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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실력을 위장해 대회 출전? 잠입 선수 주최 스파5 대회 논란

새싹 아닌 새싹 유저가 대회 우승... 유저 "참가 자격 어긋나는 유저, 대회 본질 흐렸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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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진(홀리스) 2021-03-23 14:44:20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게임대회에 고인물이 나왔다?

 

'인생은 잠입' 이선우 선수(이하 잠입)가 21일 진행한 <스트리트파이터5> 대회에 부정선수 출전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해당 선수는 실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격투게임 커뮤니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논란이 된 대회는 잠입과 아프리카TV, 그리고 격투게임 커뮤니티 KFGC가 연 '제1회 스트리트파이터5 새싹 대회'. 21일 오후 2시 32강 단판 싱글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대회에서 우승한 참가자A를 놓고 유저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자신의 실력을 속이고 대회에 참여했으며, 주최 측에서 실력을 알고도 참가를 종용했다는 것. 유저들은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대회의 본질을 흐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잠입은 이의를 제기하는 유저들에게 비방을 하기도 해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 랭크는 초보인데, 실력은 고수? 유저들 "알면서도 묵인했다" 분노

 

대회의 목적은 '초보 유저'를 대상으로 격투게임 활성화를 위함이다. 이에 따라 참가 조건도 울트라브론즈 랭크 이하(루키부터 브론즈 랭크까지)로 한정됐다. 좋은 취지였지만, 문제는 대회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참가자 중 한 명이 눈에 띄는 실력으로 다른 참가자(이하 참가자A)들을 모두 제압했기 때문이다.

 

참가자A는 울트라 브론즈 랭크로 참가했다. 그러나 대회를 관전한 유저들은 해당 참가자의 부정출전을 의심했다.  참가자A는 기술 캔슬부터 역가드, 그리고 거리를 조절하며 싸우는 능력 등 전반적으로 해당 랭크 유저가 구사하기 힘든 플레이를 보여줬다. 보여준 실력대로, 대회에서 우승했다.

 

유저들은 랭크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 참가자A를 의심했고,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참가자A의 전적을 검색한 결과 무려 15등급이나 랭크가 높은 얼티메이트 그랜드 마스터 랭커에게 승리한 기록을 확인했다.

 

유저들이 발견한 참가자A의 과거 전적 기록.

 

이에 그랜드 마스터 랭커에게 승리한 경기를 본 유저들은 "얼티메이트 그랜드 마스터 랭커가 참가자A에게 많이 봐주면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경기가 잠입이 배석한 상태에서 했다는 점, 그리고 참가자A가 잠입과 같은 클랜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유저들은 여전히 대회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회 종료 후 잠입은 뒷풀이 방송을 진행했다. 당연히 이번 대회에 의문을 가진 유저들이 이의를 제기했고, 잠입은 이들을 비방하고 부적절한 표현을 가했다. 유저들은 반발했고 논란은 증폭됐다. 논란 이후, 유저들은 대회가 열리기 전인 3월 15일, 잠입이 대회 부정참가 시 대처에 답변한 것을 꺼내 들었다. 답변은 아래와 같다.

 

"위장계급, 부계(부계정)의 판별 기준은 참가 선수의 명단, 리플레이 자료를 총합해 운영진 재량하에 판별한다. (위장계급, 부계 등으로) 밝혀진 플레이어는 대회 설명에도 나왔듯 모든 상품과 상금 회수, 아이디가 공개되며 평생 대회 밴 처리가 된다"


유저들은 대회 전 위와 같은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번 대회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즉 여전히 참가자A는 초보 이상의 실력을 가진 부정선수라는 주장과 해당 선수의 우승 취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잠입, "참가조건 위배X, 명확한 근거 없이 참가자A의 오해 불거지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자, 잠입은 22일 오후, 개인 유튜브 채널과 KFGC 디스코드 채널 공지사항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영상은 50초 분량으로 대회 종료 후 뒷풀이 방송에서 유저들에게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한 사과 입장을 담았다. 

 

유저들이 궁금해하는 부정 참가, 공정성에 대한 해명 입장은 디스코드 쪽에 밝혔다. 먼저, 잠입은 다음 대회부터는 대진표 과정을 투명하게 방송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루 전 참가자 마감과 동시에 대진표를 라이브 방송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랭크 선별에 대한 방법. 잠입은 "운영진이 꾸준히 선수의 랭크 정보를 확인하고 있으며 규정에 맞는지 제보도 받고 있다"며, "부계정이나 위장 계급에 대한 제보는 참가하시는 분들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회 다음 날인 22일 오후, 잠입은 KFGC 디스코드 공지사항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대회에 우승한 참가자A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참가 조건에는 위배되지 않는다며, "악의적으로 특정 랭크에 주차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게임은 유저가 원하는 방향으로 즐겨야 한다. 그리고 참가자A의 연습 과정을 지켜본 입장으로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타 대회는 주최자가 임의 판단해 선수를 참가 취소하기도 하겠지만, 불충분한 주관적인 근거로 조치하면 역차별이 될 수 있으며 사후 문제를 발견하면 후속 조치를 할 수 있지만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잠입은 현재 각종 커뮤니티에 참가자A와 관련해 맥락 없이 퍼지고 있어 오해가 불거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문의에 매번 답도 했으며, 본인을 비롯한 누구도 특정인에 유리하도록 상황을 독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잠입이 특정인에 유리하도록 상황을 독려하지 않았다는 부분. 12일 참가자A(우승자)와 잠입과의 대화 中(1, 2번 순으로 대화 진행). 유저들은 잠입이 대회 홍보 전부터 보유 랭크 이상의 유저를 참가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구간 독식을 막기 위해 우승자는 차기 대회에 참가할 수 없는 룰도 만들었지만, 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어느 랭크 구간이든 상대적 상위 랭커가 있고, 그에 따른 문제와 고심은 너무 어렵다"라며, "대회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어 주최자로 모든 선수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끝으로 잠입은 향후 대회 방향에 대해서도 밝혔다. KFGC 디스코드 내 서로 체급이 증명된 비슷한 실력의 유저가 대회를 참여하게 하거나 소규모 랭크전, 티어 별 팀 대회 등 여러 대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잠입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불만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유저들이 제기한 참가자A에 대한 실력 논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BUILDWATER라는 한 디스코드 유저는 KFGC 채널에 "쟁점 중 하나인 참가 자격에 대한 기준, 계급과 부계정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다. 확실한 답이 없으면 향후 대회에도 지금과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계속 등장할 것이다. 심지어 의도적으로 초보인 척 대회에 참가해 망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