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 때문에 설정 상 ‘클리어할 수 없게’ 기획된 보스가 잡혔다. 획득한 보상도 회수될 예정이다. 하지만 유저들은 운영진 대처에 감격했다. 무슨 일일까?
<로스트아크> ‘에버그레이스의 둥지’에 있는 필드 보스 ‘혼재의 추오’는 무적이다. 체력만 2,400억에 달한다. 의도적으로 클리어할 수 없게 만들어진 보스다. <로스트아크> 시즌 1, 시즌 2 내내 다수의 유저가 도전했으나 클리어에 실패했다.
유저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4월 24일, 루페온 서버에 모인 스트리머 ‘쫀득이’를 위시한 50인의 모험가가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었지만 50인의 모험가는 기어코 혼재의 추오를 처치했다. <로스트아크> 최초의 성공이었다.
몇몇 모험가는 혼재의 추오를 처치하고 ‘섬의 마음’ 보상을 획득했다.
그런데, 해당 파티에 안 좋은 소식이 들렸다. 그들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혼재의 추오가 처치된 것은 버그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스마일게이트 RPG는 24일 밤 긴급하게 공지사항(링크)을 올려 혼재의 추오는 스토리 상 ‘의도적으로 처치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설정됐으며, ‘광폭화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버그’로 인해 처치됐다고 밝혔다.
오류 재발생을 막기 위해 혼재의 추오는 임시 제거됐다. 다른 모험가들과 형평성을 고려해 획득한 보상도 회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유저들은 오히려 공지사항을 보고 환호했다. 단순히 버그로 치부할 수 있는 일임에도, 유저들의 멋진 도전을 칭찬하며 공지사항을 작성했기 때문이다.
“처치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지는 보스에 대한 도전은 MMORPG에서 일어날 수 있는 멋진 이벤트였음에도, 버그로 인해 아쉽게 마무리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해당 필드 보스 처치를 위해 사용하신 소비 아이템은 모두 복구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에버그레이스의 둥지 필드보스 버그 조치 예정사항 안내 中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공지사항도 퀄리티가 있고 말을 예쁘게 하신다. 이래서 빛강선이라 하나 보다”, “클리어한 유저분들은 정말 좋은 추억이 생겼을 것 같다”, “클리어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지만, 보상을 구현해 놓은 것이 놀랍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