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종료 계획은 2022년 2월 발표됐다. 당시 닌텐도는 "제품의 자연스러운 수명 주기에 따라" 해당 플랫폼의 e숍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며, 기존에 다운로드했던 콘텐츠는 다시 다운로드할 수 있지만 새로 콘텐츠를 구매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구매한 게임과 DLC의 재 다운로드는 당분간 지원하지만, 이 또한 차후에는 종료될 예정이다.
해당 사실을 접한 닌텐도 관련 커뮤니티는 즉각 반발했다. 핵심 중 하나는 '닌텐도 3DS'와 'Will U'의 '버추얼 콘솔' 서비스로 제공한 '클래식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버추얼 콘솔은 닌텐도 e숍의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로, 슈퍼 패미컴, 닌텐도 64, 닌텐도 DS 등으로 발매된 500개 가량의 클래식 게임을 Wii, 3DS, Wii U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e숍에 존재하는 약 1,000개의 '디지털 전용' 타이틀과 콘텐츠를 구매하고 플레이할 방법이 사라진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출처: 닌텐도)
다수의 전문가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게임사의 방침에 따라 언제든지 다운로드 버전 게임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비영리 단체 '비디오 게임 역사 재단'은 트위터를 통해 "사업적 현실을 이해할 순 있지만, 이러한 타이틀을 보존하기 위한 제도적 작업을 막는 것은 비디오 게임 역사를 적극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라며 닌텐도가 입장을 재고하고 해결책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닌텐도는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예정대로 구형 기기에 대한 e숍 폐쇄를 진행하게 됐다.
참고로 서비스 종료 직전 다수의 버추얼 콘솔 게임이 판매 순위 랭킹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된다.
비디오 게임 역사 재단의 성명문 (출처: 트위터)
이에 한 유튜버가 자발적으로 게임 보존 운동에 나섰다. 3월 19일, 유튜브 채널 'The Completionist'는 종료 소식이 발표된 후 모금을 통해 약 328일 동안 866개의 Wii U와 1,547개의 3DS 게임을 직접 구매했다. 사용된 금액은 약 22,791 달러(한화 3천만 원 가량)다.
게임을 구매하는 과정은 고됐던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가 e숍 폐쇄를 결정한 이후로 신용 카드 결제가 제한됐기에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다니며 464개의 e숍 카드를 구매해야만 했으며, 계정 당 250달러 이상의 잔액을 보관할 수 없었기에 카드를 차례차례 사용해야 했다. 게다가 Wii U는 남은 저장 공간에 상관없이 한 번에 특정 개수의 게임만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운로드한 모든 게임은 '비디오 게임 역사 재단'에 기부될 예정이다. 채널 운영자 '지라드 카릴'은 "비디오 게임 보존에 대한 문제는 현실적으로 다가와 있다. 게임 산업이 태어난 이후로 우리는 매일 게임을 영원히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때문에 비디오 게임 보존에 힘쓰는 이들을 후원해 왔다"라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문제가 남아 있다. 게임 자료를 보관한 채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을 초대해 시연하는 것 정도는 괜찮지만, 도서관이나 인터넷 아카이브처럼 보존한 게임을 열람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비디오 게임 재단의 '켈시 르윈'은 "법이 바뀔 필요가 있다. 게임 자료를 도서관처럼 합법적으로 대여하거나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보존한 게임이 불법적으로 입수된 것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만약 법 개정이 성공했을 때 (모두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게임이기에) 법적으로 빈틈없는 틀이 생긴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게임사들이 게임을 잘 보존하거나, 합법적인 게임 보존이 인정받아) 지라드의 프로젝트를 해야만 할 이유가 없는 것이 더욱 좋다"라고 덧붙였다.
게임을 보존하기 위해 일일이 카드를 사용해 가며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있는 유튜버들 (출처: The Completion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