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이하 PS 스토어)가 현지 시각으로 10일 새벽, 중국 본토에서 일시적으로 차단되었다.
중국의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의 기사에 따르면, PS 스토어가 차단된 시작은 웨이보의 삼리형사(森里萤四) 계정이다. 이 계정은 PS 스토어에서 '해외 서버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를 발견했고 중국 당국에 보고했다는 글을 올렸다. 백도어는 사용자 인증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말한다.
중국은 과도한 폭력성이나 귀신 등 미신적인 요소, 중국을 비판하는 요소 등을 게임에서 검열한다. 그래서 현재 중국의 PS 스토어는 당국에 의해 한 번 걸러진 게임만 올라와 있다. 그런데 위의 계정은 PS 스토어에서 중국이 금지한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즐길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해당 글이 구체적인 방법을 밝히지 않았지만, 해외 PS 스토어 계정을 이용해 중국의 검열이 미치지 않는 해외 서버에 로그인하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얼마 안 있어 중국의 PS 스토어는 이 접근 방법을 막기 위해 점검에 들어갔다.
시나닷컴은 이 웨이보 계정이 PS 스토어가 닫혔다는 소식을 듣고 '만족스럽다'라는 글을 올린 후에 모든 글을 지웠다고 덧붙였다.
다만, PS 스토어는 차단 이유를 '보안 업그레이드'로 밝혔지만, 언제까지 진행되고 언제 다시 열리는지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북미의 콘솔 게임 애널리스트 다니엘 아흐메드(이하 아흐메드)는 "공식적인 이유는 보안 문제이지만, 확실하지 않다"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아흐메드는 "엑스박스의 극렬 팬이 '백도어'를 당국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 직후에 PS 스토어가 문을 닫았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또한 그는 후속 트윗을 통해 "PS 스토어는 이미 검열된 게임만 있기 때문에 '보안 업데이트'가 당국의 정책에 맞지 않는 게임을 감별하기 위한 목적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2003년부터 '만리방화벽'이라는 인터넷 검열 시스템으로 인터넷 사용을 제약해 왔다. 그러나 게임은 채팅이라는 시스템과 전 세계에서 똑같은 서버를 사용하는 게임 등 만리방화벽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위치에 있었다. 이 때문에 중국이 게임을 더 강하게 검열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중국이 게임에 본격적으로 칼을 들이대기 시작한 것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부터다. 지난 4월, 몇몇 게이머들이 디자인 기능을 이용해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옹호하는 사진을 공유하는 일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중국의 모든 상점에서 판매가 금지되었다.
그 이후에 중국은 해외 유저와의 채팅을 금지하고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게임을 규제했다. 중국의 대표 게임사 텐센트에는 지문 · 안면 인식 등 중요한 정보를 요구하는 실명인증제도가 도입돼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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