부분 완화하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으로 클래식 모드에서는 초보자들에게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던 죽음(이른바 Feeding)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들었다.

 

도미니언에서는 킬/데스가 캐릭터 육성에 끼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다.

 

클래식 모드에서는 초반에 잘못해서 상대방에게 ‘킬수를 헌납한다면 이것이 결국 원인이 되어 캐릭터 간의 극심한 레벨 격차로 이어지고, 패배로 연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한 유저가 실수로 잇따라 죽기라도 한다면 적군이 아닌 아군 팀원들로부터 욕먹기 일쑤였다. 이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최대한 안 죽기 위한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거나, 죽어라 실력을 키우거나, 아니면 인공지능(AI)과 놀아야 했다.

 

하지만 도미니언에서는 설사 유저가 상대방에게 밥 먹듯이 Kill을 조공으로 바친다고 해도, 의외로 레벨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클래식 모드와는 다르게 플레이어가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심지어 죽어 있는 상태에서도) 자동으로 경험치가 쌓여서 레벨이 오르기 때문이다.

 

킬/데스와 무관하게 도미니언이 20분 가량 진행되면 거의 대부분의 유저들이 공평하게 최고 레벨인 18을 달성할 수 있다.

 

덕분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심하게 계속 죽는 경우가 아니라면 같은 팀원들로부터 F*****g Feeder 같은 욕을 먹을 일도 거의 없다. 그리고 기회다, 찬스다 싶으면 무조건 상대 진영으로 돌진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마음 놓고 구사할 수 있다.

 

캐릭터 레벨이 빠른 속도로 오르는 만큼 돈 역시 그에 준하는 속도로 빠르게 모을 수 있다. 클래식 모드에서는 30분 가까이 진행돼야 겨우 착용할 수 있었던 최종병기급 장비라고 해도, 도미니언에서는 15분이 안 돼서 구입할 수 있다.

 

한편 도미니언은 무조건 팀 플레이에 죽고, 팀 플레이에 살아야만 했던 클래식 모드와는 다르게 ‘각 개인의 컨트롤과 상황 판단능력, 그리고 순간순간의 재치가 더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다시 말해, 설령 팀원 중 한 명이 심하게 못하는 사람(이른바 구멍’)이 있다고 해도 아주아주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의외로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도미니언은 너 때문에 지금 우리가 지고 있어! 같은 소위 인민재판이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나도 그 강도와 빈도는 훨씬 적다. 이전보다 훨씬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캐주얼해졌지만, 전략성 자체는 여전히 살아 있다. 도미니언만의 전략과 전술도 계속 연구되고 있다.

 

도미니언의 맵을 보면 중앙 정글은 시야가 가려져 있는 대신, 외곽길은 누구에게나 노출돼 있다. 이를 이용해 상대 게이머들을 외곽에서 교란하거나, 기습을 건다는 식의 전략·전술을 사용할 수 있다.

 

 

역전의 향연

 

<LOL> 클래식 모드에서는 게임이 중반 이상 진행됐을 때 어느 한쪽이 승기를 잡으면, 다른 한쪽이 이를 뒤집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하지만 도미니언은 역전에 역전, 재역전에 막판 뒤집기가 수시로 펼쳐진다.

 

덕분에 게임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아무리 처절하게 밀리고 있다고 해도 과반수의 점령 포인트만 효과적으로 차지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상대 본진의 HP를 빠른 속도로 깎을 수 있다.

 

다수의 포인트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묘하게 상대의 리스폰 타임이 꼬이거나, 타워 등 주변 여건을 잘 활용해서 상대방이 오는 족족 체력 손실 없이 효과적으로 물리치는 데 성공한다는 등 운과 여건이 잘 따라주면 아무리 본진의 HP가 낮더라도 얼마든지 역전할 수 있다.

 

실제로 필자는 8 400으로 밀리다가 6 0으로 역전에 성공한 적도 있다. (네, 자랑입니다. 자랑 맞고요)

 

게다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도미니언은 어느 한쪽이 다른 한 쪽을 일방적으로 학살한다고 해도, ‘레벨 격차가 별로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덕분에 초반부터일방적인 몰아붙이기를 하기가 의외로 쉽지 않다.

 

 
클래식이 티오피라면 도미니언은 인스턴트 커피

 

결론적으로 도미니언<LOL> 특유의 팀플레이에서 오는 마니악함을 많이 희석시키고 보다 캐주얼하게 만든. 그러면서도 클래식 모드와는 색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도미니언이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다.

 

무엇보다 <LOL> 특유의 마니악한 팀 플레이를 좋아했던 게이머들에게 있어서는 도미니언의 캐주얼함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벌써부터 특정 챔피언에 대한 불평불만이 나오는 등의 밸런스 문제도 조금씩 노출되고 있다. (물론 이는 아직 제대로 된 캐릭터 전략·전술이 나오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일 수도 있다.)

 

람머스처럼 기동력 좋은 챔피언은 초반 진지점령에서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도미니언은 부담 없이 가볍게 한 판 즐기기에는 더 없이 적합한 모드라는 점이다.

 

기존 <LOL>이 너무 마니악하거나 어렵다는 이유로, 혹은 한 판에 1시간 가까이 하는 플레이 타임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즐기지 못했던 유저들이라면 한 번쯤 즐겨 봐도 크게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뱀다리]

 

※ <도미니언>이 나오기 전의 TIG 편집국 점심시간 풍경

 

식후 한 판 하자라며 기자들 소집 클래식 모드에서 약 1시간 가까이 게임을 하지만 처절하게 패배했다. , 이대로 끝내면 억울해서 일 못하겠다. 한 판 더하고 싶어도 점심시간 끝났네 ㅠㅠ 억울해서 오후 시간에 일 못했다.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도미니언>이 나온 후의 점심시간 풍경 (예상)

 

식후 한 판 하자라며 기자들 소집 도미니언으로 게임을 했지만 이번에도 처절하게 패배했다. 하지만 (일찍 끝나서) 점심시간 아직 안 끝났다! 한판 더해서 기어이 승리했다. 안 억울해서 오후시간에 일을 잘했다. 회사가 번성했다. 월급이 올랐다. 행복해졌다.

 

※ 주의: 위의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오늘 악몽을 꿀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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