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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엘리온 게릴라 테스트, 확실한 개선점과 약간의 아쉬움 남겼다

성장 곡선, 최적화 '맑음'... 스킬 가시성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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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철(텐더) 2020-11-30 18:18:52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엘리온>은 실로 오랜만에 출시되는 PC MMORPG다. 그만큼 게임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기대치도 매우 높지만, 그에 못지않게 '바이 투 플레이'를 천명한 <엘리온>에 대한 의문부호도 적지 않다. 

 

게임에 대한 물음표가 커질 무렵, <엘리온>은 별도의 조건 없이 누구나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게릴라 테스트'를 실시했다. 과연 <엘리온>은 게릴라 테스트를 통해 어떤 점을 강조하고자 했을까. 또한, 그들은 CBT에 비해 개선된 부분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었을까.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흐림: 분명 개선됐지만, 아쉬움 남았던 '전투 가시성'

 

지난 7월 실시한 <엘리온> 사전 테스트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피드백은 '전투 시 스킬 직관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특히 많은 유저는 필드 전투 또는 대규모 쟁에 돌입했을 경우, 피아 스킬 식별이 어려워 전황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엘리온> 김선욱 CD는 해당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해당 피드백을 통해 개선된 몇 가지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적 머리 위에 표기되는 '상태 이상 효과'다. 이를테면 상대에게 속박, 다운, 에어본 등 스킬을 사용하면 이를 확실히 인지할 수 있도록 네임 플레이트 위쪽에 해당 효과가 표기된다.

 

이는 <엘리온>의 전투 시스템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엘리온>은 스킬 또는 룬스톤에 따라 상태 이상에 걸린 적에게 추가 효과가 붙는 경우가 잦다. 스킬 사용과 연계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상태 이상을 큼직히 표기한 건 굉장히 좋은 선택이다. 사전 테스트에 비해 확실히 개선됐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각종 상태 이상 효과가 크게 표기되어 전황을 파악하기 용이해졌다

 

반면, '스킬 가시성' 부분은 못내 아쉽다. 

 

기자는 게릴라 테스트 마지막 날, 거점을 점령한 클랜이 승리하는 '마나쟁탈전'에 참가했다. 해당 클랜전은 리스폰 시간은 물론, 거점으로 이동하는 거리도 짧아 매우 빠른 템포로 게임이 전개된다. 적과 마주치는 시간도 많을뿐더러 판단 하나하나에 전황이 크게 뒤바뀌는 형태다. 

 

여러 전략을 통해 상대와 맞붙는 클랜전 콘텐츠 자체는 꽤 흥미로웠지만, 문제는 대규모 전쟁에서 중요한 '스킬 가시성'이 이번 게릴라 테스트에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여러 캐릭터가 엉켰을 경우, 스킬의 피아 구분이 상당히 어려울 정도였다.

 

물론 사전 테스트에 비해 개선된 부분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김선욱 CD가 밝혔듯 이번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RVR 진영에 따라 시전된 스킬의 범위가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표시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장에 참여한 캐릭터의 네임 플레이트에 큼직한 체력바를 표기해 전황 파악에 도움을 주고자 한 것도 눈에 띈다.

 

여러 스킬이 뒤엉킬 경우, 전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직접 RVR을 체험해본 입장에서 여전히 스킬 가시성은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더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를테면 쟁탈전에서 양 진영이 노란색과 보라색으로 나뉘는 만큼, 차라리 스킬을 해당 색깔로 표기하거나, 해당 모드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팀 색깔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엘리온>의 PVP는 매우 빠른 템포로 진행되므로 모든 순간에 있어 정확한 판단이 요구된다. 특히 스킬이나 상태 이상 효과에 따라 추가타를 넣을 수 있는 만큼, 전황 파악을 통한 구체적인 정보 확보는 필수다. 그럼에도 <엘리온>은 해당 부분에 있어 유저들에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 듯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건, <엘리온> 측이 전투 가시성에 대한 아쉬움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선욱 CD는 지스타2020에서 공개된 '<엘리온> 공방전'을 통해 "스킬 직관성에 대한 심각성을 느낀 만큼, 여러 항목을 개선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 맑음: 빨라진 '성장 곡선'과 확실히 개선된 '최적화'

 

그렇다면 게릴라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확실한 개선점은 무엇일까.

 

먼저 '성장 곡선'이다. 2차 사전 테스트 당시 기자는 이틀 내내 <엘리온>을 플레이했지만, RVR에 참여할 수 있는 '36레벨'을 달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반면,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레벨링 곡선이 대폭 수정되어 피부에 와닿을 만큼 성장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엘리온>은 '진영전'과 '클랜전' 등 PVP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RVR을 핵심 콘텐츠로 한다. 그만큼 진짜 <엘리온>의 맛을 느끼려면 RVR에 참가할 수 있는 36레벨까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일종의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번 게릴라 테스트에서 공개된 빠른 성장 곡선은 이러한 진입장벽을 넘지 못해 이탈하는 유저들을 최대한 막기 위한 '한 수'로 보인다. 

 

실제로 기자는 2차 사전 테스트때 36레벨을 찍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허우적댔지만,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손쉽게 해당 레벨을 달성한 뒤 여유롭게 클랜전에 입장해 거점 쟁탈전을 즐겼다. 진입장벽을 낮춰 최대한 빨리 게임의 메인 콘텐츠를 경험케 한 <엘리온>의 한 수가 제대로 적중한 셈이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35레벨부터 급격히 바뀐다. 넉넉히 4~5시간 정도면 35레벨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그 이후부터는 성장 속도가 크게 느려지는 탓이다.

 

하지만 이를 단점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앞서 말했듯 35레벨까지는 스킬이나 전투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몬스터나 퀘스트를 처리할 수 있고 던전도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다. 반면 35레벨부터는 모든 것이 전에 비해 어려워진다. <엘리온>의 핵심 콘텐츠, RVR에 진입하기 바로 전 레벨인 만큼 성장 곡선을 의도적으로 늘려서 유저로 하여금 스킬을 점검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한 듯한 인상이다.

 

35레벨부터는 모든 몬스터들이 꽤 강해진다. 필드 사냥 중에 돌연사하는 경우가 꽤 있을 정도.

  

 

그간 많은 유저의 지적을 받았던 '최적화'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 2차 사전 테스트 때는 필드 사냥만 해도 다소 버벅대는 느낌을 받았던 반면,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큰 불편함 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엄청난 수의 유저가 몰렸던 게릴라 테스트 시작 직후나 성장 초반 구간에 위치한 마을에서는 약간의 버벅임이 있긴 했지만, 사전 테스트에 비하면 무척 양호했다. 특히 클랜전의 경우 수많은 스킬이 빠른 템포로 뒤섞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끊김 없이 전투를 이어갈 수 있었다. 개발사 측이 여러 차례 최적화 개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만큼, 그 결과물을 어느 정도 증명한 셈이다.

 

 

 

# 게릴라 테스트로 개선점 어필한 '엘리온'은 유저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게릴라 테스트로 만나본 <엘리온>은 사전 테스트에 비해 많은 부분이 개선된 듯했다. 달라진 성장 곡선은 <엘리온>의 메인 콘텐츠를 빨리 만날 수 있게 해 유저의 이탈을 최대한 줄여줬고, 최적화 부분을 개선해 다수의 스킬이 오가는 클랜전에서도 큰 문제 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엘리온>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시선도 결코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물론 여전히 <엘리온>에 대한 의문부호를 지우지 못한 이도 많지만, 그에 못지않게 게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유저도 상당수다. 기자와 <엘리온>을 플레이했던 한 클랜 유저는 "게임이 크게 어렵지 않을뿐더러, 자유롭게 스킬을 구성할 수 있어서 재미있다. 오랜만에 플레이하는 PC MMORPG라 무척 설렌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기자 역시 오랜만의 PC MMORPG '엘리온'을 즐겁게 플레이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전투 가시성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엘리온>의 전투, 특히 RVR 콘텐츠는 생각보다 재미있다. 템포도 빠르고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돌파하거나 작전을 짜 게릴라 형태로 급습하는 등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전략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다소 떨어지는 전투 가시성으로 인해 그 맛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개선을 약속한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부분이지만 못내 아쉬웠던 이유다.

 

<엘리온> 정식 출시일까지 남은 시간은 11일. 게릴라 테스트를 통해 여러 가지 부분을 드러낸 <엘리온>이 유저들의 마음을 게임 구매로 연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라이언 탈 것은 생각보다... 귀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