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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제이씨(JCE), 자회사 열림과 법적 분쟁

6억원 반환 소송, 발키리 스카이 일본 서비스 중단

이터비아 2010-09-08 14:34:39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이하 JCE)가 자회사 열림커뮤니케이션(이하 열림)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JCE는 지난해 4월 열림의 지분 51%를 확보하고, 열림을 자회사로 인수했다. 하지만 현재 JCE는 열림의 방갑용 대표를 상대로 ‘그동안 열림에 지급된 6억 원의 대여 금액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방갑용 대표는 이에 불복하고 ‘형사상 업무상 배임죄와 투자약속 불이행, 합의서 불이행, 기술 사취, 의도적인 회사 폐업 유도 등수익 미지급 등의 약속 불이행’으로 JCE에 약 4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맞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양쪽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타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방갑용 “그들이 약속을 어겼다. 열림은 폐업 상태”

 

열림 방갑용 대표는 8일 디스이즈게임과의 전화통화에서 “(JCE와) 수출 계약금을 받지 않는 것으로 어쩔 수 없이 계약했는데, 수익배분 구조가 초기 약속과 달랐다. <발키리 스카이>가 일본에서 잘 나갔지만 매출의 11%밖에 배분 받지 못해 직원들의 월급조차 줄 수 없었다. 또한, (JCE에) 인수될 당시 받기로 했던 투자금 10억 원도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수출계약금이 없는 현재의 조건은 수출을 할수록 열림의 제작 부담이 커지지만 수익은 적으니까 이후 다른 나라에 수출할 때 계약금을 나누는 것으로 개선하자고 JCE에 건의했지만, 계약 내용은 바꿀 수 없고,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격분한 나머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 불참했고, 그러자 JCE가 이사회를 소집해 대표이사 변경건을 기습 제안, 자신을 사임시켰다고 한다. 이 사임건에 대해 당시 김양신 대표가 열림 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설득했지만, 열림 직원 23명은 방 대표를 따라 전원 퇴사했다.
 
이에 놀란 JCE가 열림의 조건을 수용한다고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후 방 대표는 복직되고, 직원들이 복귀했으며, 밀린 금액이 지불되는 등 사태는 진정됐으나, 오래 가지는 못했다고 한다.

 

방 대표는 “JCE 측이 <발키리 스카이>의 개발 소스를 완전히 넘겨줄 것을 요구해 받아들였지만, 돈을 제대로 주지 않아 열림 소속 개발자들은 지난 7월 전원 사직했다. 이제 열림은 나만 있는 1인 회사로 남았고, 실질적으로는 폐업 상태”라고 주장했다.

 

당초 <발키리 스카이>의 첫 퍼블리셔는 NHN이었다. 오른쪽이 열림 방갑용 대표.

 

 

■ JCE “피해자는 우리, 그래도 좋게 풀고 싶다”

 

JCE는 “방갑용 대표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JCE 장지웅 사업본부장은 “열림이 상당한 빚이 있었음에도 이를 떠안고 인수했고, 종스크롤 슈팅 게임의 가능성을 보고 (발키리 스카이의) 게임성에 투자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아쉽다. 대여금 6억 원 반환 소송은 우리가 가진 최소한의 권리이자 주주에 대한 의무”라고 밝혔다.

 

JCE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인수한 열림에서 추가 자금을 요구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주선했으나 맞지 않는다고 하여 지난해 8월과 12월에 도합 5억 원을 빌려줬고, 이후 열림이 자금을 더 융통해 달라고 해서 확실한 업데이트를 담보로 1억 원을 빌려줬다고 한다.

 

그사이 <발키리 스카이>의 국내 서비스는 실패했고, 차선책으로 일본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일본에서 예상 외의 좋은 성과가 나오자 열림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열림이 계약을 바꾸자며 태업에 돌입했고, 연락마저 잘 안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JCE 측은 “심지어 (방 대표가) 본분을 망각하고 주주총회마저 결석해 대표이사 퇴진도 고려해 봤지만 법적으로 사내이사 외의 다른 사람이 대표이사직을 이어받지 못 하기 때문에 계속하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JCE는 열림의 근무 태만으로 인해 <발키리 스카이>의 일본 론칭 초기에 업데이트가 제공되지 않았고, 결국 일본 수익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후 열림은 계속 적자가 발생, 급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고, 결국 개발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해 <발키리 스카이>의 정상적인 서비스가 힘들어졌다는 주장이다.

 

장지웅 사업본부장은 “열림을 그만둔 한 직원은 올해 들어 6개월 동안 월급은 물론이고 퇴직금마저 못 받았다고 했다. 재무관계로 지난 6월 열림 사무실을 찾아갔더니 어디론가 이사를 가고 사무실이 텅 비어 있어 관계자들이 당황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JCE가 열림에 빌려준 대여금 6억 원을 제외하고, 열림 인수 당시 채무변제 등을 포함해 15억 원 정도가 들어갔다. 완성품이 나올 때까지 베팅하는 게 기업이고, 더 게임을 잘되게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안타깝다. 좋게 풀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림이 개발한 온라인 슈팅 RPG <발키리 스카이>.

 

 

■ 업데이트 불가능, <발키리 스카이> 일본 서비스 중단

 

열림은 <얍카> <소환대전 큐이> <발키리 스카이>를 만들어 온 중견 개발사로 2008년 T3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됐다가 나왔고, 2009년 다시 JCE에 인수되는 우여곡절 끝에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열림의 공식 홈페이지는 폐쇄된 상태다.

 

<발키리 스카이>는 2007년 한게임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2008년 첫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제대로 된 플레이가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계약이 해지돼 열림이 직접 서비스에 나섰다.

 

이후 2008년 8월 T3엔터테인먼트가 열림을 인수해 <발키리 스카이>의 서비스가 재개되는 듯했으나, 2009년 4월 T3와 결별한 열림을 JCE가 다시 인수하면서 서비스는 더 늦어졌다. 국내에서는 2009년 9월 2차 CBT까지 진행된 후 서비스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지난 2월 일본 상용화에 들어간 <발키리 스카이>는 이틀 만에 매출 1억 원을 기록하고, 주말 동시접속자 5,000 명을 돌파하며 일주일 만에 매출 3억 원을 돌파, 월 매출이 10억 원에 육박하는 성공을 거뒀다. 이로 인해 JCG(JCE 일본법인)는 창립 이래 최대 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초반 기세가 좋았던 <발키리스카이>의 일본 서비스도 결국 파국을 맞았다. JCG는 지난 8월 17일 공지를 통해 <발키리 스카이>의 서비스를 오는 9월 30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종료 이유는 개발사인 열림의 폐쇄로 업데이트와 유지·보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발키리 스카이>는 일본과 함께 JCE의 글로벌 사이트 ‘게임키스’를 통해 전 세계에 서비스되고 있다. JCE 측은 “일본 서비스 종료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내부에서 어떻게 처리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국내와 GSP 서비스 향방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Update] 열림 방갑용 대표가 추가로 입장을 전해와 기사 내용이 일부 업데이트됐습니다.

 

<발키리 스카이>의 일본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