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사랑한다면 망할(F***ing) 정가로 사라. 출시될 때 (금전적) 지원을 해준 게 아니라면, 속편이 안 나와도 불평하지 마라.”
개념 상실이다. 개발자가 F 단어까지 쓰며 공개적으로 게이머를 비판했다. 대형 사건이다.
<데이즈 곤> 전(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존 가빈’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게임을 정가로 사지 않고, 구독모델이나 할인구매를 통해 플레이한 유저는 속편이 나오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서다. 해당 발언은 소니에서 근무했던 유튜버 ‘데이비드 제프’와 인터뷰 중 나왔다.
왜 이런 발언을 했을까?
<데이즈 곤>은 좀비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살아남는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이다. 2019년 4월 PS4 독점으로 출시됐다. 6년이 넘는 개발 기간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심각한 버그와 간헐적인 프레임 드랍, 반복적인 플레이로 출시 초기부터 혹평을 받았다.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할인 판매를 진행했고, 2020년 말에 플레이스테이션 구독형 모델 ‘PS Plus’에 포함됐다.
<데이즈 곤>이 완전히 실패하지는 않았다. 출시 초기 평가는 나빴지만, 1년 간의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평가를 반전시켰다. 하지만 출시 초기에 받은 악평을 이유로 소니는 <데이즈 곤>의 후속작 개발을 막았다. 현재 <데이즈 곤> 개발팀은 두 개로 나뉘어 ‘너티 독’과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실망한 팬들은 현재 <데이즈 곤 2> 개발 청원 투표(링크)를 진행 중이다. 2021년 4월 19일 기준 4만 6,000명이 동의했다. 위 발언은 인터뷰에서 해당 청원 투표에 관련해 묻는 도중 나왔다.
존 가빈은 해당 발언을 하면서 PSP로 출시된 <사이폰 필터 : 다크 미러> 개발 비화를 들었다. 당시 소니는 불법 복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고, <다크 미러>는 토렌트 사이트에서만 20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에 그는 “주머니에서 돈이 새어나간 것”같았다고 밝혔다.
추가로 존 가빈은 “나중에 관심이 늘어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여러분은 게임을 풀 프라이스(정가)에 샀는가? 그게 개발사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당연히 유저들은 반발했다. “정가 구매를 원하면 버그나 잘 고치고 게임을 출시해라”, “데모 버전이나 먼저 출시하고 정가 이야기를 해라”, “<아웃라이더스>처럼 게이머들은 게임이 잘 나오면 구독모델에 포함되어 있더라도 따로 구매한다” 등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시장 분석 기업 NPD의 비디오 게임 산업 고문 ‘맷 피스카텔라’는 이렇게 일침했다.
“출시 판매량이 좋지 않은 것은 게임 자체나, 마케팅, 또는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구매 동기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임이 잘 팔리지 않은 것에 대해 소비자를 탓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