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5일 넥슨이 ‘디어 카트라이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정식으로 <카트라이더>의 끝을 알렸다.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는 지난 2022년 12월 모 매체 보도에 의해 한차례 알려진 바 있다. 이후 넥슨 개발법인 니트로 스튜디오 조재윤 디렉터는 보도 사흘 뒤인 12월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종료 사실을 공식화했다.
조재윤 디렉터는 공지에서 “서비스 종료에 대한 외부 기사로 많은 분께 걱정과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 오랜 기간 사랑받는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는 무겁고 중대한 소식이기에 라이더분들께 직접 말씀드리는 것이 디렉터로서의 예의이고 도리라고 생각해 2022 카트라이더 리그 슈퍼컵 결승전을 마친 뒤 1월 5일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드리고자 준비 중이었습니다”고 설명했다.
1월 5일 오늘 이뤄진 방송에 직접 출연한 니트로 스튜디오 조재윤 디렉터는 서비스 종료 보도 이후 지금까지의 상황, 서비스 종료 배경과 일정, 환불 계획, 리그 후속 계획, 라이더들을 위한 별도의 지원 대책을 모두 상세히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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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디렉터는 가장 먼저 “오늘은 이전과 달리 슬픈 소식을 전하기 위해 섰다. 기존과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정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전할 한국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 소식은 기쁘게 말하기 힘든 이야기이며, 모두가 슬픔을 느끼고, ‘이것이 과연 맞는 일인가?’ 생각하게 되실 만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저도 이 자리를 어렵게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조 디렉터는 12월 있었던 매체 보도로부터 지금까지를 “걱정과 혼란의 시간”이라고 표현하고, 그간의 상황을 정리해 전달했다.
먼저 2022년 12월 9일 뉴스 기사를 통해 한국 <카트라이더> 서비스의 종료 이야기가 전파됐다. 이에 많은 유저가 소식의 진위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걱정과 혼란을 느꼈다. 이후 11일에 조재윤 디렉터는 공지를 통해 서비스 종료 소식을 공식으로 전달했다.
약 열흘 뒤인 12월 22일에는 넥슨 사옥 앞으로 유저들의 항의를 담은 트럭이 도착했다. 조 디렉터는 “<카트라이더> 서비스 역사상 처음으로 트럭을 받게 됐다. 유저분들은 서비스 종료에 대한 우려와 슬픔을 트럭에 담아서 저희에게 전해주셨다. 그걸 바라보는 저희 역시 굉장히 힘들었고, 라이더분들 느꼈을 슬픔과 동일한 감정을 느꼈다”며 당시의 소회를 전달했다.
조 디렉터는 “원래는 오늘과 같은 자리를 빌려서 한국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 소식을 이야기해 드린 뒤 양해를 구하고 사과드리고자 했다. 그런데 저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외부에서 종료 소식이 먼저 전달되면서 라이더분들이 혼란스러우셨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디렉터는 한국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조 디렉터는 “<카트라이더>의 미래와 <카트라이더> IP의 미래를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어떻게 하면 <카트라이더> IP가 많은 분께 사랑받고 더 빛날 수 있을지 수많은 시간, 수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논의 와중에 지적된 것은 PC <카트라이더>의 ‘노후화’였다. 조 디렉터는 “18년 세월 동안 서비스해오면서 최신 게임에 비해 부족한 점들이 많이 발생했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큰 노력이 있었다. 라이더분들께서 그런 노력을 아시고 가능성을 보면서 응원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부족함은 발생했다. 조 디렉터는 “하지만 그런 개선 노력, <카트라이더>를 더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들인 노력이 100% 성공했냐고 하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 (노력이) 부족했고, PC 카트가 최신 게임과 비교해 부족함이 많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제작진이 파악한 또 다른 문제는 서비스 장기화에 따른 유저간 실력 격차 발생이었다. 기존 유저들의 경우 오랜 시간 실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신규 유저들은 경쟁에서 도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개발진은 그 격차를 없애기 위해 많은 시간 노력했지만, 이 또한 실패했다.
조 디렉터는 “저희가 부족했고, 제가 부족했기 때문에 격차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 밖에도 <카트라이더>의 문제점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어떻게 IP를 더 빛나게 할 수 있을지 이야기한 끝에 힘겹고 어려운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서비스 종료 결정을 이후에도 게임 업데이트가 지속되고 발표가 미뤄진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게임을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유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조 디렉터는 이야기한다. 그는 “ <카트라이더>를 서비스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라이더분들과의 약속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간 쇼케이스 등을 통해 발전과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미래를 말씀드렸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계속 게임을 개발했고,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더라도) 그 결과물을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둘째는 ‘카트라이더 리그 슈퍼컵’을 준비중이었기 때문이다. 슈퍼컵은 <카트라이더>의 1년을 마무리하고 즐기는 축제다. 조 디렉터는 “슈퍼컵 준비 와중에 서비스 종료 얘기를 한다면 모두가 즐겨야 할 슈퍼컵이 축제의 장이 될 수 없으리라 판단했다. (중략) 한해 최고의 팀과 선수를 가리는 자리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슈퍼컵이 종료되면 이런 자리를 빌려 설명해 드리고 양해를 구하고 사과드리면서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유저들의 혼란을 가중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조 디렉터는 “저희 의도와 무관하게 서비스 종료 이야기가 외부에 먼저 노출이 되었다. 디렉터로서 잘못된 선택과 결정으로 오히려 여러분께 혼란과 피해를 드렸다고 생각한다. 저의 책임으로 인해 혼란을 드린 점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조 디렉터는 유저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조 디렉터는 “소식을 전하는 저 또한 굉장히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다. 이 순간 소식을 접하는 모든 분, 그리고 사전에 알았던 분들이 느낄 상실감과 슬픔은 어떠한 위로와 사과 말씀드려도 부족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울고 웃었던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가 얼마나 크게 와닿고 얼마나 슬픈지 잘 알 수 있고, 저 역시 함께해온 세월이 있기 때문에 그 마음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책임감을 느낀다. 지금까지 카트라이더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라이더분들이 있어서 <카트라이더>가 있었고, 레이싱을 통해 함께 경쟁하고 웃고 우는 모든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디렉터는 이후 진행될 서비스 종료의 구체적 일정, 환불 정책, 유저 지원(보상) 정책,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기본 운영 방안, 마지막으로 <카트라이더>에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로 이어지는 e스포츠 연계방향 및 글로벌 e스포츠 개발 계획까지 상세히 밝혔다.
▲ 서비스 종료 일정
먼저 1월 6일 <카트라이더>의 결제 서비스가 종료된다. 1월 12일에는 기존 유저들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로 이전할 수 있게 도울 ‘라이더드림 프로젝트’의 공식 페이지가 오픈된다. 2월 1일에는 <카트라이더> 환불 신청 페이지가 오픈되며, 3월 31일에는 최종적으로 서비스 종료가 이뤄진다.
환불은 총 1년의 결제 기간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최근 6개월인 2022년 6월 7일부터 2023년 1월 6일 오전 5시까지 <카트라이더>에 유료 결제한 내역은 아이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넥슨캐시로 전액 환불된다.
그 이전 6개월에 해당하는 2022년 1월 7일부터 2022년 6월 6일까지 <카트라이더>에서 진행한 결제 내역의 경우 넥슨의 서비스 종료 정책에 따라 넥슨캐시로 부분 환불된다.
▲ 라이더 드림(Dream) 프로젝트
<카트라이더>와 함께한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추가 지원책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플레이 시간, 보유 아이템 등 <카트라이더>에서의 플레이 기록을 바탕으로 추후 열리는 ‘카트라이더 드림 상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레이서 포인트를 신청할 수 있다.
레이서 포인트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게임 아이템 혹은 굿즈로 교환할 수 있게 준비할 예정이다. 또한 모든 이벤트 참여자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정규시즌 오픈 이후 받아 갈 수 있는 게임 아이템인 ‘카트라이더 헌정 패키지’도 준비된다. 헌정 패키지는 카트 바디 1종, 캐릭터 1종, 스티커 3종으로 구성된다.
또한 오랜 기간 <카트라이더>와 함께한 이용자들이 게임을 추억할 수 있도록 본인의 플레이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스냅샷 이벤트’와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원작 BGM을 재생목록으로 제작한 ‘카트라이더 플레이리스트 아카이브’도 선보인다.
▲ ‘3No’ 정책 지켜질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조 디렉터는 이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서비스 방향성과 수익 모델을 공개했다. 우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3No’ 정책을 기반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먼저 ‘No P2W’ 정책이다. 결제 여부는 승패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이용자의 실력만이 레이스의 승패를 가리는 요소가 된다. 둘째는 ‘No 캡슐형 아이템’ 정책이다. 게임 내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카트바디는 ‘레이싱 패스’와 상점을 통해 직접 획득할 수 있다.
마지막은 ‘No 확률’ 정책이다. 정규시즌 때 선보일 카트 업그레이드 시스템은 확정적으로 등급을 올릴 수 있게 제공하면서 게임 내 시스템 전반에 확률 요소가 작용하지 않도록 한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이러한 ‘3No’ 정책을 통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을’ 지향한다는 방침이다.
▲ 글로벌로 확장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e스포츠
끝으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e스포츠의 글로벌 확장 계획도 밝혔다. 먼저, ‘카트라이더 리그’의 역사를 함께한 선수와 팬들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e스포츠에서도 함께 할 수 있도록 그 역사를 계승한다.
또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e스포츠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각종 협회, 단체,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팬들이 리그를 더욱 재미있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부가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건전한 리그 환경 마련을 위해 장기적 참가 의지와 재정 안정성을 가진 기업팀을 선정 및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처우를 개선한다. 팀 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된 구단에는 지원금, 리그 참가 슬롯 등을 제공해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다. 그리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선수에 대한 공정한 계약 체결 여부와 기업의 재정 안정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 디렉터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e스포츠의 연간 로드맵도 공개했다. 올해 총상금 6억 원 이상 규모로 4회의 공식 대회가 개최된다. 3월부터 열리는 두 차례의 프리시즌 토너먼트를 시작으로 8월에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공식 리그를, 연말에는 세계 각지 선수들이 주행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글로벌 페스티벌(가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하는 전용 대회를 개최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아마추어 대회도 열어 풀뿌리 e스포츠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조 디렉터는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가 ‘끝이 아닌 새 시작’이라는 말과 함께 발표를 마무리했다. 조 디렉터는 “우리가 즐겼던 <카트라이더>의 이야기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로 그 역사를 이어가고, 행복했던 순간도 이어질 수 있다고 약속드린다. 지금까지 카트라이더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