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하나의 현상이다. 같은 현상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간다. 누군가는 게임이 질병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게임은 문화라고 한다. 게임 과몰입(중독)도 중요한 주제이다. 게임을 해서 게임 과몰입이 되는 걸까? 한 번 게임에 과몰입하면 빠져나올 수는 없을까?
이를 다룬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의 게임이용자 패널연구 보고서가 발간됐다.
게임이용자 패널연구는 게임 이용자들의 게임 행동유형을 CSG(게임행동 종합진단 척도)에 따라 네 유형으로 분류해 게임이용 행동과 게임 행동 특성에 대해 조명하는 연구이다. 게임 과몰입,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 등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자료 구축이 목적으로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장기 추적 조사를 수행했다.
이번 연구 보고서는 3년차 추적 조사 결과이다. 본 조사는 1년 주기로 1차부터 5차 조사까지 총 5년간 매년 동일 응답자를 조사한다. 3차년도 조사에는 학부모 각각 970명, 일반 성인 711명으로 1차년도 응답자 중 93.9%가 참여했다. 2,600명이 넘는 대상에 대한 5년짜리 조사가 반환점을 돈 셈이다.
게임행동유형은 문제적 게임이용과 게임선용(게임 이용을 통한 긍정적 경험) 척도에 따라 과몰입군, 과몰입위험군, 일반사용자군, 선용군 네 유형으로 분류된다.
게임선용 진단척도는 ▲활력 경험 ▲생활경험 확장 ▲여가 선용 ▲몰입 경험 ▲자긍심 경험 ▲통제력 경험 ▲사회적 지지망 유지 및 확장, 문제적 게임이용 진단척도는 ▲내성 ▲금단 ▲의도보다 과도한 시간 소비 ▲조절 손상 ▲강박적 사용 ▲일상생활 무시 ▲부작용에도 불구한 계속적 사용 등 각각 7개 세부 단면에 대한 측정으로 정의된다.
이번 3차년도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게임 이용이 이용자의 게임 과몰입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없었다. 학업성취도 저하와 같은 악영향을 끼치지도 않았다.
우선 3년 동안의 조사 기간 중 과몰입군을 유지하거나 1년 이상 지속된 응답자는 단 1명도 없었다. 과몰입군 또는 과몰입위험군에 포함된 응답자가 3년 동안 해당 유형 중 하나에 지속 포함된 경우는 아동·청소년10.3%, 성인 8.1% 수준이었다.
게임의 이용시간, 지속시간 등 게임행동 특성이 게임행동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도 일관된 결론이 도출되지 않았다. 과몰입군에 포함될 경우 오히려 게임이용과 지속시간이 적게 나타나는 경우도 존재했다.
선용군, 과몰입위험군이 일반사용자군에 비해 게임욕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인 반면, 과몰입군에 포함된 응답자는 게임욕구가 감소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게임욕구가 높을수록 더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다는 가정과도 다른 결과다. 3차년도 과몰입군에 포함된 성인의 게임시간 조절 능력이 오히려 증가하기도 했다.
게임행동유형의 변화와 아동·청소년의 자기효능감 변화 간 상관성도 도출되지 않았다. 아동·청소년의 주의집중 수준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그것이 게임행동유형의 변화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학업성취, 학업몰입 등 학업요인 또한 1차, 2차년도에는 일반이용자군과 선용군이, 3차년도에는 과몰입군의 수준이 높게 나타나 뚜렷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표본이 정상 이용군에서 문제 이용군으로 이동한 경우 학업성취 만족 수준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즉, 학업성취에 대한 불만족이 게임행동유형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