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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애플의 몽니? 돌아오지 않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팀 스위니 "왜 아무 소식이 없나?"

김재석(우티) 2025-05-16 15:53:59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인앱결제 소송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포트나이트>는 아직 iOS의 앱스토어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2020년 퇴출된 뒤 5년 동안 <포트나이트>는 앱스토어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에픽과 애플은 법원 문턱을 드나들었다. <포트나이트>는 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걸까? 3번의 재판에서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에픽게임즈 대표 팀 스위니는 양사의 소송전이 모두 종료되었지만, 애플이 <포트나이트>의 심사를 하지 않고 유사 게임을 앱스토어에 등재한 것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 지난 이야기: 진흙탕 싸움 같았던 두 회사의 5년


이에 앞서 에픽과 애플, 애플과 에픽의 기나긴 공방전을 짧게나마 돌아보자.


2020년 8월, 애플과 구글은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퇴출했다. 당시 에픽은 인게임 재화를 자체적으로 결제할 수 있는 빌링 시스템을 추가했고, 그것이 양대 플랫폼의 정책에 위반된다는 것이 퇴출의 이유였다. 에픽은 이러한 퇴출이 부당하다며 저항의 의지를 밝혔고, 곧장 소송전이 시작됐다. 팀 스위니의 에픽게임즈는 65페이지 분량의 고소장을 제출했고, #FreeFortnite라는 이름의 대중 캠페인을 전개했다.


에픽은 양대 마켓이 30%의 수수료를 고수하는 것이 불합리하며, iOS 생태계에서 서드 파티 어플리케이션 마켓을 차단하는 것이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애플은 30%의 수수료는 생태계 관리를 위한 제반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중소 개발사에게는 수수료 할인이 적용되고 있고, 서드 파티 스토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사용자 보안을 위한 조치라고 맞받아쳤다.


두 회사는 장장 5년에 걸친 공방을 펼치면서 거침없는 폭로전을 보여주었다. 법정에서는 '애플이 넷플릭스에서만 특별히 외부 결제를 허용했다', '에픽은 스토어 퇴출을 예견하고 의도적 여론전을 펴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에 <포트나이트>의 크로스플레이를 요구했다'와 같은 주장이 나왔다. 타사에 대한 언급도 거리낌 없었는데, '월마트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획 중'이라거나 '팀 스위니가 밸브와 게이브 뉴웰에게 수수료 인하에 동참하라고 제안했다'는 등 타사의 이름도 계속 등장했다.



# 법원의 판결: Winning a Battle, Losing the War?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합의'나 '조정'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이는 틀린 전망이 됐다. 두 회사는 결국 대법원의 문까지 밟았고, 연방법원으로부터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해석까지 붙게 되면서 긴 싸움을 이어갔다. 초기 에픽과 공동전선을 형성하던 <틴더>를 운영하는 매치그룹은 구글과 합의를 하면서 에픽의 외로운 투쟁이 전개됐다.

2021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10개 쟁점 중 9개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신 앱 내에서 외부 결제 시스템으로 유도하는 것을 금지하는 애플의 정책을 반경쟁적이라고 판단했다. "애플은 더이상 개발자에게 애플 구매 매커니즘을 강제할 수 없다"는 1심 재판부의 명령은 에픽에게 긴 소송전을 이끌어갈 원동력이 됐다. 애플의 압도적 판정승이었지만, 에픽에게도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외부 결제를 제공할 수 있도록 물꼬를 틀게 됐기 때문이다.

에픽이 줄곧 문제삼은 것은 애플의 '안내 금지 조항'이었다. 안내 금지 조항은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애플 외의 다른 결제수단(예: 웹사이트, 외부 결제 링크 등)을 안내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애플의 운영 방침이었다. 이 방침을 통해 애플은 강력한 인앱결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었는데, 법원은 이 방침을 줄곧 문제시했다. 2023년 4월 항소심판결에서도 이 조항이 캘리포니아 불공정경쟁법을 위반한다는 판결이 나오게 됐다. (원심 판결 유지)

이윽고 2024년 1월 대법원은 양사의 상고를 전부 기각하면서 2심의 판결이 모두 확정됐다. 애플은 '안내 금지 조항'을 풀어야만 했고, <포트나이트>에서 시도됐던 것처럼 다른 빌링 시스템이 앱스토어에서 허용되어야만 했다. 2025년 4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애플이 2021년의 명령을 고의로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애플이 외부 결제를 유도하는 링크나 버튼을 제한한 것을 '실질적인 방해 행위'로 판단했으며, 수수료 정책 역시 경쟁 제한적이라며 시정을 명령했다.

1. 외부결제 방해: 애플은 반경쟁적 행위와 수수료 책정을 중단, 외부 결제를 유도하는 링크나 버튼에 대한 제한을 철폐하는 등 실질적으로 외부 결제 옵션을 허용할 것

2. 애플 형사 처벌:
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애플과 알렉스 로만 애플 재무 부사장을 형사 처벌 대상으로 연방 검찰에 회부함

에픽은 단 하나의 쟁점만을 인정받았지만, 그것만으로도 모바일게임 생태계에 균열을 내는 데 성공했다. 판결문 내용에서는 쟁점 하나만을 이겼지만, 그 쟁점 하나로 균열을 더 크게 낼 수 있게 된 셈이다. 에픽은 장기적으로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모바일 버전을 iOS에 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부 결제 허용은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에픽의 다음 수가 어디로 향할 것인지 귀추를 주목할 만하다. 에픽은 다음달부터 개발자들이 직접 웹 숍을 호스팅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게임당 연간 첫 100만 달러(약 14억 원) 결제에 대해 수수료 0%를 적용한다고 공언했다.​ 에픽은 양대 모바일 플랫폼, 그리고 밸브의 스팀으로부터 독립해 플랫폼 우주전쟁의 항성이 되려 하고 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모바일 버전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다. 애플이 서드 파티 스토어를 허용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 애플의 몽니: 그래서 <포트나이트> 아이폰 버전은 왜 없는데요?

다시 <포트나이트>로 돌아와 보자.


양사의 소송전이 끝났지만, <포트나이트>는 아직 iOS에서 새로 다운로드할 수 없다. 에픽이 앞서 <포트나이트>를 UGC(유저 제작 콘텐츠) 플랫폼으로 일신하겠다고 선언했지만, iOS 사용자는 그 대상에서 (타의에 의해) 빗겨가게 됐다. 에픽은 X(옛 트위터)를 통해서 5월 9일 <포트나이트>의 심사를 애플에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게임은 앱스토어에 등재되지 않고 있다.


통상 심사 거부가 이루어지면,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심사 거부 사실이 개발자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지금은 애플이 게임을 아예 심사하지 않으면서 늑장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개발자 가이드에 따르면, 심사가 요청된 앱의 90%는 24시간 이내에 심사가 완료되어 앱스토어 등재 가/부가 결정된다. 팀 스위니는 이런 상황에서 <포트나이트> 가짜 게임이 심사를 받아서 서비스되는 모습을 올리면서 빠른 심사를 촉구 중이다.


에픽은 금요일에 진행될 업데이트 내용이 반영된 새 빌드를 제출했다. 그러나 애플은 줄곧 <포트나이트>에 대한 심사 결과를 알리지 않고 있다. 애플이 적당한 이유를 대지 않고 <포트나이트>를 계속 방기한다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신 더 버지에 따르면, 애플은 <포트나이트> 심사에 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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