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PC방을 코로나19 확산 고위험시설로 분류한 이래로 고사양 PC가 설치된 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른바 '게임텔'이 유행 중이다. 한 현상을 억제함에 따라 다른 현상이 발생하는 '풍선효과'를 우려 중인 서울시는 숙박업중앙회에 협조를 요청하고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인터넷에서는 PC방이 막힌 이후 모텔에서 게임을 즐기고 온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같이 모텔에서 게임을 즐길 사람을 찾는 내용의 글도 볼 수 있다. 숙박 어플 '여기어때'에 따르면, 지난 8월 17일부터 31일까지 숙박 앱에서 ‘PC’를 검색한 횟수는 전월 대비 33배 늘었다. '컴퓨터'는 9배, '게임'은 11배가 증가했다.
현재 운영 중인 게임 특화 모텔 중에는 고사양 PC를 설치하고, 게이밍 의자 같은 각종 주변 기기를 비치했으며, PC방 프로그램까지 설치된 곳도 있었다. 타인이 없는 공간에서 침대에 누워 쉴 수 있고, 배달음식까지 시켜먹을 수 있으며, 21시 넘어서도 운영된다는 점에서 호캉스 대신 '모캉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모텔이 코로나19의 또 다른 전파 경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따라 오후 9시 이후 음식점 영업금지 등의 조치의 풍선효과로 숙박업소에서 술자리나 게임 등이 이뤄지고 있어 크게 우려하는 상황"이라 말했다.
이어서 "숙박업소 내에서 불법으로 주류 판매라든지 게임 제공 등이 이뤄지지 않도록 현장을 확인하고 단속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숙박업중앙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당국이 모텔에 고사양 PC를 배치한 것 자체를 단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 등록되지 않은 PC를 PC방 클라이언트에 연결하는 것은 사업자 허가 없이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에 불법이다. 게임산업법에는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않은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기기 장치를 배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긴 업체는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아울러 현행 고시는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숙박업소 객실에는 최대 2대의 컴퓨터만 둘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숙박업은 법이 규정하는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이 아니다.
한편 대전시와 충청남도에 적용되던 PC방 집합금지는 10일 0시 부로 해제된다. 8월 23일부터 문을 닫은지 18일 만이다. 대전시는 PC방에 미성년자 출입을 금지하고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집합제한'을 적용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