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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업계 포괄임금제, 2024년에도 70%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방승언(톤톤) 2025-01-03 12:28:50
국내 게임업계에서 포괄임금제 폐지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포괄임금제 도입률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2024년 1월 3일 '2024년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주요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게임업계 종사자 1,5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2023년 대비 1.4시간 증가한 44.4시간으로 조사됐으며, 주당 회사 밖 비공식 노동시간은 전년 대비 1.6시간 늘어난 5.7시간으로 나타났다.
출시나 기타 긴급 업무로 인해 장시간 노동을 강행하는 이른바 ‘크런치 모드’를 연간 경험한 비율은 전년 대비 3.9%p 감소한 34.3%다. 크런치 모드의 평균 지속 시간은 7.4일, 크런치 모드에서 최장 일주일 노동시간은 56.1시간이다. 한편 크런치 모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종사자의 비율은 43.5%로 지난해 대비 5.4% 증가했으며, 이는 2022년과 동률이다.

주당 52시간 근무를 허용하는 근무제 유연화에 대한 의견은 긍정 58.7%대 부정 41.3%로 5대5 비율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 긍정 쪽 비율이 커졌다. 긍정 의견을 밝힌 887명의 응답자 중 가장 많은 69.2%의 응답자는 ‘업무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아서’를 이유로 꼽았다.
반면 근무제 유연화에 반대하는 623명의 응답자가 가장 많이 꼽은 반대 이유는 ‘총 근무시간이 늘어날 것 같아서’, 그다음은 ‘연속근무로 인해 과로하게 될 것 같아서’로, 각각 44.6%, 36.4%의 응답 비율을 차지했다.

다만 근무제 유연화에 찬성한 응답자들 역시 실행 전제조건으로 '근로 시간에 대한 명확한 보상 체계 구축(45.0%)'과 '포괄임금제 폐지(42.9%)'를 꼽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포괄임금제를 적용받고 있는 종사자 비율은 69.9%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022년의 76.3%와 비교해서는 낮아졌지만, 2023년 67.3%와 비교하면 다소 상승한 수치다. 특히 50인 미만 중소기업 종사자의 경우 포괄임금제 적용 비율이 90%를 초과했다.

노동조합 가입률은 전년 대비 0.3%p 상승한 3.6%로 드러났다. 미가입자의 58.5%는 ‘관련 조직이 존재하지 않아서’, 30.2%는 ‘필요성을 못 느껴서’, 7.4%는 ‘가입 자격이 없어서’, 2%는 ‘사용자 측의 만류로’ 가입하지 않았거나 못했다고 밝혔다.

타 기업, 혹은 타 업계로 이직할 의향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종사자의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37.2%p, 27.5%p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업계 내 창업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도 2023년 51.7%에서 2024년 74.2%로 많이 늘어났다. 비게임 업계와 비교해 임금 수준이 높지만 내부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업계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기술이 짧은 기간 동안 급격히 발달하고, 업계 내 적용 실사례가 속속 등장함에 따라, AI를 향한 업계인들의 시각은 눈에 띄게 부정적으로 변했다. AI의 적용 확대가 노동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은 27.4%로, 2023년의 14.6%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대로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9.4%로, 전년 대비 15%p 감소했다.

AI에 의한 인간 노동력 대체 가능성이 커진 것이 여론 변화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특히 그래픽·디자인 담당자들의 53%는 본인의 업무가 AI 기술로 대체 가능하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 대비 28.6%p 늘어난 수치다. 프로그래머들의 경우 9.2%p 하락해 27.2%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