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의 전설> 신작이 왜 70달러야?’
현재 <젤다의 전설> 팬덤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질문이다.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하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 닌텐도가 스위치에 내놓은 게임 중 최초의 69.99달러 게임(합본 타이틀 '하이랄의 전설들 DX'제외)으로 결정되면서, 가격의 합리성을 둘러싼 논의가 뜨겁다.
불만이 제기된 가장 주된 이유는 그동안 닌텐도의 스위치 게임들 정가가 59.99달러(국내 정가는 약 6만 5,000원)를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시로 지난해 11월 출시한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역시 국내에서 6만 4,800원에 판매됐다.
이것은 PS5, Xbox 시리즈 X 등 현세대 게임 콘솔의 신작 정가가 평균 7만~8만 원 수준으로 인상된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닌텐도의 ‘가격 유지’를 자연스럽게 여겨 왔다. 스위치 게임과 ‘현세대’ 게임들 사이의 어쩔 수 없는 퀄리티 격차 때문이다.
닌텐도의 스위치는 휴대용 기기일 뿐만 아니라 6년 전 출시된 기본 사양을 아직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PS5, Xbox 시리즈 X 등 타사 주력기기와는 현저한 성능 차이를 보인다. 그 결과 스위치 독점 신작의 표면적 비주얼/오디오 품질 역시 타 플랫폼의 최신작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타 기업들이 게임 정가를 인상하며 퀄리티 향상, 제작비 증가 등의 근거를 내세웠던 것에 비해, 닌텐도는 가격 인상을 방어할 논리가 비교적 빈약했던 셈이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가격을 향한 불만 역시 이러한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스위치의 간판 타이틀이라 하더라도 하드웨어로 인한 근본적 퀄리티 한계는 간과할 수 없다는 것.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불만을 품고 있을까? 서양권 닌텐도 전문 매체 겸 커뮤니티 ‘닌텐도 라이프’는 이 문제를 두고 자체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설문을 진행했다. 엄밀한 방식으로 진행된 설문은 아니지만, 팬 중심 커뮤니티인 만큼 대략적인 분위기를 짐작해볼 만하다.
이 설문에서 ‘젤다 신작을 70달러 주고 사겠냐’는 질문에 ‘기꺼이 사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전체 8,100여 명 중 38%로 나타났다. 또한 ‘더 싸게 구매하려 노력해보고, 다른 방도가 없다면 70달러에 사겠다’고 답한 사람은 19%, ‘구매할 것이지만 깊은 울분을 느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5%, ‘싸게 파는 곳을 찾아내면 사겠다’는 답변은 13%였다. 그 외에는 ‘할인을 기다리겠다’ 8%, ‘말도 안 된다’ 5%, ‘원래 관심 없었다’ 3%로 나타났다.
한편, 69.99달러 가격에 찬성하는 유저들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 거시경제 악화 등 업계 전체에 닥쳐온 환경 변화를 언급하며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전편의 아성을 생각 볼 때,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퀄리티 역시 70달러에 충분히 값할 것이라는 희망적 전망도 제시된다.
그러나 ‘반대 진영’의 걱정거리는 <티어스 오브 더 킹덤> 단일 타이틀의 가격에 그치지 않는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을 필두로 닌텐도 역시 ‘정가 70달러 시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것이라는 염려가 함께 제기되는 중이다.
이러한 우려에는 닌텐도가 직접 답변에 나섰다.
외신 게임인포머를 통해 전달한 성명에서 닌텐도는 이번 가격 정책이 스위치 신작 게임 전반의 가격 인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가격 책정은 개별 게임 단위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닌텐도는 “우리는 모든 닌텐도 제품의 권장가격을 ‘케이스 바이 케이스’ 방식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향후 출시할 닌텐도 주력 게임의 가격이 70달러로 일괄 인상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닌텐도는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가격 책정 근거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