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 정부 공정고용주택국(DFEH) 고소로 액티비전 블리자드 내부의 성폭력, 성차별 방치 의혹이 연일 업계 화두에 오르는 가운데, ‘피해자 지지’와 ‘사측 대응 성토’를 골자로 하는 공개서한에 현 직원 1,500명 이상이 서명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서한은 고소에 대한 회사와 프랜시스 타운센드 액티비전 블리자드 최고준법감시인(CCO)의 대내·외적 대응에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DFEH의 고소 이후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외신들을 통해 혐의를 부정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같은 시간 타운센드 CCO는 내부 직원들에게 고소에 대한 사측 입장을 설명하는 서신을 보냈다. 타운센드는 이 서신에서 DFEH이 LA 고등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대해 “사실관계가 부정확하며, 맥락 없고 철 지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고문으로 일하기도 했던 타운센드는 비교적 최근인 2021년 3월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입사했다. 사내 문화를 파악할 시간은 약 4개월가량 주어졌던 셈이다.
그러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근무 직원들을 주축으로 회사와 타운센드의 성명을 비판하는 분위기가 빠르게 조성됐다. 직원들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임원들이 직원 보호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 보호에 더욱 힘쓰고 있다며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여기에 최소 1,500명의 직원이 서명한 상태다.
공개서한에서 직원들은 “임원들은 직원 보호를 위해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법적 문제를 마주했을 때 이들이 보인 문제적 ‘공식 대응’을 보면서 우리는 경영진이 직원 안전을 본인들 이익보다 우선시하리란 믿음을 더는 견지할 수 없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더 나아가, 이번 고소가 ‘무의미하고 무책임하다’는 타운센드의 발언에 대해서는, “많은 전·현직 직원이 사내 괴롭힘에 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용납할 수 없는 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실제로 블리자드 직원들은 고소장 제출 이후 자신들이 직·간접적으로 경험, 인지한 성폭력 및 성차별 피해사례를 SNS나 레딧 등 인터넷 공간을 통해 폭로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경영진 앞
이하에 서명한 우리 직원 일동은 다음 사실에 동의한다. DFEH 고소에 대한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식회사 및 법무팀의 공식 성명, 그리고 프란시스 타운센드의 내부 성명은 혐오스러운 것으로서, 우리 일동이 믿고 있는 기업 이념을 모욕하는 내용이다. 다시 명확하고 분명하게 말하건대, 경영진의 언행과 행동은 우리 직원들의 가치관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회사와 타운센드의 성명문은 게임 업계 안팎의 평등을 고취하려는 우리의 목표를 훼손했다. (고소장에 제기된) 주장들에 대해 ‘왜곡됐으며 대부분 거짓’이라고 규정하는 행위는 사내에 피해자 불신 분위기를 조성한다. 더 나아가 우리 조직이 과연 가해자 행동에 책임을 지우고 피해자들에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 향후 같은 유형 피해자들이 당당하게 나설 수 있게끔 하는 역량을 지니고 있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성명문들을 통해 경영진이 우리의 가치관을 우선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에 조직 최고위 임원들부터 즉시 변화할 것을 촉구한다. 임원들은 직원 보호를 위해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법적 문제를 마주했을 때 이들이 보인 문제적 ‘공식 대응’을 보면서 우리는 경영진이 직원 안전을 본인들 이익보다 우선시하리란 믿음을 더 견지할 수 없다.
많은 전·현직 직원이 사내 괴롭힘에 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소에 대해 “무의미하고 무책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괴롭힘 및 가해 행위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을 표하는 공식 성명을 요구한다. 우리는 프란시스 타운센드가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고 ABK(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여성 직원 네트워크 스폰서 직무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직원 및 커뮤니티가 안전하게 발언하고 앞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경영팀이 직원들과 합심하여 새롭고 유의미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모든 형태의 부당 대우와 괴롭힘 행위를 당했던 친구, 팀원, 동료, 그리고 열정적 커뮤니티 멤버들을 지지한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겠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 회사가 다시금 자랑스러운 직장으로 변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우리는 변혁(change)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