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개발사 '메가크릿'이 공식 채널을 통해 분노 섞인 '사상 최초'의 성명문을 내놓았다. 유니티의 새로운 런타임 요금제 정책에 대한 반응이다.
성명문에서 메가크릿은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신작을 만들고 있는데,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달리 유니티 엔진을 사용 중이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소급 적용 예정인 런타임 요금제는 개발사들(특히 인디 개발사들)에 무수한 방법으로 해를 가할 뿐만 아니라, 신의성실 의무의 위반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유니티가 그러한 사실을 온전히 자각하면서도 단행했다고 생각한다. 깃허브에서 약관을 삭제할 정도인 것을 보니 그렇다"고 전했다.
유니티는 원래 개발자들이 투명하게 참고할 수 있도록 깃허브(소프트웨어 버전 관리 시스템 Git의 히스토리를 저장하는 플랫폼) 상에 엔진의 약관 변경 히스토리를 기록해 왔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약관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서, 2019년에 추가됐던 신규 조항을 배제하고, 기록(repository) 또한 더이상 참조할 수 없도록 삭제한 사실이 최근 드러난 바 있다.
문제의 삭제 조항에는 "유니티는 사전 통보 없이 어떤 이유에서든 '유니티 소프트웨어 추가 약관'을 업데이트할 수 있으며, 업데이트된 약관은 유니티 소프트웨어 최신버전 대부분에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업데이트된 약관이 당신의 권리에 영향을 줄 경우, 당신은 유니티 소프트웨어의 어느 버전이든 사용을 고수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즉, 해당 조항에 따르면 유니티엔진 사용자는 엔진의 새로운 사용 약관이 본인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기존 버전을 이용함으로써 새 약관의 적용을 회피할 수 있었다. 유니티는 이러한 회피 가능성을 말소한 뒤, 깃허브에서 그러한 변경 사항을 감춘 셈이다. 이에 많은 개발사들은 유니티가 새로운 정책을 모두에게 강요하기 위해 미리 '사전 작업'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성명문에서 메가크릿은 후속작 출시 연기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들은 "신작 개발에 막대한 노력과 시간을 이미 들여왔지만, 유니티가 정책 변경을 철회하고 보호 약관을 도입하지 않는 이상 신규 엔진으로의 마이그레이션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메가크릿은 직접적인 욕설로 분노를 표출하면서 성명문을 마쳤다. 이들은 "우리는 한 번도 성명을 내본 적이 없다. 너희는 이번에 그 정도로 일을 망친 거다(We have never made a public statement before. That is how badly you f**ked up)"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