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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팰월드, ‘포켓몬’ 에셋 직접 도용 의혹…“가능성 높다”

3D 모델에서 높은 일치율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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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4-01-23 12:50:52
‘역대급 인디’에서 ‘역대급 도둑질’로 끝날까? <팰월드> 개발진이 <포켓몬스터>의 에셋을 직접 도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포켓몬 디자인과의 직관적 유사성을 문제 삼던 이전의 지적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팰월드>는 출시 직후부터 <포켓몬스터> 표절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캐릭터 간 외형적 유사성이 곧 고의적 표절의 증거가 되기는 어렵기에 설령 닌텐도가 <팰월드> 개발사 포켓페어를 고발하더라도 혐의 증명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byo’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엑스(구 트위터) 유저가 보다 직접적인 ‘증거’를 다수 발견하면서 사태는 반전을 맞고 있다. 해당 유저는 <팰월드>의 일부 몬스터 3D 모델 에셋을 추출해 <포켓몬스터>의 에셋과 대조해 본 결과, 상당부분 겹치는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byo가 업로드한 여러 영상을 보면, '팰'의 3D 모델과 '포켓몬'의 3D 모델을 나란히 불러와 서로 겹치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때 두 모델의 신체 비율과 각 부위의 부피 및 형태 등이 많은 부분 일치한다. 

게시물에 드러난 정도의 일치율은 원본을 직접 도용한 것이 아니라면 나타나기 힘든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신 VGC는 트리플A 게임 제작 경력이 있는 두 명의 게임 아티스트에게 해당 게시물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결과, 그러한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허리의 길이, 앞다리와 뒷다리의 길이와 형태, 앞 뒤 어깨 관절의 시작 위치, 목 길이와 머리 크기 등이 유사하다.

두 명의 전문가는 매체와의 대화에서 “모델을 직접 가져온 게 아닌 이상, 다른 게임과 여러 개의 모델이 우연히 겹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그게 아니라면 정교하게 트레이싱 한 것이 틀림없다”며 “(법정 공방이 이뤄질 경우) 이를 법정에서 증언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에셋을 직접 도용하거나 트레이싱 하지 않고, 육안으로 보면서 비슷한 모델을 제작했을 가능성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구체적 업계 경험을 근거로 들어 이러한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렇게 가정하기에는 두 게임의 모델들 간 일치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이들은 “예를 들어 업무 테스트를 위해 여러 명의 아티스트가 동일한 콘셉트 아트로 3D 모델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한 번은 30명이 똑같은 도식(schematic)을 가지고 똑같은 말 모델을 제작하려 시도했었다. 그중에서 현재 제시된 ‘팰’과 ‘포켓몬’ 모델들만큼 서로 비슷했던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저 모델들은 실루엣과 비율들이 거의 완벽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조베 타쿠로 포켓페어 CEO는 일본 매체 ‘오토메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팰월드>가 출시 전 법무적 검토를 모두 거쳤으며, 타 기업에 의한 법적 조치도 가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게임을 아주 진지하게 만들었으며, 다른 기업의 IP를 도용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모델링 일치성을 보여주는 영상 중 일부. 어깨관절과 고관절의 위치, 팔 길이, 허리의 길이와 형태 등이 겹친다. (출처: 트위터 @byo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