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27일 일본 도쿄에서 ‘플레이스테이션 미팅 2011’을 개최하고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넥스트 제너레이션 포터블’(이하 NGP)을 최초로 공개했다.
국내 게이머들은 ‘PSP2’로 알려졌던 NGP의 강력한 하드웨어 스펙과 다양한 기능에 환호했으나, 가격과 배터리, 국내 출시 여부를 염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휴대용 기기 종결자?’ 하드웨어 스펙 대만족
공개된 NGP의 스펙이 예상을 뛰어넘는 ‘괴물급’ 성능을 보여주자 국내 게이머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NGP가 채택한 쿼드코어 CPU(ARM Cortex -A9 Core)와 GPU(SGX543MP4+)는 현존하는 모든 휴대용 기기를 통틀어 봐도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다. 5인치 멀티터치 디스플레이 역시 크기와 해상도(960 X 544) 면에서 다른 휴대용 기기에 비해 눈에 띈다.
공개된 스펙은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닌텐도의 3DS보다 뛰어나다. 발표회에서 무대에 오른 <메탈 기어> 시리즈의 코지마 히데오 등 유명 개발자들이 NGP에 대해 “PS3에 가까운 성능이다”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자 게이머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유저는 “3DS와 NGP의 콘셉트가 다르고, 출시일도 다르기 때문에 섣부르게 비교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휴대용 게임기에서 정말로 PS3급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이는 엄청난 장점이다. 가히 ‘휴대용 게임기 종결자’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고 말했다.
소니가 27일 공개한 NGP의 하드웨어 스펙.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게이머들이 기대하는 것은 PSP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계단 현상’의 완화다.
실제로 오늘 공개된 실제 기동 장면에서는 작은 화면임에도 불구하고, NGP는 이렇다할 계단 현상 없이 밝고 깔끔한 화면을 보여줬다. 휴대용 기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렇다할 불만을 제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하드웨어의 디자인이나 전면·후면 멀티터치 같은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기능들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유저는 “SCE가 드디어 슬라이드 방식의 디자인을 버린 것만으로도 디자인에는 토를 달 생각이 없다. 그리고 전후면 터치 패널의 도입은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저는 “3G 통신을 지원하고 전후면 카메라에 자이로 센서, 블루투스 등 휴대용 기기가 지원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빠짐 없이 모두 갖췄다. 특히 UMD를 버리고 플래시 타입의 새로운 미디어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로딩이나 소음 문제도 PSP보다 확실히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가격은? 배터리는? 한국 출시 여부도 걱정…
하지만 오늘 공개된 정보는 철저히 소니에 유리한 것들만 나왔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게이머들도 적지않다. 특히 가장 민감한 ‘가격’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NGP보다 스펙이 떨어지는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은 현재 보조금 제외하고 순수 출고가가 8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의 가격을 보인다. 따라서 그보다 스펙이 좋은 NGP는 그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3G 통신을 이용하기 때문에 통신사 보조금이 붙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약정’이 기다리고 있다.
국내 유저들이 NGP를 구입하려면 PC 한 대를 사는 것과 같은 수준의 각오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 외에도 스펙을 발표했지만 ‘배터리’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점, 그리고 PSP 하위 호환을 사실상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3G 통신을 지원하는 게 오히려 국내 출시에는 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크다.
한 유저는 “3G 통신을 지원하는 건 좋은데, 결국 이는 국내 이동통신사와 협의를 거쳐야 NGP가 발매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아이폰처럼 협의만 하다가 한참 후에야 국내 출시가 성사될 수도 있다. 차라리 아이패드처럼 Wi-Fi만 지원하는 버전이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관련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소니는 NGP를 올해 말부터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