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제작 기간, 3번의 연기, 예약주문 8백만(PC, PS, Xbox 누계)... 하지만 기대와 다른 버그와 실행 오류 등 여러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사이버펑크 2077>(사펑 2077). 이번 사태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가 집중 보도했다. 현지 시각으로 19일, NYT는 "<사펑 2077>을 둘러싼 과장 광고(hype)는 10년 가까이 구축됐다"고 꼬집었다.
CDPR의 <사펑 2077>은 2012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래 세계 속에 구축된 내밀하고도 자유로운 게임 플레이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2018년 7월, 한 유저가 트위터 <사펑 2077> 계정에 "게임에 밈(meme)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계정은 "전체 게임이 밈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NYT는 이 대답이 전혀 다른 의미로 현실이 되었다며 비판했다.
12월 10일 출시 이후 <사펑 2077>은 실제로 밈이 되었다. 플랫폼을 막론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게임의 소소한 버그부터, 퀘스트 진행이 불가능한 문제까지 올라왔다. 특히 이러한 문제가 PS4, Xbox 등 콘솔 빌드에서는 PC판과 달리 더 심각했고, 콘솔 점유율이 한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서양에서는 이같은 오류가 더 큰 문제로 부각됐다.
NYT를 포함한 여러 리뷰어들은 수 개월간 <사펑 2077>의 콘솔판 리뷰 코드를 요청했다. CDPR은 이들에게 "론칭 전에 전송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결국 NYT는 코드를 받지 못했다.
<위처 3> 초기에는 버그가 많았으나 이후 DLC와 핫픽스를 통해 게임을 끌어올렸던 것처럼, 미완성 프로젝트의 출시를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거라 믿고 게임을 내놨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예상과 다른 <사펑 2077>의 모습에 환불을 요청하는 유저들이 줄을 이었고, 12월 초 CDPR의 주가는 41% 하락했다. CDPR은 환불을 약속했고, 급기야 소니는 이례적으로 PSN 스토어에서 <사펑 2077>을 내리기에 이른다.
블룸버그의 제이슨 슈라이어 기자는 이번 환불 과정과 관련해 "CDPR과 소니 사이의 긴장 관계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CDPR의 본사가 위치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재정적 혜택을 받기 위한 허위 진술이 있다'며 CDPR에 대한 집단 소송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CDPR 전·현직 직원을 취재한 제이슨 슈라이어는 "경영진이 직원들을 압박하면서, 소니와의 긴장 관계에 관해 침묵했고, 게임의 출시일을 비현실적으로 설정했다"고 정리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7일에는 스튜디오에 내분까지 일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CDPR에서 크런치에 시달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출시 압박을 받아왔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CDPR은 <사펑 2077>의 개선을 약속했지만, 후폭풍이 멎으려면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현재 상황과 관련해 CDPR과 조니 실버핸드 역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 측에 코멘트를 요청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