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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3겜3색’ 넥슨 “미국 공략, 액션에 걸었다”

드래곤네스트, 마비노기 영웅전, 던전앤파이터 서비스

정우철(음마교주) 2010-06-16 15:55:23

넥슨의 미국법인인 넥슨 아메리카는 지난 해 약 4,526만 달러(약 57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넥슨 한국법인의 지난 해 매출이 3,295억 원인 것을 감안할 때, 넥슨 아메리카의 매출은 좀 더 성장해야 한다. 넥슨 일본법인의 지난 해 매출(1,635억 원)과 비교해도 1/3 정도 수준이다.

 

넥슨 아메리카의 매출은 형제 계열사에 비해 크진 않지만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지난 2007년에 2,9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넥슨 아메리카는 2008년 매출이 4,000만 달러로 1,000만 달러 이상 성장했다. 이어서 지난 해(2009년) 매출은 전년 대비 12% 성장했다.

 

미국에서 회사를 설립한 지 5년 만에 이룩한 결실이고, 두 번째 도전만에 얻은 값진 결과다.

 

넥슨이 미국에 처음 발을 내딛은 때는 지난 1998년. 캘리포니아에 있는 실리콘 밸리에 둥지를 틀고 넥슨의 첫 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서비스했다. 하지만 아직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았던 미국의 인터넷 환경과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결국 철수하고 말았다.

 

그리고 7년 뒤인 지난 2005년, 넥슨은 한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MMORPG <메이플스토리>를 들고 미국을 다시 찾았다. 그 결과, <메이플스토리>는 1,000만 명이라는 유저와 함께 미국에서만 동시접속자수 7만 명이란 기록을 갖게 됐다.

 

사세도 커졌다. 어느새 넥슨 아메리카의 직원도 140명에 이른다. 그리고 올해는 3대 게임쇼라고 불리는 E3 2010에 한국 게임 3종을 들고 출전했다.

 

E3 2010 사우스홀에 자리를 잡은 넥슨 아메리카의 부스.

 

 

■ 작아지는 미국 게임시장에서 성장한 넥슨

 

마이너스 26%.

 

다니엘 김 넥슨 북미법인장(오른쪽 사진)넥슨 아메리카의 성과와 향후 전략 발표회에서 위의 수치를 꺼내 들었다.  마이너스 26%는 전년 대비 올해 4월의 북미 게임시장의 성장률이다.

 

이는 미국 게임업계 역사상번째 안에 드는 마이너스 성장률로, 미국 시장의 상황이 매우 심각한 불황기임을 보여준다.

 

넥슨 아메리카는 작아지는 미국 게임시장에서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했다. 마이너스 성장의 주범은 온라인 게임이 아닌 콘솔과 PC 게임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넥슨은 아메리카는 콘솔 게임이 비워준 미국 게임시장의 한켠을 차곡차곡 채워 나갔다. 올해 1분기 성장율이 28%로 시장의 분위기와는 다소 대조적이다.

 

다니엘 김 북미법인장은 “넥슨 아메리카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은 부분유료화 온라인 게임이다. 넥슨 아메리카의 성장세는 북미에서 본격적으로 부분유료화 모델이 정착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이는 콘솔 시장이 하락한 만큼 온라인 게임 시장이 늘어나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넥슨 아메리카는 다양한 소액 결제 시스템을 북미에 안착시켰다. 현재 넥슨 카드는 애플의 아이튠즈 기프트 카드에 이어 선불카드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선불카드 유통점만 4만 개가 넘는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북미에서 <빈딕터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된다.

 

 

■ E3에 나서는 ‘이삼(李3)’ 개발자들의 액션 3종

 

넥슨 아메리카는 올해 액션 3인방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게임 3개를 론칭한다.

 

이번에 북미 시장에 선보이는 신작은 <드래곤네스트> <빈딕터스>(마비노기 영웅전) <던전 파이터 온라인>(던전앤파이터)의 3종으로 모두 액션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넥슨 아메리카가 액션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명쾌하다. 콘솔 게임 유저가 많은 미국에서 눈에 보이는 액션 장르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액션 3인방은 각자 유저층이 구별된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액션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개성 만큼은 남다른 게임들이라는 것이다.

 

<빈딕터스>는 하드코어 유저를, <드래곤네스트>는 미국에서 보기 힘든 액션성과 RPG, 그래픽적인 요소를 찾는 유저를, <던전 파이터 온라인>은 <더블 드래곤> 같은 고전액션의 향수를 느끼는 유저를 겨냥했다.

 

또한, 이들 액션 3종은 한국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만큼 앞으로 2~3년 동안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넥슨 아메리카는 기대하고 있다. 3개의 액션 게임을 E3 2010에서 선보이는 이유다.

 

E3 출품작 개발자인 이은석 실장(영웅전), 이은상 대표(드래곤네스트), 이정욱 팀장(던파).

 

다니엘 김 북미법인장은 앞으로 2~3년이 큰 기회라고 생각된다. 올해 10대가 되는 미국 아이들은 한 손에는 마우스, 다른 한 손에는 키보드를 들고 자란 세대다. 인터넷과 성장한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다. 몇 년 이후에 버블 베이비들이 우리의 타깃층이 되면 폭발적인 성장을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넥슨 아메리카가 E3에 부스를 내고 액션 3종을 선보인다. 이는 북미시장에 대한 각오라고 할 수 있고, 자신감이기도 하다. 이 게임들은 콘솔이나 패키지 타이틀과 비교해도 오히려 앞서가는 타이틀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오히려 미국에서 이런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큰 이슈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5년 동안 넥슨 아메리카의 성장 곡선.

 

 

■ 넥슨 아메리카 공모전의 성과와 개최 이유

 

넥슨 아메리카는 넥슨 공모전을 통해 개인과 인디 개발자 중에서 인재를 찾고 있다. 올해 공모전에는 115개의 게임이 응모했다. 넥슨 아메리카도 이런 호응을 얻을 줄 몰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공모전을 통해 뛰어난 개발자를 발굴했고, 조만간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곳도 있다. 아이폰 게임 <필드러너>의 개발사로 유명한 서브아토믹 스튜디오와 신규 프로젝트를 공동 개발하고 넥슨 아메리카가 퍼블리싱할 예정이다.

 

이렇게 공모전을 여는 이유는 전문 퍼블리셔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현지화된 게임을 안정적으로 선보이기 위함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넥슨 아메리카의 게임은 대부분 퍼블리싱이다.

 

미국적인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현지 개발자를 찾는 방법으로 넥슨 아메리카는 공모전을 선택했다. 그리고 넥슨 아메리카는 자신의 역량을 보다 강화할 수 있는 현재의 퍼블리싱에 집중하고 있다.

 

다니엘 김 북미법인장은  지금은 퍼블리싱에 집중하고 있다. 넥슨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북미 개발자들이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것이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철저히 현지화된 퍼블리싱과 개발 파이프 라인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