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업체가 성인 등급을 피하려고 부린 꼼수가 들통나 2,011만 달러(약 251억 원)의 합의금을 물어주는 일이 생겼다.
테이크-투는 <GTA: 산 안드레아스>의 미니게임 ‘핫커피’(Hot coffee)에 의도적으로 정사 장면이 들어가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투자자들의 집단소송에 대해 합의금 2,011만 달러를 지급한다고 2일 발표했다.
미니게임 ‘핫커피’는 여자친구 미션의 한 모드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한 다음, 여자친구가 고맙다며 자신의 집에서 ‘뜨거운 커피’(Hot coffee) 한 잔 하겠냐고 물어보는 데서 비롯됐다. 여기에서 게이머(남자)가 수락하면 여자친구와 함께 집에 들어간다. 이어서 남녀의 성행위를 유추하게 만드는 소리가 들린다.
<GTA: 산 안드레아스>는 폭력성은 높지만 직접적인 성행위 묘사가 없다는 점에서 만 17세 미만 게이머가 보호자를 동반하면 즐길 수 있는 ‘R 등급’을 받았다. 이는 기존에 출시된 <GTA> 시리즈와 동일한 등급이다.
하지만 <GTA: 산 안드레아스>가 해킹된 후 상황이 달라졌다. 한 게이머가 핫커피 모드 안에 상세하게 묘사된 정사 장면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게임의 코드 수정방법이 공개되자, 호기심이 발동한 유저들이 앞다퉈 게임의 스크립트를 수정해 핫커피 모드의 진실을 목격했다.
결국 ‘R’ 등급이었던 <GTA: 산 안드레아스>는 성인전용 ‘AO’(Adult Only) 등급으로 바뀌게 됐다. 테이크-투에 대한 악소문까지 돌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테이크-투는 해킹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문제의 정사 장면은 게임 안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마무리됐다.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CC)는 2006년 6월, 테이크-투가 <GTA: 산 안드레아스>를 발매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기만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회사에게 벌금형을 부과하지도 않았으며, 게임 판매로 얻은 수익을 반환하라고 명령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테이크-투의 투자자들이 집단 소송에 나서면서 문제가 커졌다.
이번 합의로 집단 소송은 취하됐으나 테이크-투는 2천만 달러가 넘는 합의금을 지불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테이크-투가 491만 달러(약 61억 원)를, 그리고 보험회사가 1,520만 달러(약 190억원)를 각각 지불할 예정이다.
테이크-투의 스트라우스 젤닉 회장은 “우리는 이번 일을 합의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또 다른, 중요한 발걸음을 의미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테이크-투는 2009년 3분기에 1억3,800만 달러(약 1,725억 원)의 매출과 5,500만 달러(약 68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3분기의 매출 4억3,380만 달러, 순이익 5,180만 달러에 비해 매우 저조해진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