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개발 중인 Xbox360용 ‘프로젝트 나탈(Natal)’의 시연 영상을 공개한다. 25일 도쿄게임쇼 2009 현장 MS 부스에서 진행된 시연을 직접 촬영한 것이다. /도쿄(일본)=디스이즈게임 이재진 기자, 현남일 기자
[‘프로젝트 나탈(Natal)’ 체험 영상 새 창에서 보기]
■ 프로젝트 나탈은? ‘프로젝트 나탈’은 Xbox360용으로 개발된 동작·음성 인식 시스템으로 플레이어의 손짓, 발짓과 같은 움직임을 게임 속에 그대로 표현한다.
얼핏 들으면 Wii용 컨트롤러인 ‘위모트’와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탈은 어떠한 컨트롤러도 손에 들지 않은 상태에서도 순수하게 몸짓과 음성으로 게임 플레이와 다양한 기능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
■ 정밀하게 움직임을 인식한다
직접 나탈을 체험해 보고 놀란 것은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상상 이상으로 매우 자세하게 인식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TGS에서 공개된 프로토타입의 나탈은 거대한 센서 하나(TV밑에 설치 되어있었다, 촬영불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 하나로도 유저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인식할 뿐 아니라, 아주 작은 움직임까지 포착해 냈다.
가령 게임 속에서 캐릭터 앞에 있는 공을 앞으로 친다고 하자. 단순하게 팔을 움직여 공을 건드리면 될까? 아니다. 먼저 공이 있는 위치로 먼저 팔을 뻗은 다음, 마치 배구에서 스파이크를 하듯이 정확하게 앞으로 휘둘러야만 한다. 그러면 게임 속의 공은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인식해서 팔을 휘두른 속도와 각도 등에 반응을 하고 앞으로 날아간다.
심지어 점프도 인식된다. 나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후 9 kg이나 체중이 줄었다는 MS 관계자가 숙련된 조교의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팔을 인식해도 단순하게 하나의 막대기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탈은 유저의 어깨에서 팔뚝까지, 그리고 팔뚝에서 손바닥까지 관절을 따로 따로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다리는 엉덩이에서 무릎까지, 무릎에서 발바닥까지 자세하게 인식한다).
덕분에 게임 속에서 표현되는 캐릭터는 실제 유저의 움직임과 굉장히 흡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한편 나탈은 플레이어의 신장 정보 및 팔의 길이, 다리 길이. 신체의 모양도 정확하게 인식한다. 가령 키가 큰 사람이 게임을 한 직후에 작은 사람이 게임을 하더라도 그에 맞춰 인식을 한다는 뜻이다.
다만 시연에서 공개된 나탈은 아직 프로토타입이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계속 바뀌면서 게임을 하면 가끔 인식에 오류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생길 때는 센서를 손으로 잠깐 가렸다가 떼면 거의 100% 정확하게 다시 인식했다.
단순하게 좌/우 뿐 아니라. 몸의 앞/뒤 움직임도 인식하기 때문에 입체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한국 게임기자 최초로 나탈을 체험하고 있는 현남일(깨쓰통).
■ 나탈로 레이싱 게임을 하면?
사실 위의 영상에 나와있는 3차원 벽돌깨기 게임의 경우.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과거 소니에서 나온 <아이토이>와 많이 다르지 않은 편이었다. 유저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인식하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보다 디테일하고, 입체적인 <아이토이>”라고 할까?
하지만 나탈의 진정한 진가는 그 다음에 선보인 “레이싱 게임”에서 드러났다. MS가 공개한 나탈용 레이싱 게임은 <번아웃>을 만들었던 크라이테리온 게임스에서 개발해서 그런지 <번아웃 파라다이스>와 비슷한 수준의 그래픽과 적절한 아케이드성이 녹아 들어있었는데. 놀랍게도 자동차의 조작에 “어떠한 도구”도 필요하지 않았다.
유저가 센서 앞에서 두 팔을 쭈욱 뻗어 마치 휠을 잡고 있는 것 같은 포즈를 취하기만 하면 운전 준비는 끝난다. 그 이후의 조작은 아주 간단하다.
만약 오른쪽으로 팔을 회전하면 자동차는 우회전을 하고, 왼쪽으로 회전하면 좌회전한다. 만약 브레이크를 밟고 싶다면 내딛은 오른 발을 뒤로 빼면 되고, 후진을 하고 싶으면 계속 뒤로 뺀 상태로 그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어떠한 컨트롤러도 필요 없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그저 게이머의 몸을 움직이기만 하면 굉장히 실감나게 레이싱을 즐길 수 있었다.
참고로 센서의 인식 범위는 굉장히 넓다. 사진 밑의 검은 원 내에서는 모든 움직임이 인식되었다.
그렇다면 나탈의 반응 속도는 어떨까? 바로 결론을 말하자면 굉장히 쾌적했다. TGS에서 체험한 두 가지 게임은 모두 움직임과 게임 반영에 거의 딜레이를 느낄 수 없었다.
전반적으로 나탈은 Wii용 리모트 등과는 다르게 ‘자신의 몸만 있으면’ 쾌적하게 모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하드웨어였다.
물론 얼마나 많은 게임들이 나탈을 지원할지, 그리고 나탈에 최적화 된 게임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가격을 얼마나 될지 등이 관건이긴 하다. 그래도 이제 공개되고 얼마 되지 않은 하드웨어인 만큼 Xbox360유저라면 충분히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