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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여주인공은 안 팔려"…'성추문' 유비소프트, 여주 비중 줄였다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 주인공은 원래 ‘카산드라’ 뿐이었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0-07-24 14:32:42
“여자 주인공은 안 팔린다!”

유비소프트 운영진 일부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개발팀에게 여성 주인공 비중을 줄일 것을 수 차례 강요했다는 고발이 나왔다.

7월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유비소프트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기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몇몇 작품의 여주인공이 맡았던 스토리 비중은 개발진 의사와 상관 없이 수차례 ‘칼질’을 당했다.


◼️ 사례 1.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주인공 성별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원래는 여성 주인공 ‘카산드라’만 존재했다. 남자 주인공 ‘알렉시오스’가 새로 추가된 것은 남성 주인공을 반드시 포함시키라는 강한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 사례 2.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
남성 주인공 ‘제이콥 프라이’와 쌍둥이 누나 ‘이비 프라이’의 작중 비중은 원래 동등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회사의 개입으로 이비의 비중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 사례 3.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여성 주인공이 아예 남성 주인공으로 교체됐다. 초기 기획에서는 남자 주인공 바예크가 스토리 초반 부상당하거나 사망하고, 바예크의 아내 아야가 이후 스토리를 이끌어 나간다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파기됐다.

블룸버그 취재원에 따르면 이는 모두 ‘여자가 주인공인 게임은 팔리지 않는다’는 유비소프트 마케팅 부서 및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세르쥬 아스코에의 주장 때문이었다.

아스코에와 마케팅 부서가 정말 판매 통계에 근거해 이런 주장을 펼쳤는지, 아니면 단순히 여성을 향한 사적 견해를 게임에 반영시키려 한 것인지 알기는 어렵다.

다만 아스코에는 여성 직원을 향한 공격적 태도 및 괴롭힘 가해자로 고발돼 7월 11일 다른 임원 2명과 함께 퇴사한 인물이다. 아스코에는 여성 직원에 성적 모욕감을 주거나 다른 직원들과 함께 스트립 클럽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비소프트의 문제적 조직문화는 2020년 6월 중순부터 대중에 폭로됐다. 사내 권력을 등에 업은 임원들이 직원들에 폭언, 정신적 학대, 성희롱을 자행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분을 샀다.

이후 외신들은 심층취재를 통해 유비소프트 내부 고충처리 프로세스의 결함, 성차별, 직원 괴롭힘 등을 추가 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