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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100만 장 판매·스팀 상위권… 글로벌 노린 국산게임들 근황

연말연시 주목할 행보 보인 게임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2-01-28 15:17:07

‘국내 게임업계는 글로벌 시장을 등한시한다.’

 

한동안 유효했던 비판이다. 그러나 추세는 계속 변해왔다. 특히 <배틀그라운드> 등 글로벌 히트작의 등장 이후 한국 게임사들이 ‘내수시장에 올인’하는 경향은 예전 같지 않다.

 

오히려 유력 스튜디오 파트너십 및 인수, 혹은 자체 노력 등으로 글로벌 게이머와 어떻게든 만나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이른바 ‘내수용 BM’을 추구하는 게임이더라도 인접 문화권으로의 진출 계획을 고려하는 사례가 훨씬 많아졌다.

 

업계의 지속적 진출 시도는 이제 분명한 반향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긍정 반응만을 얻고 있지는 못하지만,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은 모두 응원할 만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국산 게임들의 최근 동향과 게이머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네오위즈 유통, 사우스포 게임즈 개발 <스컬>

 

 

# “국내 인디 중 최초” 100만 장 돌파: <스컬>

 

1월 27일 네오위즈의 <스컬>은 누적 100만 장 판매를 자축했다. 네오위즈에 따르면 이는 정식 출시 1년 만의 성과인 동시에, 국내 인디 게임 중 최초의 기록이다.

 

개발사 사우스포게임즈는 정식 출시 1년여 전부터 스팀을 통해 얼리엑세스를 시작하며 전 세계 PC 게이머들과 개발 과정을 함께하면서 인지도와 긍정 평가를 쌓아나갔다.

 

얼리엑세스는 유저들의 피드백 확인과 개발비 마련에 도움이 되지만 게임에 대한 전반적 평가와 인식을 낮출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스컬> 또한 얼리엑세스 초기에는 업데이트 빈도와 소통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활발한 피드백 수용을 통해 변모해가는 게임의 모습에 유저들은 호평과 응원을 보냈다. 정식 출시 이후 <스컬>은 스팀에서 90%의 이상의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는 중이다.

 

네오위즈에 따르면 평가뿐 아니라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2021년에는 스팀에서 얼리엑세스를 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여러 게임 중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해당 부문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2021년 스팀 '얼리엑세스 졸업' 부문 플래티넘 등급에 올랐다.

 

 

# 분명한 관심, 그러나 이겨내야 할 문제들: <앤빌>

 

스팀에 따르면 <앤빌>은 2021년 12월 출시한 스팀 게임 중 매출 상위 20위 안에 든 것으로 밝혀졌다. 12월 2일 서비스를 시작한 <앤빌>은 탑다운 시점의 SF 슈팅 게임으로 로그라이크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플레이어 캐릭터인 ‘브레이커’가 되어 직업군 중 하나를 선택해 매 게임 새로워지는 스테이지 구성을 돌파하는 구조다. 플레이할 때마다 스킬 업그레이드와 유물 획득 등 요소도 변화해 다양한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앤빌> 스팀 상점 페이지

판매량 순위에서 보이듯 많은 관심을 얻었지만, 평가는 다소 미묘하다. 스팀 기준으로 1,480명의 리뷰어 중 66%가 게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복합적’ 상태에 머물러있다. 다만 실제 리뷰를 살펴보면, 부정적 평가를 남긴 유저들도 게임의 핵심적 재미에 대해서는 호평하는 반응이 많아, 문제점 개선으로 향후 평가가 호전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유저들이 좋게 평가한 인게임 요소는 패링과 회피 등 컨트롤의 재미를 높이는 시스템, 이를 통한 스릴과 박진감 넘치는 게임플레이, 직업군별 플레이 차별성 등이다. 즉 액션 게임으로서의 기본기가 훌륭하다는 반응이다.

 

반면 부정적 평가는 난이도 급변, 솔로플레이의 어려움으로 인해 강제되는 멀티플레이, 로그라이크 시스템의 성장 효용감 부족 등에 집중되어 있다. 제작사 액션스퀘어가 게임에 쏟아진 초반 관심을 상승세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빠른 피드백 수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준수한 기본기의 '국산' 탑다운 슈팅, '앤빌'

 


 

# 물 들어오는데 노 젓는 이 없다?: <썬더 티어원>

 

<썬더 티어원>은 크래프톤이 자사 개발자의 개인 프로젝트를 살려 출시한 소규모 게임이다. 밀리터리 마니아인 크래프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벨 스몰레브스키의 개인적 취향이 강하게 반영돼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본격적인 밀리터리물로 제작됐다. 대표적인 밀리터리 게임 <아르마 3> 개발에 참여했던 스몰레브스키의 개발 이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출시 직후 큰 호응을 얻었다. 앞선 <앤빌>과 함께 12월 출시작 중 매출 상위 20개 게임 안에 들기도 했다. 유저들은 게임의 전략적 측면과 리얼함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아군 AI의 성능은 불만거리였지만, 멀티플레이로 이런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 평가에 도움이 됐다.

 

 

문제는 그 이후의 상황이다. 한 달 반 정도 만에 게임의 평가는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평가는 아직 ‘매우 긍정적’ 이지만 최근 30일의 긍정 평가는 10% 하락한 71%로서, ‘복합적’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유저 불만의 핵심은 사후지원 부재다. 게임은 정식 출시 작품이지만 전체 싱글플레이 플레이 시간이 약 2시간에 그치는 등 콘텐츠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제작진이 약속했던 모딩 지원도 이뤄지고 있지 않아 유저들이 자체적인 콘텐츠를 만들기도 쉽지 않은 상황.

 

현재 제작진은 출시 직후 잠시 개인적 정비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전한다. 인터뷰를 통해 모딩 툴, 피드백 반영을 약속한 만큼, 업무 복귀 이후 빠른 사후 지원이 이뤄질 것인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밀덕' 개발자가 말하는 썬더 티어원 "모딩 툴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파벨 스몰레브스키 디렉터

 

 

# 공격적 인플루언서 마케팅, 결실 있을까?: <슈퍼 피플>

 

히어로 슈터와 배틀로얄의 복합장르로 개발 중인 원더피플의 <슈퍼 피플>은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시도한 점에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진행했던 글로벌 클로즈베타 시기에 맞춰 원더피플은 해외 유명 FPS 스트리머 다수에게 홍보 스트리밍을 의뢰했다. 그 결과 12월 12일 트위치에서 최대 9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타이틀임을 생각하면 적지는 않은 수치로 보인다.

 

또한 여러 개의 인기 FPS 타이틀 스트리머를 폭넓게 섭외해 최대한 많은 FPS 유저들에게 접근하는 전략을 택한 점도 눈에 띈다.

 

<슈퍼 피플>을 플레이 중인 스트리머 슈라우드

 

예를 들어 <CS:GO> 프로 출신으로 994만 트위치 팔로워를 확보한 스트리머 슈라우드(Shroud), <배틀그라운드> 전문 스트리머인 초코타코(chocoTaco)와 웨키재키(WackyJacky101), <배틀필드> 시리즈를 오래 다뤄온 구독자 382만 명 규모 유튜브 채널 잭프랙스(jackfrags), <에이펙스 레전드> 스트리머 중 두각을 나타내는 티미(iiTzTimmy) 등이 <슈퍼피플>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들 채널에서 게임을 확인한 유저들의 평가와 기대는 갈린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유저들은 게임의 퍼포먼스, 빠른 속도와 조작 자유도, 흥미로운 특수능력 등에서 흥미를 느꼈다는 반응이다. 반면 다른 유저들은 기존 배틀로얄 장르와의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반응은 <배틀그라운드>와의 유사성에 대한 지적이다. 그래픽과 UI 등에서 <배틀그라운드>가 연상된다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저 일각은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해 ‘카피캣’ 게임이라는 비판을 가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플레이스타일 측면에서 두 게임의 경험이 크게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기사: CBT 무기한 연장한 '슈퍼피플', 긍정 반응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