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최후는 화석이 되는 것이다. 게임 업계의 거대 공룡이었던 유비소프트 또한 더 깊은 지하로 추락하는 듯하다.
유비소프트의 2021년 1월 시가총액은 121억 7천만 달러(당시 환율 약 13.4조 원)였던 반면, 2025년 1월 현재의 시가총액은 17억 5천만 달러(약 2.57조 원)이다. 4년 사이 시총의 약 85% 이상이 증발한 셈이다. 2021년 1월 22일 85.18유로(약 11만 4천 원)였던 유비소프트 주가는 2025년 1월 2일 12.86유로(약 1만 9,400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2024년 한 해만 돌아봐도 유비소프트의 부진은 두드러졌다. 몇 차례의 연기 끝에 2024년 2월 출시된 <스컬 앤 본즈>는 쓰디 쓴 평가를 피할 수 없었고, 4월에는 글로벌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 지사 운영을 종료했다. 8월 말에 출시된 <스타워즈 아웃로> 또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마주했다. 연말에는 히어로 FPS <엑스디파이언트>의 서비스 종료와 함께 또 한 번 해고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해, 유비소프트 주가는 40% 가까이 하락했고, 또 다른 공룡인 텐센트가 유비소프트 인수 협의에 나서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다만, 텐센트의 유비소프트 인수는 유비소프트 설립자인 기예모 가문의 의결권 유지 조건 등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해,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는 상태다.
차기작을 포함한 유비소프트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흑인 사무라이 '야스케'가 등장하는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가 많은 논란 속에서 2025년 2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유비소프트의 부채는 전년 대비 34% 이상 늘어난 13억 유로 상당이다. 일부 외신들은 늘어나는 부채를 충당할 만큼 유동성을 유지할 수 없는 시기가 길어지고, 텐센트 인수까지 불확실해진다면 파산 국면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