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의 자유도’를 끊임없이 탐구해 온 라이온헤드가 이번에는 ‘정치’라는 까다로운 소재에 도전했다. 독일 게임스컴에서 처음으로 발표된 <페이블3>가 그 결과물이다. 짤막한 발표 영상부터 감상해 보자.
라이온헤드는 게임스컴의 발표를 앞두고 자사 홈페이지의 대문에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의 이미지와 어록을 띄웠다. <페이블3>에서 추구하는 ‘혁명’에 대한 암시이자 ‘정치’를 전면에 내세운 3편의 이야기를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 동안 <페이블> 시리즈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높은 자유도를 제시해 왔다. 영웅이 될 것인지, 악당이 될 것인지, 아니면 애매한 누군가로 남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플레이어의 몫이었다.
이제 3편에서는 더욱 거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페이블3>의 이야기는 전작으로부터 50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다. 2편에서 플레이했던 영웅의 자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알비온 왕국의 패권을 차지하고 분열된 나라를 다시 하나로 만들기 위해 ‘권력’을 제대로 써야 한다.
새로운 모험에서 플레이어들은 폭정과 빈곤, 전염병처럼 번진 부정부패를 목격하게 된다. 사람들은 분열되고, 변화를 위해 치열하게 대립한다.
플레이어들은 왕이나 왕비로 알비온 왕국을 다스리게 되면서 끊임없는 선택을 해야 하고, 자신의 도덕성은 시험대에 오른다. 모든 결정은 왕국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분열된 국민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과정에서 국민들의 제왕이 될지, 타락한 독재자가 될지는 순전히 플레이어에게 달렸다.
‘알비온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무엇을 희생할 것인가?’라는 물음 앞에 놓인 플레이어의 선택은 무엇이 될 것인가? 선조들의 소중한 규칙과 가치를 지키고 따를 것인가, 아니면 권력에 목마른 타락의 길을 걸을 것인가?
이렇듯 <페이블3>는 분열된 왕국이라는 상황을 제시하고 무한한 책임이 뒤따르는 플레이어의 선택을 기다린다.
라이온헤드의 수장 피터 몰리뉴는 “어떻게 하면 게임 플레이를 혁신하고 ‘페이블’ 세계를 세 번째 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고민했다. (3편에 대해) 지금은 많은 것을 밝힐 수 없지만, 알비온에서 엄청나게 넓고 방대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혁명의 군주인가, 타락한 독재자인가, Xbox360 독점 타이틀로 내년 연말에 출시될 <페이블3>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와 라이온헤드는 <페이블3>의 발표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Xbox LIVE ‘게임 온 디멘드(Game on Demand)’ 서비스를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전작 <페이블2>의 전체 컨텐츠는 5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 Xbox LIVE를 통해 제공된다. 오는 9월 29일 첫 에피소드가 무료로 배포되며, 플레이어들은 캐릭터의 유년기부터 청년기까지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첫 에피소드를 끝낸 뒤에는 다음 에피소드, 또는 전체 게임을 구매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즉 <페이블2: 게임 에피소드> 5편 중에서 첫 번째는 무료, 두 번째부터는 유료로 배포되는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에피소드 단위’의 새로운 유통 모델을 시험하기 위해 자회사인 라이온헤드의 <페이블2>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