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연 정보
■ [들어가며] 과거와 현재의 변화된 개발환경에 대한 궁금증
콘솔 게임에서의 RPG, 스포츠 게임 등 과거의유명 타이틀을 예로, 개발 프로세스의 변천과 현재의 개발방법, 그리고 그것을 발전시킬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비즈니스로서 어떻게 게임을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소개한다.
26일 오늘, 반다이남코 게임즈의 프로듀서 겸 어시스턴트 매니저를 맡고 있는 카와시마 켄타로는 ICON 2009에서 과거와 현재의 변화된 개발환경에 대해 이야기 했다. 또한 자사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좀 더 효율적인 개발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 양진혁 학생기자
※ 디스이즈게임은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 학생기자단과 국제콘텐츠개발자콘퍼런스(이하 ICON 2009) 참관기를 제작합니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보고 들은 상세한 내용과 강연에 기대했던 점, 소감 등을 블로그 글쓰기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참관기의 내용과 의견은 디스이즈게임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혀 둡니다. /디스이즈게임 취재팀 |
■ 진정한 '엔터테인먼트'란 자신이 아니라 남을 즐겁게 하는 것
"만담을 하는 코미디언들은 본인도 즐거워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즐거운 듯 얘기하지만 전력을 다해 관객을 웃기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매우 힘이 들지요. 게임 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코에 입사하여 5년이 지나서야 게임이란 단지 자신이 좋아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카와시마 켄타로 PD는 게임 개발자의 처지를 이와같이 비유했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사전을 찾곤한다는 카와시마 켄타로 PD는 엔터테인먼트의 뜻 역시 사전에서 찾았다고 한다. 그가 답으로 고른 것은 엔터테인먼트가 가진 '접대'라는 의미.
"신입사원 연수를 담당한 적이 있었는데, 신입사원들에게 여러분은 게임 제작을 싫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는 일화를 들며 초보 게임 디자이너들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게임 개발은 내가 기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다른 사람이 기뻐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게임 디자이너의 역할은 가능한 많은 유저가 즐거운 마음으로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 '무엇을 체험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
카와시마 켄타로PD는 과거 가정용 게임기가 기호로 표시된 이미지를 상상을 통해 받아들이도록 도왔던 것에 비해 점차 가상체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게임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기호적으로 게임의 재미가 검증이 되면 연출적 요소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무척 낡은 생각입니다."
그는 '게임성'이라고 대표되는 게임의 인터렉션의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으로는 유저에게 충분한 재미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이야기 했다. 이제는 점차 어떻게 즐길 것인지보다 무엇을 즐길지가 중요해진다는 뜻.
또한 카와시마 켄타로 PD는 "언젠가 궁극의 <태고의 달인>(남코의 아케이드 리듬액션 게임)이 무엇일지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아마 일본 여름축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가족들의 응원과 유명 가수의 노래에 맞춰 북을 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체험 요소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은 '유저가 무엇을 경험할 것인가?'
"저희가 마케팅적으로 조사한 결과 유저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스토리와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은 세계관이었습니다. 게임 시스템은 가장 나중이었습니다."
자신도 개발자인만큼 시스템을 만들기 좋아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한 카와시마 켄타로 PD는 이러한 결과에서 자신도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이후부터, 게임 시스템은 가장 마지막에 생각하고 게임을 만들고 있으며 그렇게 지도하고 있다고 한다. 고객들은 어떤 체험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 때문에 시스템은 그저 부수적일 뿐이라는 것이 그의 의견.
그리고 그는 그 예로 반다이남코의 게임 <7 몰모스의 기병대>와 <비너스 브레이브>를 들었다. 두 게임 모두 시스템적으로는 거의 유사하지만 그래픽이나 연출적으로 많은 부분이 새로워져서 전혀 다른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 고객의 입장에서 재미를 생각하라.
카와시마 켄타로 PD는 젊은 시절 자신의 기획서가 누차 폐기되는 것 때문에 고생했던 일화를 들어 디자이너 중심의 기획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야기했다.
"어디서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이가 대충 감으로 써낸 기획서를 믿고 10억엔씩 제공해주진 않습니다"라는 것이 그의 이야기. 회사가 내 생각대로 게임을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하기 전에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고객의 필요를 파악하고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반다이 남코의 경우 국가의 특성까지도 고려하여 이것을 체계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간단한 예로 '유럽 지역 게이머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주로 등장하는 눈이 큰 캐릭터를 싫어한다'는 식의 내용을 상하 관계를 명확히 하여 더욱 구체화 하는 것이다.
■ '반다이남코 게임즈'의 시나리오 작법. 그 핵심은 과학적인 체계
체험 요소를 독특하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로 세계관과 시나리오를 들은 카와시마 PD는 "장인의 영역이기 때문에 과학화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라고 이야기하며 반다이남코 게임즈의 시나리오 작법 기술에 대한 운을 띄웠다.
사내 시나리오 작가가 써온 두 세개의 시안을 보고 한 100개 정도는 뽑아오면 이야기해보자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이 방식은 크게 다음의 4단계로 나누어진다.
1) 가능한 많은 이야기 원안을 만든다.
원안 제작은 세부적으로 아래의 틀에 맞춰 내용을 채우는 것으로 완료된다.
① 시나리오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인가?
② 주인공은 누구인가?
③ 주인공의 목적은 무엇인가?
④ 주인공의 수단은 무엇인가?
⑤ 세계관은 무엇인가?
⑥ 2~5번이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부분은 무엇인가?
⑦ 왜 고객들이 이 게임을 사는가?
카와시마 켄타로 PD는 실제로 이 방법을 통해 일주일 동안 백여개 가량의 시나리오 원안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작가적 재능이 없는 사람도 이 포맷에 따라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라고 이야기했다.
2) 대강의 줄거리 만들기
줄거리 작성에서도 고객 체험에 대한 염두는 반영되어 있다. 단순히 이야기의 흐름을 쓰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주의를 끌 수 있는 부분과 이로 인해 충족되는 '필요'(needs)에 대해서도 함께 작성하기 때문이다.
또한 카와시마 켄타로 PD는 이 방식의 장점으로 유사 게임의 비교를 쉽게 해준다는 점을 들었다. 서로 다른 형태의 기획서로 제출된 게임은 비교하기 어렵지만 동일한 형식으로 작성된 문서는 확연한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3) 구성표를 작성
이 단계에서는 게임에 맞춰 세부적인 내용을 작성한다. 단순히 플롯이나 연출의 구체화 이상의 세세한 작업을 필요로 한다. 신(Scene)이 몇 개며 필요한 영상은 몇 개인지, 또한 예상 플레이 시간등 게임 전반에 걸쳐 하나하나 많은 설계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기획이 통과되기 이전부터 이런 단계를 거쳐야 한다.
4) 시나리오 작성
위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시나리오의 작성. 여기서도 가장 중요한 점은 작가가 아닌 타인이 어떻게 이것을 받아들일 것인가이다.
■ 디렉터의 역할은 리더십의 발휘가 아니라 컨셉의 유지
"과거에는 선도부 위원같은 목소리 큰 사람들이 팀을 관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사람이 많아지고 통제가 복잡해지면서 그러한 리더십은 의미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소규모 개발이 일반화되던 시절의 팀 운영과 현재의 차이를 이야기하며 카와시마 켄타로 PD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했다. 리더십보다 중요한 요소가 따로 있다는 것. 그것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게임 컨셉을 전달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소규모 팀에서 발생하는 불화등은 어느정도의 리더십으로 무마할 수 있지만 대형 프로젝트일 수록 그 역량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의 컨셉
"저는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낼 수 있으니 뽑아 달라는 사람은 가장 먼저 입사시험에서 탈락시켰습니다. 이건 마치 배트 스윙은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날 타자로 뽑아달라는 것과 같습니다. 중요한건 스윙이 아니라 볼이 배트에 맞느냐입니다."
체험 요소를 대표하는 게임의 컨셉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이야기한 카와시마 켄타로 PD는 컨셉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아이디어는 어떤 것이든 상관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팀 내의 아이디어가 충돌하는 것은 두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게임의 컨셉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컨셉을 정교하게 유지하며 공유하는 것이 개발에 있어 가장 큰 일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 일을 맡을 사람은 디렉터이므로 디렉터는 센스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컨셉을 명확히 하는 사람이 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