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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명의' 라이엇의 리메이크 성공사례

외면받던 '갈리오, 뽀삐, 트런들' 주류 픽으로 자리잡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형철(텐더) 2020-07-17 12:01:15

<리그 오브 레전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게임인만큼, 140개 이상의 수많은 챔피언이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출시된지 오래된 챔피언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라이엇은 주기적인 ‘챔피언 리메이크’를 통해 이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죠.물론 이에 대한 의견은 다소 갈리는 모양새입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스킬에 대해 호평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고유의 색깔을 잃었다며 비판하는 경우도 적지 않죠. 

 

반면 누구에게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챔피언도 있습니다. 바로 갈리오, 뽀삐, 트런들입니다. 어딜가도 든든한 ‘국밥류 챔피언’으로 꼽히는 그들의 과거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어떤 스킬과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었기에 이토록 성공적인 리메이크로 평가되는 걸까요?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이 중 피들스틱과 볼리베어는 이미 '새로운 삶'을 얻었다 (출처: 라이엇게임즈 넥서스)

 

  

# 갈리오: 애매한 챔피언에서 만능 재주꾼으로

리메이크 전 갈리오는 마법 저항력 중 50%를 주문력으로 바꿔주는 패시브 ‘룬 피부’로 인해 ‘안티 AP’로 평가됐습니다. 이에 따라, 갈리오는 마법 대미지를 넣는 챔피언을 상대하기에 안성맞춤인 카드’처럼’ 보였죠.

하지만 갈리오는 다소 어정쩡한 구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킬 기본 피해량은 높지만, 주문력 계수도 낮을 뿐더러 마나 소모량도 높았기 때문입니다. 2초간 주변 모든 적을 도발할 수 있는 궁극기 ‘듀란드의 석상’은 충분히 위력적이었지만, 그마저다 이렇다할 이동기가 없는 탓에 유저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궁극기는 인상적이지만, 다른 스킬들로 인해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은 (구)갈리오 (출처: 라이엇게임즈)

이처럼 ‘애매’했던 갈리오는 리메이크 이후 만능 재주꾼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돌진기 ‘정의의 주먹’을 필두로, 범위는 줄었지만 여전히 다수의 적을 도발할 수 있는 ‘듀란드의 방패’와 궁극기 ‘영웅 출현’은 갈리오를 아군 지원과 폭발적인 딜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캐리 머신으로 바꿨죠.

갈리오는 프로씬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특히 2017 롤드컵 T1과 RNG의 8강전에서, 페이커가 5번 연속으로 갈리오를 골라 활약한 경기는 아직도 회자되는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힙니다.

RNG에게 갈리오 트라우마를 선물한 페이커의 플레이 (출처: OGN 유튜브)


# 뽀삐: 상한 만두는 잊어라! 완벽한 돌격대장으로 거듭나다

 

과거 뽀삐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암살자’였습니다. 

 

특히 궁극기 ‘외교관 면책 특권’은 대상으로 지정한 적 챔피언 외에 어떠한 공격이나 CC도 받지않는 기괴함을 자랑했죠.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뽀삐를 암살자로 활용하고자 했지만 공격 스킬이 2개뿐인데다가 괜찮은 이동기도 없었기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프로씬에서도 ‘거의’ 등장하지 않았죠.

 

리메이크 된 뽀삐는 기존의 대쉬기가 유지되는 한편, 든든한 탱커로 재편됐습니다. 특히 ‘망치 강타’, ‘굳건한 태세’, ‘용감한 돌진’, ‘수호자의 심판’ 등 4개 스킬이 전부 CC기로 채워지며 최고의 탱커로 자리잡게됐죠. 게다가 유통기한 지난 만두 같았던 기존 일러스트 역시 깔끔하게 재편되며 모두에게 사랑받는 챔피언으로 떡상합니다.

  

특유의 일러스트 덕분에 (구)뽀삐는 '상한 만두'라는 별명을 얻었다 (출처: 라이엇게임즈)

오늘(29일) 기준, 뽀삐는 솔로 랭크에서 탑과 정글 모두 50%를 상회하는 좋은 승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아트록스, 오른, 세트 등 탑에서 자주 활용되는 챔피언들을 상대로도 5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는 등 상황에 따라 꺼내기 충분한 카드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프로 선수들은 뽀삐를 정글과 서포터 ‘히든 카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케스파컵 8강에서 아프리카의 스피릿 선수는 칼날비 뽀삐 정글을 활용했으며, 담원의 베릴은 롤드컵에서 IG를 상대로 뽀삐 서포터를 꺼내들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죠.


'뽀삐 서포터'는 롤드컵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출처: LCK 유튜브)

  
# 트런들: 랜덤픽? 언제든 선픽가능한 '육각형' 카드가 되다

리메이크 전 트런들은 성능이나 스킬 구성보다 ‘랜덤픽 사건’으로 더욱 유명한 챔피언이었습니다. 

이는 2012-13 LCK 윈터 아주부 프로스트와 나진 소드의 결승전 3세트에서 발생한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프로스트는 챔피언 선택 시간을 초과함에 따라 랜덤으로 픽된 트런들을 플레이해야했죠. 그 시절 트런들은 이 ‘에피소드’ 하나를 빼면 이렇다할 이야기거리조차 없었을 정도로 프로씬과 솔랭 모두 사랑받지 못했던 챔피언입니다.

랜덤픽은 (구)트런들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어였다 (출처: 라이엇게임즈)

하지만 트런들은 리메이크 이후 빠르고 안정적인 정글링을 선보이며 서서히 주류 픽으로 떠올랐습니다. 물론 대격변에 가까운 스킬 변화는 없었지만, 전체적인 스킬들이 상향되며 유저들의 호평을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깨물기’에는 둔화 효과가 생겼고, ‘얼음 기둥’에는 상대가 채널링 스킬을 시전할 경우 이를 끊을 수 있는 효과가 부여됐죠. 또한 상대 챔피언의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을 흡수하는 궁극기 ‘진압’은 트런들로 하여금 확실한 안티 탱커로 자리잡게 했습니다. 이에 따라 트런들은 탑, 정글은 물론 서포터로 활용될정도로 다재다능함을 인정받게 됩니다.

리메이크 트런들은 2016 시즌부터 프로씬에서 사랑받기 시작했는데요. 트런들은 그해 LCK 서머에서 탑과 서포터로 88회나 픽됐음에도 58%의 높은 승률을 올렸습니다. 특히 서포터 위치에서는 32경기에 출전, 59.4%라는 경악스러운 승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기둥 하나만 잘 깔아도 한타를 캐리할 수 있었던 서폿 트런들 (출처: OGN 유튜브)

 

# 나도 구해줘! 라이엇의 '소생 작업'은 계속된다

이 외에도 리메이크된 챔피언은 차고 넘칩니다. 지나치게 기괴한 비주얼과 성능으로 인해 ‘전국 우르곳 협회가 존재한다’는 웃지 못할 농담까지 나돌았던 우르곳은 리메이크 이후 든든한 탑 라이너로 자리잡았죠. 케일은 ‘성장하면 캐리할 수 있다’는 컨셉이 아예 패시브로 반영되며 약속의 16레벨을 기다리게끔 변경됐습니다.

물론 성공사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라이즈는 리메이크를 넘어 ‘습관성 재설계’라는 비아냥에 시달리고있고, 볼리베어 역시 리메이크 초기에는 ‘참사’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리메이크 될 챔피언 ‘문도’ 역시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관심이 모입니다. 

팬들이 리메이크를 부르짖는 챔피언은 ‘아직도’ 많습니다. 각각의 스킬은 정말 좋지만, 지나치게 짧은 사거리로 고통받는 우디르와 정글 챔피언 임에도 최악의 정글링을 자랑하는 아무무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죠. 부디 라이엇이 색다른 구성으로 계속해서 성공적인 리메이크 사례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라이즈만 빼고요!)

 

다음 리메이크 챔피언으로 확정된 문도 (출처: 라이엇코리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