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지역의 복장을 한 사람들을 무찌르는 상황극을 시켰다. 정작 게임을 해볼 시간은 없었다.”
폴란드 개발사 CI 게임즈의 신작 <스나이퍼 고스트 워리어 컨트랙트 2>(이하 <컨트랙트 2>의 미국 내 기자간담회가 비상식적이고 인종차별적으로 진행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6월 24일(현지시간) 외신 ‘더게이머’의 에릭 스위쳐 기자는 <컨트랙트 2>발표 행사에서 직접 겪은 기이하고 황당한 경험을 털어놓았다.행사를 주도한 것은 게임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민간 군사체험’ 서비스 업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발사 직원들이 불참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날 온종일 스위쳐와 동료 기자들은 모형 총기를 들고 각종 시가전 전술 훈련을 받아야 했다. 정작 게임은 점심시간 주어진 잠깐의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손대볼 기회조차 없었다.
더 큰 충격을 안긴 것은 교육의 세부 내용이다. ‘대항군’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은 백인이었지만, 모두 아랍인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교관’은 이들을 ‘나쁜 놈’(bad guys), ‘적’(enemy) 등으로 지칭했다. 이외에도 아랍인을 향한 노골적인 혐오표현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고 스위쳐는 전했다.
‘폭로’ 직후 개발사 CI 게임즈는 즉시 해명에 나섰다. 이들은 “더 게이머의 보도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모든 유형의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행사가 그렇게 진행된 것에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본래 해당 행사는 기자들에게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미국 네이비실 부대의 훈련법을 체험하도록 기획했다. (행사와 달리) <컨트랙트 2> 게임은 특정 문화를 연상시키지 않게 하려고 특별히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CI 게임즈는 “불행하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이벤트 기획에 직접 개입할 수 없었다. 그 결과 몇몇 세부사항이 간과됐고 우리의 신념이나 철학에 맞지 않는 형태로 운영됐다. 이에 에릭 스위쳐 기자와 그 외 불쾌함을 느꼈을 모든 분께 사과한다. 코로나19 상황과 상관없이 모든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