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롤드컵의 마지막 티켓을 거머쥔 팀은 '젠지'였다. 9일 펼쳐진 2020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 최종 라운드에서 젠지가 T1을 3:0으로 꺾고 LCK 3시드 티켓을 차지했다. 이로써 올해 롤드컵에 참가할 LCK 팀은 담원, DRX, 젠지로 결정됐다.
경기는 3:0이라는 스코어와 달리 치열하게 진행됐으나, 경기 중 발생한 T1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던 젠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특히 젠지의 핵심으로 꼽히는 '룰러' 박재혁, '라이프' 김정민 바텀 듀오는 3세트 내내 맹활약을 펼치며 젠지의 선발전 전승 기록을 이어가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수행했다. 또 하나의 결승전으로 꼽혔던 선발전에서 승리를 따낸 '젠지'와 온라인 인터뷰를 나눴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다음은 젠지 선수단, 주영달 감독대행과 이번 선발전에 대해 나눈 질의응답이다.
올해 젠지는 최우범 전 감독과의 이별, 스프링 시즌 결승 0-3 패배, 서머 결승 진출 실패 등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지만 결국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주영달 감독대행: 처음 감독을 맡아 이룬 성과라 감회가 남다르다. 목표였던 정규 시즌 우승을 달성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롤드컵에 진출하고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기쁘다. 이제는 롤드컵 무대에서 잘할 생각만 해야 할 것 같다.
오늘 경기 밴픽 준비는 어떻게 했나? 원딜 저격밴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얼마나 승리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궁금하다.
주영달 감독대행: 까다로운 픽 위주로 밴하고자 했다. 또한, 상황에 맞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했다. 원딜 저격 밴의 경우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준비하고 있던 터라 특별히 어렵진 않았다. 룰러 선수는 어떤 원딜 챔피언을 잡아도 제 몫을 하는 친구다.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특별히 원딜 밴에 대처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기보다, 모든 선수가 잘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기 내내 T1은 세트를 풀어줬고, 젠지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세트가 젠지의 필승 카드라고 봐도 무방한가?
주영달 감독대행: 맞다. 우리 입장에서 세트는 라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가 활용할 수 있는 필승 카드다.
1세트 원거리 딜러 5밴이 나올 정도로 집중 견제를 받았는데, 예상했나? 그리고 구마유시에 대한 인상도 궁금한데.
룰러 박재혁: 상대팀 대부분이 원딜 밴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챔피언 폭에 자신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구마유시 선수가 저를 다 파악했다고 했었는데, 분석이 덜 됐던 것 같다.(웃음) 꼭 이기고 싶었다.
1, 2 세트 내내 밴했던 릴리아를 3세트에 풀어줬다. 위협적인 픽으로 보이는데, 이를 풀어준 의도가 궁금하다.
주영달 감독대행: 당연히 좋은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클리드 선수가 릴리아를 풀어줘도 상관없고 자신 있다고 해서 밴하지 않았다.
3세트 밴픽 중 아펠리오스와 트리스타나를 두고 고민했는데, 아펠리오스를 택한이유가잇나?
룰러 박재혁: 트리스타나는 픽할 생각이 없었고, 아펠리오스와 미스 포츈 중 고민하다가 아펠리오스가 나아보여서 선택했다. 사실 감독님께 말씀 드리진 않았지만, 베인도 후보에 있었다. (웃음)
주영달 감독대행: 룰러 선수는 어떤 챔피언을 잡아도 잘해서 걱정이 없다. 베인도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한다.
3세트 유리한 상황에서 미카엘의 도가니를 빠르게 올렸는데, 어떤 의도였나?
클리드 김태민: 미카엘의 도가니는 릴리아의 궁극기를 무효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번 게임에서는 그럴 각이 잘 안나와서, 2번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라스칼 선수의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보였다. 본인의 경기력을 점수로 매긴다면 10점만점에 몇점인가?
라스칼 김광희: 점수로 매긴다면 8점을 주고 싶다. 전체적으로 괜찮았지만, 중간중간 무리하거나 짤린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라스칼 선수는 지난해 킹존 소속으로 롤드컵 선발전 최종 라운드에서 혈전을 펼쳤던게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당시엔 2-3으로 분패했었는데, 이번엔 당당히 3시드로 롤드컵에 진출하게 됐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라스칼 김광희: 지난해 선발전에서 패배했을 때는 허탈하다기보다 이정도면 할만큼 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올해는 선발전까지 온게 아쉽긴 하지만, 3-0으로 깔끔하게 이겨서 굉장히 기분 좋다.
LCK 3시드 자격으로 롤드컵에 진출하게 된 젠지 선수들은 롤드컵에서 만나고 싶은 상대로 2020 LPL 서머 우승을 차지한 TES를 꼽았다. 올해 스프링 시즌 종료 후 펼쳐진 MSC 4강에서 TES에게 패배한 만큼, 설욕하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 다음은 젠지 선수단, 주영달 감독대행과 나눈 롤드컵에 관한 질의응답.
해외팀 중 붙고 싶은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라스칼 김광희: MSC 때 패배했던 TES를 다시 만나 복수하고 싶다.
클리드 김태민: 중국팀이랑 붙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JDG와 해보고 싶다.
비디디 곽보성: 사실 다 잘한다고 생각해서, 특별히 만나고 싶은 팀은 없다. 배울 점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
룰러 박재혁: 딱히 생각은 안 해봤는데, MSC 때 졌던 TES가 가장 견제된다.
라이프 김정민: JDG 바텀 듀오를 만나보고 싶다. 시즌 중에 조언도 많이 해주고, 도움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만나보고 싶다.
주영달 감독대행: '코어장전' 조용인 선수가 소속된 팀 리퀴드와 만나고 싶다.
자가격리와 비행기 일정으로 인해 LCK 팀들의 연습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대비책이 있나?
주영달 감독대행: 프론트와 회의를 계속하고 있긴 한데, 현장에 가면 어떤 상황인지 잘 몰라서 일단 가봐야 알 것 같다.
라이엇코리아는 이에 대해 "선수들이 중국으로 건너가면 자가 격리가 진행되며,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전부 준비되어 있다"라고 답했다.
비디디 선수는 2018년 이후 오랜만에 롤드컵 무대에 서게 됐다. 롤드컵에서 가장 견제되는 팀과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
비디디 곽보성: 만만한 팀이 없다. 전부 다 잘한다고 생각해서... 붙어보고 싶은 선수는 TES의 나이트다.
G2의 얀코스가 젠지와 같은 조에 배정되는 꿈을 꿨다고 했다. G2를 만날 경우 어떤 경기를 펼치고 싶나? 또한 얀코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클리드 김태민: 얀코스가 잘하는 선수긴 하지만, 작년과 올해 G2는 색깔이 다른 만큼 잘 준비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해외에서 쉔 정글이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클리드 김태민: 솔랭에서도 가끔 해보고 있는데, 메타에 따라 써볼 수 있을 것 같다. 상대방에 맞춰 히든카드로 한 번쯤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코어장전 선수가 롤드컵에 진출한다면 룰러와 맞붙고 싶다고 했었는데,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룰러 박재혁: 음... (웃음) 빨리 떨어지고 싶나보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