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롤드컵의 마지막을 장식한 팀은 LCK의 담원이었다. 다소 일방적인 구도로 흘러갈 듯 했던 결승전은 예상외로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담원은 모든 선수가 고른 활약을 펼치는 한편, 위기 상황에서 눈부신 경기력을 선보이며 LCK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적셨다.
2020년은 담원에게 그야말로 다이나믹한 한 해였다. 스프링 시즌과 미드 시즌 컵에서 부침을 겪었지만, 이를 딛고 일어나 서머 시즌과 롤드컵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담원'과 롤드컵 결승전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다음은 담원 선수단, 이재민 감독과 이번 결승전에 대해 나눈 질의응답이다.
(선수단 전원에게) 3년 만에 LCK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준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우승 스킨으로 어떤 챔피언을 고를 건지 살짝 말해준다면.
너구리 장하권: 케넨을 생각하고 있다.
캐니언 김건부: 그레이브즈 '원챔'이라서... 그레이브즈로 하겠다. (웃음)
쇼메이커 허수: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고를 거다.
고스트 장용준: 진, 애쉬, 케이틀린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베릴 조건희: 레오나나 판테온을 고려하고 있는데, 판테온을 계속 서포터로 쓰긴 어려울 것 같아서 고민 중이다.
(이재민 감독에게) 우승 축하한다. 내년부터 LCK에 프랜차이즈가 시작되는데,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LCK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재민 감독: LCK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재민 감독에게) 결승을 앞두고 연습 상대를 찾기 힘들었을 것 같다. 연습 과정은 어땠고,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자 했나.
이재민 감독: 결승전 이전까지 연습이 잘 되어 있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 물론 촬영 등 다른 요소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긴 했지만, 쑤닝의 8강과 4강 경기를 보고 공부하고 토론하며 결승전을 준비했다.
(이재민 감독에게) 지난해와 올해, 담원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재민 감독: 작년에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인들이 피지컬 위주로 게임을 풀어간 느낌이었다. 반면, 올해는 양대인 코치의 피드백 하에 게임에 대한 이해도 등을 잘 습득해서 똑똑한 플레이를 펼쳤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베릴 선수에게) 1세트 판테온으로 '빈'의 오공을 계속해서 압박했다. 의도한 상황인가?
베릴 조건희: 1경기 우리 팀 딜러들이 이동기가 부족한 속칭 '뚜벅이'들이었다. 따라서 암살자 이니시에이터인 오공을 막을 사람이 필요했는데 내가 제일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설령 내가 죽더라도 오공의 궁극기를 뺄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쇼메이커 선수에게) 이번 대회에서 항상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했었는데, 결승전을 통해 조금 더 자신감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쇼메이커 허수: 그렇다. 내년에도 꼭 LCK가 우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스트 선수에게) 2018년 강등을 겪은 뒤 올해 롤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까지 많은 과정을 겪은 만큼, 이 순간이 무척 특별할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또한, 힘든 순간을 겪고 있는 선수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고스트 장용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금인 것 같다. 힘든 상황에 놓인 선수들이 저를 보고 힘을 받고,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 거둘 수 있길 바란다.
(캐니언 선수에게) 지금의 정글 메타는 지난해와 어떻게 다른가? 현 메타에서 정글 포지션이 갖는 주도권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한다.
캐니언 김건부: 지난해에는 갱과 다이브가 중요했다. 반면 올해는 라이너들이 최대한 알아서 라인전을 풀어가게끔 하고, 그 사이 정글러는 잘 성장해서 캐리해야하는 메타인 듯 하다. 그래서 라이너들이 잘해야 정글러가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재민 감독에게) 지난해 T1이 롤드컵 4강에서 탈락한 뒤 담원에 합류했고, 여기까지 팀을 이끌었다.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대해 평가해달라.
이재민 감독: 3:2도 아니고 3:1로 우승한 만큼, 굉장히 좋은 퍼포먼스였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너희가 세계 최고의 선수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너구리 선수에게) 쑤닝의 '빈'이 당신과의 대결을 무척 기대했다고 했었는데. 오늘 맞대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너구리 장하권: '빈'은 사이드 주도권을 잡고 움직일 때 빛나는 선수인 듯 하다. 굉장히 어린 걸로 아는데,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유망주라고 생각한다. 오늘 빈 선수는 사이드 주도권, 저는 팀 파이트에 걸맞은 챔피언을 플레이했는데 팀원들이 잘 도와줘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쇼메이커 선수에게) 챌린저스부터 롤드컵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여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언제인가.
쇼메이커 허수: 2018년 챌린저스 승강전에서 탈락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정말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하고 우울했다.
기자회견 중, 고스트 장용준이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라며 마이크를 들었다.
고스트 장용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프로 생활을 오래 하면서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세상이 저에게 등을 돌렸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끝까지 제 편이 되어줬던 여자친구와 가족들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