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여름(8월)과 겨울(12월). 1년에 두 번 개최되는 '코믹마켓'(コミックマーケット, 이하 코미케)은 서브컬처 문화 콘텐츠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 있어 특별한 의미를 가진 행사입니다. 무엇보다 서브컬처 콘텐츠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모여서 자신들이 만든 '2차 창작' 굿즈를 판매하는데, 그 역사와 참가자 규모가 '세계 최대' 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전세계 서브컬처 트렌드를 선도하는 '일본'에서 현재 인기 있는 서브컬처 콘텐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데서 또 많은 주목을 받는 행사이기도 한데요. 최근에는 각종 '캐릭터 수집형 게임', '미소녀 게임' 관련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게임' 관련 2차 창작이나 기업들의 참가가 부쩍 늘어나, 게이머들의 시선을 모으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난 8월 12일, 일본 도쿄 국제전시장(도쿄 빅사이트)에서는 102번째 코미케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여름 코미케는 특히 '한국 게임' 인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같은 게임들의 인기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제는 당당히 '코미케의 주역'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코미케가 열리는 일본의 도쿄 국제 전시장. '도쿄 빅사이트' 입니다. 코미케를 묘사한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감상한 유저라면 익숙한(?) 모습일 수도 있는데요. 이번 코미케 기간, 도쿄에서는 태풍의 상륙이 예고되었지만 다행히도 태풍의 이동 속도가 늦어지면서 둘 째날에만 다소 비가 내리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도쿄 빅사이트를 가기 위해서는 전철역으로 '국제전시장' 역, 혹은 '도쿄 빅사이트' 역 두 곳 중 하나를 거쳐야 합니다. 사진은 그 중 하나인 국제전시장 역의 모습인데, 개찰구에서부터 <블루 아카이브>의 광고가 걸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루 아카이브>가 국제전시장 역을 말 그대로 '도배' 하고 있다시피한 모습입니다. 광고 속 캐릭터들의 대사는 모두 코미케 방문 유저들에게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한다는 콘셉트로 많이 신경 쓴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블루 아카이브>만 광고를 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캐릭터 수집형 게임들도 다수 광고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사진은 <명일방주>
이곳은 도쿄 빅사이트 역에 걸려 있는 광고로 <헤븐 번즈 레드>의 광고가 보입니다. 최근 1.5주년을 맞이했기 때문에 코미케 회장 뿐만 아니라 아키하바라 등, 다양한 곳에서 홍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었습니다.
전시장 입구 및 내부에 걸려 있는 <블루 아카이브>의 대형 광고 이미지. 일본 요스타는 다양한 작품들을 이번 코미케에서 선보였는데, 특히 <블루 아카이브>에 많은 힘을 쏟는 모습이었습니다.
<블루 아카이브> 뿐만 아니라 행사장 곳곳에서는 다른 한국 게임의 광고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도 보이는 게임은 바로 <승리의 여신: 니케>. 여름 이벤트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광고 이미지를 행사장에서 다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왼쪽)와 <블루 아카이브>(오른쪽)의 대표 바니걸 캐릭터들이 나란히 광고가 걸린 것을 보니 여러 의미로 감개가 무량하네요.
기본적으로 코미케는 유저들이 서클 단위로 참여해서, 자신들이 만든 다양한 2차 창작 굿즈를 판매하는 판매회장이 메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기업들이 '공식'으로 참여해서 부스를 꾸미고, 다양한 이벤트 및 공식 굿즈를 판매하는 '기업관'이 별도로 존재하는데요.
이런 기업관도 굉장히 많은 인기를 얻습니다. 사진은 조만간 국내에서도 웹젠을 통해 출시할 예정인 모바일게임 <라그나돌>의 공식 부스입니다.
레벨 인피니트 <승리의 여신: 니케> 공식 부스. 이 곳은 이번 코미케에서도 굉장히 눈에 띄는 이벤트를 진행해서 주목받았습니다. 무슨 이벤트냐 하면...
순서대로 이렇게 관람객이 무대 위로 올라가서 기다리다 보면...
이렇게 불투명했던 유리창이 바뀌면서, 그 안의 코스프레 모델들이 일정 시간 포즈를 취해주게 됩니다. 솔직히 저도 이게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벤트인지 조금도 이해할 수 없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이거 사진 한 번찍으려면 100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쿠로게임즈 <명조>의 공식 기업부스. 내년에 서비스 예정인 오픈월드 RPG로,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서비스 예정인 작품입니다. 아직 출시하지 않은 게임의 전시이기 때문에 꼭 '게임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뉴럴 클라우드>, <소녀전선>의 선본재팬 부스. 코스플레이어의 사진촬영과 함께 공식 굿즈를 구매할 수 있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편 '공식'이 아닌 일반 참가 코스플레이어들은 별도로 마련된 야외 '코스프레' 공간에서 사진 촬영에 응해주고 있었습니다. 35도가 넘어가는 더운 날씨지만 야외에서 위와 같이 모델 별로 줄이 형성되어서,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식이었습니다.
<우마무스메> 골드십 코스프레... 네. 그렇습니다. 그런 것입니다. 캐릭터 재현력이 정말 뛰어나군요.
이 곳이 바로 코미케의 '메인 행사장' 이라고 할 수 있는 판매회장 전시홀입니다. 다양한 동인 서클, 혹은 개인이 공간을 배정받고 자신들이 만든 다양한 굿즈를 일반 관람객들에게 판매합니다. 위 사진은 관람객 입장 약 10분 정도 지난 '아주 쾌적한' 내부 모습입니다.
당연하지만 인기가 많은 장르, 혹은 콘텐츠일 수록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되고 판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게임으로는 <우마무스메>부터 <블루 아카이브>, <원신>,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 다양한 작품들이 판매가 되고, 특히 올해는 <블루 아카이브>가 정말 눈에 띄게 부스가 많아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블루 아카이브>는 행사 1일차, 서쪽 홀의 약 1/3을 홀로 차지할 정도로 굉장히 많은 서클이 참여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소셜 게임' 하위 코너로 분류되지만, 이번 C102에 워낙 많은 부스가 참여했기 때문에 다음 겨울 코미케에서는 '단독 장르'로 구별되어서 별도로 코너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블루 아카이브>는 프로로 활동 중인 유명 작가가 회지 판매에 나설 정도로 높은 위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만화/애니메이션 <봇치 더 락>으로 유명한 하마지 아키의 <블루 아카이브> 동인 코너.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모여서 성황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작가들의 판매 장소는 수십~수백 명의 대기열이 생기는 것은 예사고, 회지 하나 구매하는 데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장에서는 보통 각각의 서클에서 만든 '회지'(2차 창작 만화)가 주력 상품이고, 유명 서클이나 작가들은 코미케 기간에 맞춰서 신간을 내놓습니다. 보통 500엔에서 1000엔, 비싼 것은 2000엔 가까이에 판매가 이루어지고 당연하지만(?) 주로 현금 결제를 통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회지 뿐만 아니라, 아크릴 스탠드, TCG(트레이딩 카드 게임) 관련 각종 서플라이 등. 온갖 종류의 동인 굿즈들이 판매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아크릴 스탠드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하네요.
일반 관람객 중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분장(?)하거나 코스프레 하고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진 위쪽은 <블루 아카이브> 시로코의 은행 강도 가면을 뒤집어 쓴 일반 관람객, 아래는 미카의 모습으로 꾸미고 온 일반 관람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