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터널 리턴>의 개발사 님블뉴런이 지금까지의 e스포츠 활동을 돌아보는 리뷰 및 프리뷰 방송을 진행했다. 2020년 10월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이터널 리턴>은 정식 출시 전부터 소규모로 e스포츠화를 시도해, 정식 출시 후에는 지자체와 연계해 진행하는 '내셔널 리그'를 출범하는 등의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내셔널 리그에는 8개 이상의 지자체가 참가하고 있다.
이번 리뷰 및 프리뷰 방송에서는 지금까지 <이터널 리턴> e스포츠가 걸어오는 일을 되돌아보는 한편, 내셔널 리그가 결성되는 과정, 내셔널 리그 운영 도중 발생한 문제점, 향후 적용될 <이터널 리턴> e스포츠의 개선점이 소개됐다. e스포츠 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를 가지고 볼만한 내용이 있어 내용을 정리해 봤다.
# 최근 내셔널 리그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조사
본격적인 방송에 앞서 최근 발생한 대전시 연고팀 '대전 사이버즈'의 갑작스런 선수 탈퇴에 관한 내용이 공유됐다. 가까운 대회인 '시즌 6 마스터즈'의 로스터 마감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팀을 탈퇴한 선수에 대한 각종 루머가 확산된 건이다. 님블뉴런은 이미 선수의 제보로 인해 조사 중인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전시가 팀을 두 개 꾸린 것에서 출발한다. 대전시는 <이터널 리턴> 네셔널 리그에서 '대전하나 CNJ'와 '대전 사이버즈' 두 팀을 운영하고 있다. 내셔널 리그가 확정됐을 때부터 대전시가 '대전 더비' 구도 조성을 위해 희망한 부분이다.
대전하나 CNJ 팀은 대전시의 공식 연고 e스포츠 구단 모집을 통해 선정됐다. 나머지 한 팀 구성은 세종시를 기반으로 활약하던 프로팀 '미래엔세종'에 연고지 이전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미래엔세종은 제안을 거절했다.
그리고 8개 팀이 하나의 경기에 참여하는 <이터널 리턴>의 특성 상 한 법인이 같은 리그에서 팀을 두 개 운영하는 것은 티밍(편먹기) 등의 문제가 될 수 있어, 님블뉴런은 대전시에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팀을 운영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두 선수가 내서널 리그 참가를 전제로, 나머지 한 선수는 세종시 측에서 임대 형식으로 합류해 '대전 사이버즈' 팀이 꾸려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전시가 약속했던 법인 설립이 늦어지며 정산 등의 문제가 발생한 상태다.
(출처: 님블뉴런)
(출처: 님블뉴런)
현재 선수와 팀 간의 주장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약속된 법인 설립이 늦어진 점은 명백한 문제기에 조사 중에 있다. 법인 등록이 지연된 이유는 공무원의 순환보직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님블뉴런은 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선수가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스포츠 표준계약서가 존재하긴 하지만, 여러 e스포츠 업계에서 활동한 관계자의 경험에 따르면 생각보다 채용률이 낮다. 계약서는 당연한 부분이라도 꼭 명시되어 있어야 피해를 볼 일이 적다. 님블뉴런 측 또한 별도 표준계약서도입 검토와 선수위원회 등을 준비 중에 있다.
(출처: 님블뉴런)
# <이터널 리턴> e스포츠 역사와 특정 시스템의 도입 과정
현재 e스포츠를 총괄하고 있는 윤서하 담당은 <이터널 리턴>은 얼리 액세스 시즌 4 당시 합류했다. 당시는 듀오 대회 위주로 게임이 진행됐으며, 상금 규모는 적었으나 팀에게 참가비가 지급됐다. 당시에는 ERL이라는 이름으로 1부와 2부 리그로 나뉘어 진행됐고, '<이터널 리턴> 마스터즈'는 솔로 모드를 중점으로 외부에서 진행되다 공식 대회로 편입됐다.
당시는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가 드물던 시기였다. 이에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의 도움으로 대전e스포츠경기장을 무료로 대관받게 되며 인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ERL은 현재 마스터즈 대회에 병합됐다. 병합의 이유는 게임의 흥행 하락과 모드별로 나뉜 팬층을 통합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정상 시즌 7 이후로 e스포츠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었으나, 시즌 7 파이널 대회의 흥행으로 유지됐다.
(출처: 님블뉴런)
<이터널 리턴> e스포츠가 현재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갖춘 것은 2023년 7월 20일 이루어진 정식 출시 이후다. 스쿼드 중심으로 게이미 변화한 정식 출시에 맞춰 대회의 많은 룰이 개편됐는데, 킬 점수를 1점으로 낮춰 비교적 복잡하던 점수 산정 방식을 간소화하고 체크포인트 룰을 도입했다. 체크포인트 룰은 일정 점수를 넘겨 자격을 갖춘 팀이 라운드 최종 생존까지 성공해야 우승하는 방식이다.
체크포인트 룰을 도입한 이유는 기존 포인트 누적을 통한 우승을 정하는 방식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회 중반부 점수가 높은 팀이 사실상 우승으로 결정되기에 선수와 관람객 모두 경기가 진행될수록 텐션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체크포인트 룰 덕분에 배틀로얄 e스포츠에 걸맞은 극적인 우승이 연출될 수 있기도 했다.
심각한 문제가 터져나온 시즌도 있었다. 시즌 2 파이널에서 발생한 문제인데, 3명의 팀이 최종 금지 구역에서 생존에 성공해, 두 팀이 먼저 교전을 시작하고 이를 지켜보던 팀이 기습을 시도해 허무하게 우승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에 피드백이 빗발쳐 미루던 마지막 금지 구역 문제를 개편하기로 결정됐다. 현재 <이터널 리턴>이 도입한 임시 금지 구역 시스템은 e스포츠 팀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출처: 님블뉴런)
(출처: 님블뉴런)
# 내셔널 리그의 도입 과정과 구조
<이터널 리턴>의 내셔널 리그는 님블뉴런 e스포츠팀이 각 지자체에 제안함으로써 만들어졌다. 몇몇 지역은 기존에 <이터널 리턴> 행사 유치를 통해 친분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기존에 이미 운영되던 지역연고팀을 설득한 경우도 있다. 연결점이 없던 지역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연결됐다.
내셔널 리그의 구조는 다른 게임의 프랜차이즈 리그와 일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있다. 현재 총 8개의 팀이 내셔널 리그에 참가하고 있는데, 6개의 팀은 개별 사업체가 지역으로부터 대표성을 인정받아 참가하고 있다. 지역에서 용역사를 선정해 직접 선수와 소통하며 운영하는 팀은 두 개다. 또한, 내셔널 리그는 프로가 아닌 선수가 생업과 병행하는 실업 리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출처: 님블뉴런)
그렇기에 내서널 리그는 팀이나 법인이 주체가 아닌 지역이 주체가 되고 있다. 참가 지역에게 리그 참가 시드권이 배분된다. 각 지역마다 사업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에 팀마다 구조가 다르기도 하다. 팀과 선수가 지역과 직접적인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역 팀과 선수간의 관계에서도 기성 e스포츠와 일부 차이가 있다. 지역은 e스포츠 팀을 통해 수익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팀과 선수의 관계를 기브 앤 테이크로 비유하면 내셔널 리그에서는 기브의 관계만이 존재한다. 더불어 시청의 직접 관리보다는 지역 콘텐츠진흥원이 용역사를 선정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지차체의 사업 구조에 리그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 지자체는 1월부터 5월까지 결산, 감사, 예산 확정 및 교부, 사업 공고를 진행하기에 무언가를 진행하기 어렵다. 실질적 사업이 가능한 것은 5월 이후며, 확실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기간은 7월 이후다. <이터널 리턴> 내셔널 리그가 2024년 파일럿 시즌을 여름 이후 시작하고, 2025년 진행될 첫 정식 시즌을 5~7월 이후로 예정하고 있는 이유다.
(출처: 님블뉴런)
(출처: 님블뉴런)
(출처: 님블뉴런)
이런 과정 속에서 외부 후원 없이도 내셔널 리그 팀들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방법이 필요하기도 했다. e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외부 후원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여러 통계를 살펴 보면 e스포츠 팀은 50% 이상의 운영 자금을 외부 후원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 나온 e스포츠 조사 자료를 보면, e스포츠 지역 연고제 도입을 찬성하는 선수들은 월급 등의 자금 지원을 바라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e스포츠 팀을 통해 직접적인 월급 형태의 지원을 주는 것은 규정상 어렵다. 대부분의 e스포츠 지역연고 팀들은 식대 지원 등의 우회적인 방식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그렇기에 각 팀이 직접 디자인하고, 스팀 결제 수수료와 세금을 제외한 판매 수익을 그대로 지급하는 팀 서포트 패키지가 만들어졌다. 당초 예상했던 패키지 판매량을 크게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는데, 시즌 4의 패키지의 경우에는 총합 1만 8천 개가, 시즌 5 패키지는 총합 3만 6천 개 이상이 판매됐다. 선수와 팀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었기에 디자인이 큰 호응을 받은 팀 패키지는 상당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출처: 님블뉴런)
(출처: 님블뉴런)
# 내셔널 대회를 진행하며 얻은 피드백
내셔널 리그 파일럿 시즌을 운영하며 얻은 피드백도 있다.
먼저, 내셔널 리그와 게임 자체적인 대회가 동시에 진행되기에 몇몇 팀의 경우에는 대회 일정이 지나치게 많다는 문제가 있었다. 배틀로얄이라는 <이터널 리턴>의 e스포츠 특성 상 예선에 요구되는 피로도가 높기도 했다.
이에 기존의 e스포츠 대회 본선 팀을 늘려 팀당 경기 수를 줄이는 방안 도입을 예정하고 있다. 주말 경기를 오후 7시에 시작하는 대신 오후 5시로 변경하며, 내셔널 리그는 금요일과 토요일이 아닌 토요일과 일요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2025년 시즌에는 참가 팀이 12개로 늘어난다는 점도 있다. 현재 경상남도가 팀을 정식 창단했으며, 신규 팀 확정 시기는 4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내셔널 리그의 경우 비시즌 기간이 길기에 팀 노출이 너무나 줄어들 수 있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이에 내셔널 리그를 잠시 대체할 수 있는 슈퍼컵이 2025년 초 진행될 예정이다.
(출처: 님블뉴런)
스크림 운영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도 받고 있다. 지나친 연습량이 요구된다는 피드백과 스크림을 방송할 수 있도록 해 개인 방송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피드백이 존재한다. 전략 노출을 막기 위해 스크림은 리플레이를 막는 대신 방송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고민 중이다. 스트리밍을 주업으로 삼은 선수에게는 송출 금지가 생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스포츠의 운영 기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터널 리턴>의 방송 기조는 게임의 상황을 고려해 최저 비용으로 최다 횟수를 진행하는 방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번의 큰 대회보다는 작더라도 여러 번 개최하는 것이 커뮤니티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터널 리턴>의 아픈 손가락인 인플루언서 대회 기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님블뉴런은 직접 주최보다는, 하고 싶어 하는 인플루언서가 있다면 지원해 주는 방식이 더욱 흥미로운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진행하더라도 과도한 연습보단 가볍게 진행하는 쪽을 권하고 있다. 스트리머가 자체적으로 연 대회나 커뮤니티 대회를 공식 캐스터가 지원해 준 것이 하나의 예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