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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윤상현 의원 "프로게이머 군 문제 해결 위해 상무 e스포츠 팀 필요"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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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철(텐더) 2020-07-07 15:52:06

<리그 오브 레전드> 판 공군 에이스가 등장할 수 있을까. 오늘(7일) 윤상현 의원이 SNS를 통해 "e스포츠 선수들의 역량 관리와 지속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정식 체육부대 편입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윤상현 의원은 "최근 10년 사이 e스포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해외 유명 구단은 한국 e스포츠 선수와 감독, 코치를 영입하려 애쓰고 있다"라며 "하지만 병역 문제는 프로게이머들을 사각지대로 몰아넣었다. 체육부대로 소속될 수도 없고, 세계대회도 아직 시범종목이기에 금메달을 따 병역면제를 받을 길도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과거 대한민국 공군에서 자 부대 홍보를 목적으로 만든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 '공군 에이스'도 언급됐다. 윤 의원은 "2007년 공군에서 에이스라는 게임단을 창단한 바 있지만, 승부조작 사건과 정식편제 논란 등으로 해체된 바 있다"라며 "하지만 해체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군 복무 기간 동안 선수들의 기량은 현저히 떨어지며, e스포츠 업계는 하루가 다르게 업데이트되는 만큼 차이도 훨씬 크다. 때문에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군입대를 미루다가 입대와 함께 은퇴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는 e스포츠에서 한국이 갖는 입지를 고려하면 막대한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 시장 (출처: 뉴주)

 

최근 몇 년간 e스포츠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2018 글로벌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약 1조 3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0% 성장했다. 2022년에는 e스포츠 산업 규모가 3조 원을 돌파하는 한편, 시청자 수 역시 6억 명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또한 2018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 2>, <클래시 로얄> 등 다양한 게임이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어 사상 처음으로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 등장하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군 e스포츠 팀 창설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가장 먼저 형평성 문제가 존재한다. 2020년 4월 기준, 한국e스포츠협회가 인정한 정식 종목은 총 11개이며 그중 정식(전문)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피파온라인4> 등 3개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군 e스포츠 팀이 창단될 경우, 적용 범위에 대한 기준이 애매해질 수 있다. 일부 인기 종목 선수만 군 e스포츠 팀에 입대하게 하는 것 역시 불합리하다.

 

물론 공군 에이스의 사례가 있긴 하다. 하지만 당시 공군 에이스는 '군 홍보'를 위해 기존 프로 선수들을 차출해 팀을 운영한 케이스다. 이에 따라 팀에 입대한 선수들은 공군 특기병 임무와 게임 연습을 병행하며 프로 경기에 참가했다. 이는 일반 육군 보병 신분으로 입대해 자신의 종목을 위주로 훈련하는 상무와는 다른 개념이다. 

 

국방부 역시 군 e스포츠 팀 창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국방부는 2005년 2월 정보통신부로부터 e스포츠 상무팀 창설을 요청받았지만 경마, 바둑 등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 문제로 거절했으며, 그해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같은 내용을 주장하자 "장기적으로 병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분명 프로게이머가 군 문제로 인해 제대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e스포츠 상무팀을 창설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오히려 군 e스포츠 팀을 만들기보다 프로게이머의 입대 연령을 미룰 수 있게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과연 프로게이머의 군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선수들의 군 문제 해결을 위해 창설된 공군 에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