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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출세인가 몰락인가… 대기업에 인수된 유명 게임사의 흥망성쇠

‘스타’였지만 다양한 이유로 대기업 아래 들어갔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0-09-30 10:49:12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재니맥스를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산하의 베데스다 등의 게임스튜디오를 모두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양사 관계자 모두 만족하는 평화로운 인수라는 평가다. 하지만 자체 브랜드로 오랜 시간 명성을 쌓은 게임사이기 때문에 오랜 팬이라면 묘한 감정을 느낄 만하다.

 

베데스다와 같이 팬을 거느린 유명 게임사였지만, 여러 사정으로 대기업에 인수됐던 사례들을 모아봤다. 지금 이 게임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인수 시기 / 인수한 기업 / 인수 비용)

 

1. 맥시스 (1997년 / EA / 약 1,467억 원)

 

 

1987년 설립된 맥시스는 심 시리즈의 아버지인 윌 라이트와 제프 브라운이 개발한 <심시티>의 대 히트로 스타덤에 올랐던 게임사다. 그러나 이후 <심어스>, <심팜>, <심타운>, <심헬스>, <심콥터>등  여러 심 시리즈 실험작을 선보였지만 <심시티> 외에 히트작이 나오지 않았다.

 

<심시티>의 수익에만 의존하던 맥시스는 재정 타격이 심했고 결국 설립 10년만인 1997년 EA에 인수됐다.

 

EA에 인수된 이후 <심시티> 개발자 윌 라이트가 EA 경영진을 설득해 우여곡절 끝에 2000년에 선보인 <심즈>가 흥행해 후속작과 확장팩을 계속 출시했다. 그러나 야심작 <스포어>의 성적이 저조했고, 윌 라이트가 퇴사하며 회사가 기울었다. 

 

결정적으로 <심시티>(2013년), <심즈 4>(2014년)가 연이어 흥행 참패하면서 해산했고, EA 내부에 ‘맥시스 팀’으로 잔존하게 됐다.

 

 

2. 웨스트우드 스튜디오 (1998년 / EA / 약 1,443억 원)


 

<커맨드 앤 컨커>로 잘 알려진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웨스트우드 어소시에이트(Westwood Associates)라는 이름으로 1985년 설립되었다. 이후 1990년 <주시자의 눈>을 히트시키며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영국의 종합미디어 그룹 버진이 1992년 인수하면서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때 <듄 2>, <커맨드 앤 컨커 타이베리안 던>을 발매 하면서 한 때 블리자드와 실시간 전략 장르에서 경쟁할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98년 버진 그룹이 경영 악화를 겪으면서 EA에 약 1억 2,300만 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인수 이후에는 <타이베리안 선>, <커맨드 안 컨커: 레니게이드>를 출시했고  서브 스튜디오인 웨스트우드 퍼시픽도 <커맨드 앤 컨커 레드얼럿 2>, <녹스> 등을 내놓았다.

 

이후 서브 스튜디오인 웨스트우드 퍼시픽은 EA 퍼시픽으로 개명했다. 웨스트우드 본사는 2003년 마지막 작품 <커맨드 앤 컨커: 레니게이드>가 실패한 이후 다수 직원이 정리해고 되면서 폐쇄 되었다. 이후 EA 퍼시픽과 웨스트우드는 드림웍스 인터렉티브와 합병, EA 로스앤젤레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3. 앙상블 스튜디오 (2001년 / MS / 미공개)

 

 

1995년 설립된 앙상블 스튜디오는 역사 기반 RTS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로 잘 알려진 개발사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1, 2편 모두 MS가 배급해 인연이 있었다.

 

2001년 MS에 전격 인수돼 이후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3>,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를 발매했다. 두 작품은 많이 팔렸지만 투자대비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2008년 스튜디오 폐쇄가 발표됐고, 2009년 <헤일로 워즈>를 발매한 뒤 결국 문을 닫았다.

 

스튜디오 폐쇄 이후 앙상블 스튜디오의 주요 제작진은 게임사 ‘로봇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명목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 '본파이어 스튜디오'(현 '징가 댈러스'), '뉴토이 Inc.' 역시 앙상블 스튜디오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기업이다.

 

 

4. 바이오웨어 (2007년 / EA / 약 9,098억 원)

 

 

1995년 설립된 바이오웨어는 <발더스 게이트>, <네버윈터 나이츠> 등 RPG로 대성공을 이루며 일약 스타 개발사가 돼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RPG 명가로 명성을 떨쳤다.

 

이들의 개발력과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기사단>, <매스 이펙트>등에서 가능성을 본 EA가 2007년 거액에 인수했다. 2009년에는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을 만든 EA 자회사 미씩 엔터테인먼트와 합병했고 2012년 다시 분리되면서 게임개발에 있어 노선 변경이 이뤄지기도 했다.

 

인수 이후 성적은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다. 바이오웨어를 인수한 주요 이유 중 하나였던 MMORPG <스타워즈: 구 공화국>은 초기에만 인기를 끌고 금세 실패했다. <매스 이펙트2>,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같은 싱글플레이 작품이 호평받은 반면 <매스 이펙트 3>, <드래곤 에이지: 어웨이크닝>, <매스 이펙트: 안드로메다>, <앤섬>은 모두 악평에 시달렸다.

 

현재는 핵심 개발자가 대부분 떠난 상태로 바이오웨어의 예전 명성을 되찾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다.

 

 

5.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2017년 / EA / 약 3,698억 원)

 

 

2010년 설립된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로 유명한 인피티니 워드의 핵심 개발자들이 주요 멤버다.

 

<타이탄폴>(2014년), <타이탄폴 2>(2016년) 등 작품을 EA 배급으로 출시했으나 좋은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와 동시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2017년 한국의 넥슨과 EA의 인수전 끝에 EA가 인수에 성공했고. 2019년 2월 배틀로얄 FPS <에이펙스 레전드>를 출시해 전 세계적인 호응을 얻었고, 11월에는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을 선보여 좋은 평을 얻었다.

 

리스폰은 2017년 인수 이후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2020년 현재는 VR 게임인 <메달 오브 아너: 어보브 앤 비욘드>를 개발중에 있다. 리스폰의 승승장구에는 기존 EA가 인수한 웨스트우드, 맥시스와 달리 모기업의 간섭이 거의 없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빈스 잠펠라 리스폰 대표는 EA가 <에이펙스 레전드> 개발에 전혀 간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