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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반도체 생산 위기, 차세대 콘솔부터 그래픽카드 물량 부족 사태 지속

일부 반도체 사용 제품 가격 인상 예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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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1-03-23 16:18:36

영국 가디언이 3월 21일(현지시간) 전 세계적 ‘반도체 부족’ 사태가 현재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보도했다.

 

더 나아가 가디언은 위기가 한동안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올해 안으로 스마트폰 등 일부 반도체 사용 제품들의 가격 향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품귀 현상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부족보다 기업 및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가 지적된다. 

 

반도체 공급 부족은 전 세계 게이머들에도 악재다. CPU, GPU, 신형 콘솔, 스마트폰 등 거의 모든 게이밍 하드웨어가 영향을 받는다. 부족 현상은 최소 올해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이 정리한 반도체 공급의 현황과 전망을 요약해보았다.

 

 

# 처음엔 공급 부족, 이제는 수요 과다

 

사태는 2020년 코로나19로 생산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그러나 전체 기간을 놓고 보면 ‘일시적’ 원인이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후 반도체가 지속해서 부족해진 주원인은 공급 부족보다는 수요 증가다.

 

가디언은 “반도체 생산이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판데믹으로 (각 경제주체의) 행동 양상이 변화하면서 수요가 새롭게 폭증했다. 이제 부족사태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이 말하는 행동 양상(behavior) 변화는 다각도로 일어났다. 먼저 자동차 기업들이 반도체가 필요한 첨단 전기차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 역시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전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기 시작했다. 특히 TV, PC, 신형 게이밍 콘솔 등 직간접적으로 게이밍에 연관돼있는 제품들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 ‘다이어트’ 강요당한 테크 대기업들

 

이러한 글로벌 반도체 부족의 심각성을 가늠할 지표로써, 가디언은 매출 급락까지 감수하며 제품생산을 중단·지연한 글로벌 대기업들의 최근 상황을 언급했다.

 

먼저 애플은 세계에서 반도체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기업이다. 해마다 반도체 구매에 580억 달러(약 65조 원)를 사용한다. 그런 애플조차 시장의 큰 기대에도 불구, 2020년 아이폰 12 출시를 두 달 연기해야 했다.

 

여러 자동차 기업도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손해를 입을 예정이다. 포드는 두 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이로 인해 2021년 25억 달러(약 2조 8,187억 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닛산은 멕시코와 미국 공장들 일부의 가동을 중단했다. 제너럴모터스 역시 20억 달러(약 2조 2,554억 원) 손해를 예상한다.

 

 

# 게이밍 하드웨어 역시 암울한 상황

 

반도체 부족은 수요 폭증에 고군분투하는 게이밍 하드웨어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2020년부터 게이밍 하드웨어 공급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추세다. 소니, MS 등 콘솔 기업들의 콘솔 재고 부족 현상은 출시부터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필 스펜서 Xbox 대표는 글리치콘에서 게이밍을 향한 전반적 관심과 수요 증대를 물량 부족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연말 이후 1분기 정도는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가 되면 MS의 공급사슬이 제대로 속도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소니는 2021년 한해 PS5 판매 목표량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PC 부품 업계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1년 1월 리사 수 AMD CEO는 게임스팟 인터뷰에서 "하반기까지 CPU 및 GPU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GPU의 경우 가상화폐 채굴 열풍까지 겹쳐 평소보다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RTX 30라인은 뛰어난 채굴 성능 때문에 공급량을 맞추는데 큰 차질을 겪는 중이다. 이에 엔비디아는 구형 모델인 GTX 1050Ti, RTX 2060 등 제품을 다시 생산하는 한편, 채굴 성능을 의도적으로 낮춘 RTX 3060을 공급하기도 했다. 다만 RTX 3060의 '성능 제한'은 엔비디아의 실수로 개발자용 470.05 베타 드라이버에서 의도치 않게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 당분간 지속, 제품들 가격 인상 가능성 높아

 

가디언은 반도체 부족이 당분간은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생산은 복잡한 공정이기 때문에 공장 건설에서 가동까지 최대 2년이 소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기업들은 1년 내로 반도체 가격을 상당 수준으로(significantly) 인상할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따라서 관련제품 가격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디언은 닐 캠플링 미라바우드 증권사 미디어 및 기술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거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고 있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그 때문에 공급사슬 전반에 걸쳐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이 여파는 고객들까지 미칠 예정이다. 자동차, 스마트폰 등 (첨단 제품들의) 가격 상승이 있을 것이다.”

 

다른 유관 매체나 기업들 역시 유사한 전망을 내놓았다. 

 

2월 하드웨어 전문매체 톰즈하드웨어는 할란 서 JP모건 애널리스트가 고객에 보낸 서신 내용을 인용,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 수요보다 10~30% 적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까지는 최소 3~4분기가 소요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