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의 흥행 부진이 퍼블리셔와 개발사 간의 소송으로 번졌다. 불씨가 된 게임은 MMORPG <던전앤드래곤 온라인>(이하 D&D 온라인)이다.
지난 8월 말 <D&D 온라인>의 개발사 터바인은 사기 및 부당취득죄로 <D&D 온라인>의 퍼블리셔 아타리를 고소했다. 그러자 아타리도 빌린 돈을 갚으라며 터바인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흔히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애증의 관계로 설명된다. 흥행에 성공하면 양사에게 좋은 일이지만, 성적이 부진하면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의 앙금이 커지기 쉽다. <D&D 온라인>은 흥행 부진으로 인한 갈등이 소송으로 확대된 경우다.
터바인과 아타리의 법정 다툼은 지난 8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터바인은 지난 8월 24일 아타리를 상대로 사기죄와 부당 취득죄로 고소하고, 3천만 달러(약 360억 원)를 보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터바인은 아타리로부터 ‘D&D’의 라이선스 재사용권을 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D&D 온라인>을 개발했는데 아타리가 의도적으로 라이선스 재사용권을 없애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타리가 지난 해 12월 인수한 자회사 크립틱 스튜디오에게 ‘D&D’ 라이선스를 넘겨 줘서 신작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터바인은 아타리가 크립틱 스튜디오의 신작 <챔피언스 온라인>의 판촉에 전념하면서 <D&D 온라인>의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등한시 했다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아타리는 9월 3일 터바인의 소송을 ‘경박하다’(frivolous)고 폄훼하고 맞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타리 측은 “지난 주에 아무런 경고도 없이 터바인은 아타리를 고소했다. 이러한 행동은 궁극적으로 D&D 팬들과 MMO 커뮤니티에도 큰 피해를 줄 것이다”라고 힐난했다. 이어서 “터바인은 지금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면서 몰아붙였다.
아타리가 주장한 다른 관심사는 바로 ‘터바인의 회계감사’다.
아타리는 “회계감사를 통해 아타리가 터바인에게 빌려준 돈이 밝혀질 것이고, 이를 돌려달라고 소송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바르고 공정한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