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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강하게, 아름답게. 퀸스블레이드

퀸스블레이드,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이승운(리스키) 2012-02-14 17:00:00

 

‘여자들의 MMORPG’라는 선전문구를 내세운 <퀸스블레이드>는 노출도 높은 의상의 여성 캐릭터들, 거대 로봇 변신 등의 요소로 첫 공개 때부터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5일 동안 클로즈 베타테스트(이하 CBT)로 첫선을 보였습니다. <퀸스블레이드>는 어떤 게임이었을까요? 5일 동안의 CBT에 참여하고 느꼈던 점을 글로 옮겼습니다. /(남성 게이머) 디스이즈게임 리스키


 

■ 남성을 겨냥한 ‘여자들의 MMORPG’

 

<퀸스블레이드>의 제목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는 ‘여자들의 MMORPG’입니다.(하지만 이걸 그대로 믿는 분들은 아무도 없겠지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일부 NPC를 제외하면 전원이 여성으로만 구성돼 있습니다.

 

세계관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이 게임은 가까운 미래, 지구는 외계 생물체의 습격으로 초토화되고 무차별 핵 공격으로 방사능에 뒤덮여 멸망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지하 깊숙한 곳에서 살아남은 인류 ‘브라만’(플레이어)은 엘카 시스템에 의해 창조된 아름다운 신인류 ‘엘카나’와 함께 지상을 개척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캐릭터의 정체성이 드러납니다.

 

엘카나는 돌연변이 염색체로 태어나 오로지 여성으로만 이뤄져 있으며, 뛰어난 신체적 능력과 사이킥 포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브라만에게 복종하는 전투병기로서 지상 개척의 최전선에 서게 됩니다.

 

이 게임이 화제가 된 것은 단순히 여성 캐릭터만 등장해서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퀸스블레이드> 특유의 의상 디자인이 포인트죠. 다른 MMORPG의 섹시 콘셉트 캐릭터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강도 높은 노출은 한마디로 노골적입니다.

 

<퀸스블레이드>의 의상은 노출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 맥서마이징 시스템을 이용한 거대로봇 변신까지 추가되면서 로봇과 미녀에 플러스알파로 노출이 더해지면서 남성 유저의 로망(?)을 위험수위까지 자극합니다. ‘여자들의 MMORPG’라는 타이틀이 ‘여자들을 위한’이 아닌, ‘여자들이 나오는’ 것으로 이해되는 순간입니다.

 

로봇과 미녀, 노출… 여성을 위한 MMORPG?

 

<퀸스블레이드>의 특징 중에 가장 구설수에 올랐던 부분이 캐릭터의 장비를 벗었을 때 착용하고 있는 속옷입니다. 1차 CBT에서는 구현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속옷을 다른 디자인으로 교체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속옷 봉인’을 해제(…)할 수도 있죠. 공식 홈페이지에서 상세한 내용을 설명했기 때문에 그 뒤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18세 이상 이용가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이런 (멋진) 게임이 심의를 통과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 군더더기 없는 ‘나름’ 깔끔한 그래픽

 

여성 캐릭터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은 게임답게 <퀸스블레이드>의 캐릭터 그래픽은 비교적 예쁜 편입니다. CBT에 앞서 CG로 공개된 캐릭터의 모습이 일단 게임 내 그래픽으로 큰 차이 없이 구현돼 있는 모습입니다.

 

캐릭터의 모델링은 이런 느낌입니다.

 

물론 피부와 의상의 질감과 이펙트가 지나치게 광택이 나면서 고무인형 같다는 느낌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그래픽 옵션을 최상까지 올렸을 때 화면 전체를 뒤덮는 블러 효과 덕분에 어색하지 않게 ‘뽀샤시’한 캐릭터가 연출됐습니다. 이런 그래픽 효과에 앞서 말한 노출도 높은 의상이 더해지면서 <퀸스블레이드>의 화면은 문자 그대로 ‘눈부셔’집니다.

 

밝은 광원과 블러 효과의 만남은 눈부신 캐릭터로 연출됩니다.

 

배경 그래픽도 제법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울창한 숲에서 기계뿐인 폐허까지, 인류멸망 후의 지구의 모습을 몽환적인 색채로 표현했죠. 멀리 있는 배경에 들어간 아웃 포커싱과 주변의 블러 효과는 이런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줍니다.

 

배경 그래픽도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퀸스블레이드>의 권장사양은 높지 않습니다. 듀얼코어 2.5GHz 이상의 CPU에 지포스 8600GT 정도면 무리 없이 최상 옵션을 구동시킬 수 있죠. 깔끔한 그래픽을 표현하는 동시에 최적화에도 신경 쓴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사항은 그래픽이 ‘비교적’ 좋다는 점입니다. 20대 후반 이후를 겨냥한 게임, 즉 아저씨 게임에서 초고사양을 권장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사양에서 타협하고 이에 최대한 좋은 그래픽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 MMORPG의 기본 조건은 갖추고 있다

 

여성 캐릭터의 디자인과 표현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보면 단순히 여성 캐릭터를 상품화한 눈요기 게임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퀸스블레이드>는 MMORPG로서도 제법 괜찮게 구성돼 있었습니다. 퀘스트를 받거나 해결할 때 NPC를 찾아갈 필요가 없고, 전투 조작도 간단합니다. 먼 곳을 이동할 때는 바이크를 타고 빠르게 갈 수도 있죠.

 

먼 곳을 이동할 때 매우 유용한 바이크. 퀘스트와 상점 등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강한 적을 상대할 땐 거대 로봇 맥서마이즈로 변신해서 싸우는 것도 제법 참신합니다. 맥서마이즈로 변신하면 직업에 따라 체력과 공격력, 방어력이 상승하며 맥서마이즈 전용 스킬을 쓸 수 있게 됩니다. 변신 상태에서는 CP 게이지가 소모되며, 게이지가 모두 소진되면 변신이 풀립니다.

 

맥서마이즈로 변신한 모습. 직업에 따라 변신하는 로봇의 디자인이 다릅니다.

 

<퀸스블레이드>에서 유저들은 ‘프리나이츠’와 ‘로얄가드’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게 됩니다. 일정한 레벨이 되면 전장에 들어가 상대 진영 유저와 대규모 PvP를 즐길 수 있고, 반대로 클럽에서는 진영에 관계없이 한곳에 모여 춤을 추며 채팅할 수도 있습니다.

 

MMORPG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시스템은 대부분 포함하고 있으며, 최근 추세에 따라서 시스템을 간소화 혹은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1차 CBT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각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나씩 다루겠습니다.

 

전장에서는 피튀기게 싸우고, 클럽에서는 함께 춤을 춥니다.

 

 

■ 손쉬운 전투 조작, 아쉬운 타격감

 

<퀸스블레이드>의 전투 조작은 매우 쉬운 편입니다. 현란한 무빙 컨트롤이나 공격 버튼 연타는 필요없습니다. 탭(Tab) 키로 타겟을 잡고 스킬 버튼만 차례로 눌러주면 화려한 연출과 함께 사냥이 진행됩니다.

 

전투 조작은 매우 쉽습니다. 쿨타임이 올 때마다 스킬 버튼만 눌러주면 되죠.

 

손쉬운 전투 조작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무빙 컨트롤에 익숙하지 않거나 손이 느린 유저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하겠지만, 반대로 조작에서 오는 손맛이나 화려한 무빙을 원하는 유저에게는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죠.

 

개인적으로 ‘쉬운 건 좋았지만, 너무 단조롭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든 공격이 제자리에 서서 발동되고 모션 딜레이도 상당히 깁니다. 게다가 원거리 캐릭터로 도망가면서 총을 쏘는 등의 무빙 컨트롤이 아예 불가능했으니까요.

 

흔히 말하는 ‘아저씨 게임’에 최적화된 조작방식입니다. 복잡하지 않으면서 화려함을 추구한다고 할까요? 이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나 <테라>와 같은 조작의 재미를 추구하는 유저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본다면 명확한 타겟층을 노리고 이에 가장 적합한 조작법을 추구한 게임이 <퀸스블레이드>입니다.

 

원거리 격수도 근접 몬스터가 달려들 때 제자리에서 싸우게 됩니다.

 

단조로운 전투 조작에 비해 <퀸스블레이드>의 전투 연출은 꽤 화려한 편입니다. 춤을 추는 듯한 부드러운 공격 모션과 잔상, 불꽃 등의 이펙트가 눈길을 사로잡죠. 연출 자체는 크게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단, 타격감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화려한 연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효과음 때문에 전투에서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몬스터를 ‘화끈하고 화려하게 쓰다듬는’ 느낌이었달까요? 다시 말해서 내가 공격을 당하고 있는지 공격을 하고 있는지 타격감을 조금만 더 살려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더군요.

 

보기엔 정말 화려하지만, 막상 소리와 함께 들으면 밋밋합니다.

 

 

■ 본격적인 PvP의 장, 전장

 

<퀸스블레이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전장입니다. 전장은 일정한 시간마다 인스턴스 존 형식으로 생성되며, 20레벨이 넘은 캐릭터는 전장이 열릴 때마다 위치에 관계없이 입장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승패에 따라 다른 보상이 지급되죠. PvP를 강조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전장은 특별한 입구 없이 어디서든 입장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1차 CBT에서는 20:20으로 데스매치를 벌이는 ‘엘 마르크 요새’와 80:80으로 상대편 거점을 점령하는 ‘턴 파이크’ 두 개의 전장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엘 마르크에서는 먼저 100킬을 달성한 진영이, 턴 파이크에서는 상대편 보스 NPC를 처치한 쪽이 승리하게 되죠.

 

이곳에서는 강력한 공격력의 맥서마이즈 외에 PvP 능력에 특화된 ‘파워드 아머’로도 변신할 수 있습니다. 파워드 아머 상태에서는 기존 스킬을 그대로 사용하며, 변신하면 CP 게이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맥서마이즈와 파워드 아머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죠.

 

나름대로 스킬에 따른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혹은 시각적 선호도를 강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맥서마이즈와 파워드 아머.

 

실제로 전장에서는 참여 인원이 많고 지휘관이 없어 전략적인 PvP보다는 ‘난전’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상대를 공격하면 다른 방향에서 총알이 날아오고, 그쪽의 상대를 등 뒤의 다른 아군이 공격하는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앞으로 나섰다간 상대 진영의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죠.

 

수많은 상대의 목표물이 되면 순식간에 바닥과 키스하게 됩니다.

 

대규모 난전이라는 점 덕분에 전장에서는 필드 사냥에서 부족했던 박진감이 넘쳐 흘렀습니다. 다만 전략적 부재에 따른 재미의 감소와 원거리 캐릭터의 효율이 너무 좋아 근접 캐릭터는 활약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 간편한 퀘스트 시스템과 색다른 스토리

 

<퀸스블레이드>에서는 캐릭터의 위치에 관계없이 수행조건만 되면 무전으로 퀘스트가 날아옵니다.

 

머리 위에 화살표가 찍힌 NPC를 찾아다니고 때로는 발견하지 못해 퀘스트를 넘기게 되는 것과는 정반대죠. 퀘스트 수락 후 화면 오른쪽의 정보를 클릭하면 목표 위치까지 자동으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사냥만 하고 있어도 퀘스트가 자동으로 날아옵니다.

 

퀘스트를 받을 때는 화면 중앙에 캐릭터의 얼굴과 함께 대화가 출력됩니다. 캐릭터의 일러스트도 괜찮고 퀘스트 스토리도 제법 재미있습니다. 지하 도시에 있는 ‘브라만’(플레이어)의 명령에 따라 지상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엘카나’(캐릭터)라는 설정도 독특하죠.

 

<퀸스블레이드>의 플레이 캐릭터인 엘카나는 일반적인 MMORPG의 캐릭터가 유저 본인의 아바타로서 활약하는 것과 달리, 자신만의 의지를 가지고 때로는 고뇌하며 브라만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존재 의미와 임무, 뒤틀려버린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엘카나.

 

돌연변이 염색체로 태어난 신인류 엘카나는 여성으로서의 대우는커녕, 단순한 전투기계 취급을 받습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에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브라만을 향한 충성심과 연심을 숨기지 않습니다. 스토리 측면에서 볼 땐 주인공이라기보다 히로인의 느낌이 강하게 들죠.

 

덕분에 필자는 <퀸스블레이드>를 플레이하는 내내 퀘스트 내용에 쉽게 몰입하고, 때로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퀘스트 내내 나오는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모두 읽는다면 말입니다.

 

반면 간편한 시스템과 색다른 스토리로 무장했음에도 퀘스트의 수행 내용은 ‘특정 몬스터 몇 마리 사냥’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일부 연속 퀘스트는 같은 몬스터를 반복적으로 사냥하도록 구성돼 있어 지루함을 느낄 정도였죠. 그나마 퀘스트 완료를 위해 이동하는 시간이 없어지면서 반복 사냥의 지루함을 어느정도 극복할 수는 있었습니다.

 

필드 오브젝트를 작동시키거나 퀘스트용 네임드 몬스터 처치 등 반복 사냥 외의 다양한 퀘스트가 더 있다면 보다 흥미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개, 개구리 사냥은 이제 그만….

 

 

■ 조금만 다듬으면 제법 할 만한 게임

 

5일 동안의 짧은 CBT였지만, 그리고 아직도 찬반논란이 있겠지만, (아저씨 취향인) 필자가 느낀 <퀸스블레이드>는 제법 잘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부족하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은 편입니다. 인터페이스의 단축키나 기본 시스템에 대한 튜토리얼이 전혀 없어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의 불친절함은 조금 언짢아질 수도 있습니다.

 

 

자잘한 불편 사항은 앞으로 개선될 수 있고, 재미를 크게 해치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접하는 스토리와 맥서마이징, 전장 등 <퀸스블레이드>에는 충분히 즐길거리가 많았으니까요.

 

지나치게 선정적인 노출을 감행한 <퀸스블레이드>는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도한 면이 있습니다. 덕분에 겉만 보고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한 면도 있고요.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눈길을 끌어보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1차 CBT 경험을 토대로 보면 살짝 부족했던 타격감과 반복 사냥 형식의 퀘스트, 일부 시스템의 불편사항이 개선될 경우 <퀸스블레이드>는 ‘취향에 맞는다면 집에서 느긋하게 즐길 만한’ 게임으로 추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운 조작과 플레이가 싫은 유저들에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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