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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세번째 떡볶이

임상훈(시몬) 2012-03-18 18:03:10

지난주 떡볶이를 만들었습니다. 생애 처음이었죠. 3일 내리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냉장고 속 고추장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요.

고추장 단지가 2개나 있었는데, 둘 다 뜯지도 않은 상태. 유기농인데. ^^;; 

이 놈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떡볶이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하긴, 떡볶이와 인연이 좀 있긴 했었죠.

의정부에서 군생활을 하던 시절, 외출 나가면 늘 먹곤 했던 중앙시장의 벌건 떡볶이.

군인이라고 주인 아줌마가 듬뿍듬뿍 퍼주셨죠.

신문사 다니던 시절, 데뷔 전인 연예인과 압구정동에서 먹었던 럭셔리한 떡볶이.

떡볶이에 정신이 팔려서, 지금은 톱스타가 된 그 친구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죠.

 

각설하고, 전에 자유게시판에 약속했듯이, 세번째 떡볶이 그림들을 공개합니다.

 

 


주요 재료들. 양배추와 대파 남은 쪼가리가 냉장고에 있었고, 하루이틀만 지나면 썩을 것 같았죠. 마트에 가서 라면사리와 버섯, 게맛살을 샀습니다. 오뎅 대신 게맛살이었는데, 첫 시도의 오뎅이 더 나았습니다.

 

 

 

 


대파와 양배추, 버섯을 씻고, 먹기 좋게 잘라놨습니다. 평소 요리를 해봤다면, 이런 것은 가래떡을 끓이고 있는 중에 할 수 있었을 텐데, 제가 뭐 그런 센스가 있었겠습니까.

 

 

 

 


떡을 프라이팬에 넣고 끓이는 중에 떡볶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양념장을 만들었습니다. 고추장 두 술, 간장 한 술, 올리고당 한 술, 다진 마늘 두 술... 미리 만들어서, 떡을 끓일 때 같이 넣어주면 좋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프라이팬 속에 다시마 조각들을 넣어 놓았던 터라, 그러기 어려웠습니다.

 

 

 

 


 

프라이팬이 끓은 뒤, 중불로 계속 조근조근 끓인 떡볶이입니다. 끓는 중에 양배추, 버섯, 게맛살, 라면, 대파 순으로 넣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게 1인분이라니!

 

 

 


그리고 냠냠 시간. 익은 김치와 두유와 함께 배불리 먹었습니다. 직접 만들었고, 따뜻한 상태에서 먹어서 그런지 맛있었습니다. 다만, 너무 배가 불렀죠. 양조절 실패의 후유증. 

 

 

아직 고추장이 많이 남아있어서, 좀더 다양한 '실험'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산물 또는 치즈를 넣어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해산물을 넣은 떡볶이를 먹는 날에는 바닷가 절벽의 증류소에서 만든 몰트 위스키를 한 잔 걸치면 맛있을 것 같네요. si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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