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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화제였던 스팀판 그랜드체이스, 유저 절반 ‘부정적’인 이유

"과거는 과거일 때 가장 아름답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1-08-19 15:26:05

스팀을 통해 화려하게 복귀했던 <그랜드체이스>가 발매 후 급격히 부정적 평가를 받고있다. 이런 평가의 이유는 무엇일까?

 

7월 28일 개발사 코그는 스팀에서 <그랜드체이스 클래식>을 글로벌 오픈했다. <그랜드체이스 클래식>은 과거 서비스했던 <그랜드체이스>의 ‘복각판’ 게임이다.

 

<그랜드체이스 클래식> 발매 소식을 향한 팬 반응은 뜨거운 편이었다. 코그에 따르면 CBT 첫날부터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유저가 몰렸다. 출시 다음 날인 29일 오전 스팀 통계에서도 동시접속자 79,221명을 모으면서, <CS: GO>, <뉴 월드> CBT, <GTA V>등 쟁쟁한 작품들에 이어 6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이용자 수는 급락하는 모양새다. 스팀DB 통계에 따르면 동시 접속자 수는 출시 당일이었던 7월 28일 7만 9,883명을 기록한 뒤 한 번도 최고점을 경신하지 못했고 꾸준히 줄어들었다. 8일 19일 오후 1시 30분 기준으로는 24시간 내 최대 접속자 수 2만 3,425명, 현재 이용자 수 1만 3,000여 명을 기록하는 중이다.

 

출시일 이후 <그랜드체이스 클래식> 이용자 수 감소 추이 (출처: SteamDB)

 

이처럼 게임 출시 직후 이른바 ‘개점 효과’로 이용자 수가 순간 몰렸다가 빠져나가는 사례는 절대 드물지 않다. 특히 <그랜드체이스 클래식>처럼 무료 서비스 게임이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게임에 쏟아진 대대적 혹평을 볼 때, <그랜드체이스 클래식>의 유저수 감소는 그저 ‘거품이 빠지는’ 과정으로만 간주할 수는 없을 듯하다.

 

2003년 출시된 <그랜드체이스>는 애니메이션풍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2015년까지 10년 이상 서비스하며 적지 않은 인기를 구가했다. 이후로 <그랜드체이스M>, <그랜드체이스 for 카카오> 등 모바일 후속작이 뒤를 이어 왔으나 PC 버전이 나온 것은 7년여 만에 처음이다.

 

<그랜드체이스>는 일본, 중국, 대만, 브라질 등에 수출된 글로벌 게임이기도 했다. 코그에 따르면 당시 전 세계 이용자 수 약 1,800만 명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로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스팀 버전 서비스 재개도 결정되었고, 2021년 7월 14일부터 21일까지 CBT를 진행한 뒤 같은 달 28일 글로벌 오픈을 단행한 것.

 

그러나 스팀 버전 <그랜드체이스 클래식>의 평가는 불과 52% 유저에게서만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복합적’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는 기대에 못 미치는 완성도와 운영 때문으로 보인다. 유저들은 여러 가지 영역에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유저들의 부정적 평가 (출처: 스팀)

 

 

먼저 지나치게 낡은 UI 및 최적화 문제가 부정 평가의 원인이 됐다. 2021년 출시작인데도 4:3 화면비만을 지원해 일반적인 16:9 스크린에서는 온전히 즐기기 어렵다. 메뉴를 여닫거나 채팅을 입력하는 등의 기본적 동작에서 불편할 정도의 렉이 발생한다. 서버 점검이 잦고 접속 장애도 자주 일어난다.

 

아이템 장착이 안 되는 치명적 버그를 포함해 여러 버그도 발생한다. 팬들은 CBT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빠짐없이 지적했음에도, 개발사가 이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 채 7월 28일 정식 오픈 일정을 고수했다는 사실에도 분노를 표하고 있다. 사실상 ‘미완성’ 게임이라는 평가다.

 

유저 편의 및 시스템 개선 측면에서 이렇듯 미흡한 모습을 보여준 반면, 콘텐츠 운영은 ‘유저 적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더 큰 불만을 산다.

 

우선, 원작의 20개 캐릭터 중 4개 캐릭터만 이용 가능한 이유를 유저들은 대체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유저들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신,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캐릭터들을 천천히 ‘재탕’해 이윤만 챙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캐릭터가 넷 뿐인데도 이미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덤이다.

 

아이템 제작 및 획득의 난도가 상승했고, 공격 스킬은 너프됐으며, 필수적으로 사용되던 회피기들이 삭제됐다. 여기에 단순한 AI, 높은 체력, 강한 공격력으로 무장한 몬스터들의 문제도 있다. 전반적으로 게임에 존재하던 것들을 일부러 누락시키거나 변경해 되려 유저들에게 '불편하고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유저 사이에서 이런 운영 방식은 육성을 강제해 과금을 유도하려는 ‘계략’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특히, 인게임 재화인 GP로는 유용한 장비 아이템을 살 수 없고, 유료 재화 VP를 통해서만 유의미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이런 의혹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