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게임(Social Network Game, SNG)으로도 불리는 소셜게임(Social Game)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소셜게임은 2007년 페이스북(Facebook)의 서비스 시작과 함께 혜성처럼 떠오르면서 3년 만에 전 세계에서 1조 원이 넘는 시장이 형성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소셜게임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소셜게임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개발사가 생기고, 주요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소셜게임을 만들고 투자하는 등 준비에 나섰다.
그렇다면 소셜게임은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는 걸까? 그리고 우리나라 소셜게임 시장은 향후 어떻게 전개될까? 디스이즈게임은 소셜게임의 최근 동향과 국내외 움직임을 정리하는 연속기획을 마련했다. 일단 소셜게임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연속기획 글 싣는 순서]
① 소셜게임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
② 빠르게 재편되는 세계 소셜게임 시장
③ 우리나라 소셜게임 시장 현황은?
■ ‘소셜게임’이란?
이름 그대로 ‘소셜’(Social), 게임 이용자와 이용자의 상호작용과 사교를 주요 콘텐츠로 내세운 게임을 말한다. 물론 이와 같은 ‘소셜’은 <리니지>나 <WoW> 같은 기존 온라인게임들도 이미 지원하던 핵심기능이기는 하지만, 소셜게임은 그보다도 더 ‘게임’(콘텐츠)의 비중이 낮고, 구성도 간단하다는 차이가 있다.
실제로 소셜게임은 온라인게임과 비교하면 거의 ‘미니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콘텐츠가 단순하게 구성돼 있다. 깔끔하고 귀여운 그래픽에 한두 가지 과제를 여러 유저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끊임없이 해결해 나가는 식이다.
소셜게임은 잠깐 즐기기에는 부담 없는 게임성을 갖고 있으며, 난이도 역시 낮아서 온라인게임을 전혀 모르는 초보자라도 즐길 수 있다.
징가의 대표 소셜게임 중 하나인 <팜빌>.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특징들 덕분에 소셜게임은 콘솔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을 하지 않던 이른바 ‘비(非) 게이머’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3년 만에 엄청난 규모의 시장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1위 소셜게임업체로 꼽히는 징가(Zynga)는 작년 10월 미국에서 기업가치를 약 55억1,000만 달러로 평가받았는데, 이는 EA의 당시 시가총액(약 51억6,000만 달러)을 뛰어넘는 수치였다.
■ 소셜게임, 어디에서 즐기나?
소셜게임은 일반적으로 ‘싸이월드’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상호 연계해서 서비스된다. 따라서 유저들은 기존의 SNS 인맥을 그대로 이용해 친구들과 함께 소셜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소셜게임이 서비스되는 플랫폼은 페이스북이다. 징가의 <팜빌> <프론티어빌> <시티빌>, 팝캡의 <비주얼드>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소셜게임을 전 세계 유저들과 즐길 수 있다. 한글화 게임이 적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최근에는 국내 개발사들의 페이스북 진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곧 언어에 대한 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SNS로 눈을 돌려보면 싸이월드를 빼놓을 수 없다. 국내 1위 SNS이기도 한 싸이월드는 현재 ‘네이트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소셜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는 카페나 블로그 등과 연계해 서비스되는 소셜게임 장터 ‘소셜 앱스’를 열었고, 다음은 ‘요즘’이라는 소셜 커뮤니티/게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네이트 앱스토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도 소셜게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최근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이 소셜게임을 즐기는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소셜게임 자체가 ‘짬짬이 즐긴다’는 점에서 스마트폰과 좋은 궁합을 보여주며, 실제로 엔지모코의 <위룰> <갓핑거> 등이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소셜게임이 나오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온라인(PC)이 연동되는 새로운 모델의 소셜게임이 개발 중이라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 현재 유행하는 소셜게임 장르는?
농장/건설 시뮬레이션: 징가의 <팜빌>(FarmVille)로 유명해진 장르. 워낙 <팜빌>이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일명 ‘팜빌 류’ 게임이라고도 한다. 장르 명칭 그대로 나만의 농장, 혹은 농장에 준하는 ‘무언가’를 건설/육성하고, 다양한 수확물을 얻으며, 레벨을 올리고, 다른 유저들과 상호작용하는 소셜게임이다.
현재 시점에서 단연 ‘대세’라고 부를 수 있는 소셜게임 장르. 이미지는 우리나라에서 개발했고 페이스북에서 서비스 중인 농장 경영 게임 <플레이 가든>.
육성 시뮬레이션: 자신의 분신을 키우고 꾸며서 다른 유저들과 상호작용&경쟁하는 장르. 특히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최근에는 연예인이나 아이돌 육성을 소재로 하는 소셜게임이 나오고 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여성 유저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육성 시뮬레이션 소셜게임은 일본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지는 노리타운스튜디오의 <해피 아이돌>.
퍼즐: 다양한 퍼즐을 즐기고, 다른 유저들과 점수 경쟁을 펼치거나, 자신의 점수를 페이스북/트위터 등을 통해 과시하는 장르. 팝캡에서 개발한 <비주얼드> 시리즈가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게임이 내놓은 <사천성> 스타일의 게임들도 국내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퍼즐게임 <비주얼드> 시리즈.
■ 소셜게임은 어떤 매력이 있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 앞에서 여러 번 말했듯 소셜게임은 전반적으로 쉽고 단순한 콘텐츠 구성을 보여준다. 또, 대부분의 소셜게임은 웹게임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 내에 유저가 행동할 수 있는 양이 적은 대신, 시간이 지나면 행동할 수 있는 양이 회복된다는 규칙을 갖고 있다. (온라인게임으로 비유하면 일종의 피로도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직장인도 쉬는 시간에 잠시 즐기기에 좋고 부담이 없다. 물론 무언가 심도 있는(?) 게임 콘텐츠나 MMORPG와 같은 재미를 느끼기는 힘들지만, 오히려 이런 점은 기존에 게임을 잘 못하던 유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끝없는 상호작용과 경쟁심리 자극 - 소셜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다른 유저들과 상호작용하게 된다. 이런 상호작용은 많이 할수록 자신에게 이득으로 돌아온다.
만약 자신의 농장을 가꾸던 중에 아주 희귀한 아이템을 발견했다면 이를 ‘공유’해서 필요로 하는 유저에게 나눠줄 수 있고, 거꾸로 다른 유저가 희귀한 아이템을 발견하면 자신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다른 친구의 농장에 방문해 잡초를 대신 뽑아주거나, 특정 작물을 대신 수확해줄 수도 있고, 다른 친구를 자기 농장의 ‘알바’로 쓸 수도 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유저들은 ‘게임을 한다’는 느낌보다 ‘게임이라는 틀 안에서 친구들과 논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친구들과 상호작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구보다 더 훌륭한 농장을 가꾸고 레벨을 올리겠다” 같은 경쟁심리도 생긴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 소셜게임은 대부분 웹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는 필요치 않다. 다시 말해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소셜게임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아예 스마트폰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소셜게임도 나오고 있는 만큼 소셜게임은 ‘접근성’ 면에서는 온라인게임보다 확실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 소셜게임의 유료화 모델은?
일반적으로 소셜게임은 아이템 판매 방식의 ‘부분유료화’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소셜게임에서 이용자들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는 양이 ‘1인 평균 1달러 수준’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보면 아이템 비중이 낮은 편이다.
실제로 소셜게임은 대부분 굳이 유료 아이템을 사지 않아도 게임을 즐기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만일 주변에 같이 플레이할 친구가 얼마 없거나, 자신을 과시하고 싶을 때, 또는 게임을 더 쉽게 풀어 나가고자 할 때는 유료 아이템이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참고로 유료 아이템 결제는 기존 SNS의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싸이월드의 ‘도토리’나 페이스북의 ‘페이스북 크레딧’ 등) 그리고 일반적으로 개발사와 SNS 서비스사는 수익을 7:3으로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셜’을 돈으로 판다? 페이스북에서 서비스되는 <팜빌> 같은 소셜게임은 같이 플레이하는 친구가 많을수록 도움이 된다. 아니, 도움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특정 퀘스트 같은 경우는 등록된 친구가 많아야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다. 원하는 아이템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친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다가온다.
하지만 만약 주변에 페이스북을 하는 친구가 적어서 원하는 만큼의 친구를 모을 수 없다면? 이럴 때 게임이 제공하는 유료 아이템을 사면 친구의 수가 부족해도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부분유료화로 부족한 ‘소셜’을 대체하는 셈이다.
☞ 2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