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와 엔씨소프트는 31일 9구단 연고지가 될 창원시에서 창단 기자회견을 갖고 승인 인증패 전달식를 진행했다. 엔씨소프트와 창원시가 창단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구장 건립 등의 논의도 시작됐다.
이 자리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겸 구단주가 참석해 3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회견에서 오간 질문과 답변을 정리했다. /창원=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왼쪽부터 9구단 이상구 단장, 김택진 구단주, 엔씨 이재성 상무.
엔씨소프트의 사령탑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떤 감독이 이끌었으면 좋은지 밝혀 달라.
김택진: 지금 내 생각은 우리 구단만이 아니라 한국 야구 전체를 생각해서 9구단이 뿌리를 내릴 수 있고, 그 역할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창원은 롯데 팬들이 많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구상이 있는가?
김택진: 사실 개인적으로 프로야구에서 최동원 선수를 좋아하면서 롯데 팬이 되기도 했다. 창단 과정에서 롯데가 해준 말은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깊게 듣고 있다. 어떤 대결 구도보다 배워 나가는 입장에서 기대하는 바대로 프로야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9구단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단 창단을 준비하면서 창원에 몇 번 내려와 보고 싶었다. 하지만 창단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렸고, 오늘 정식으로 처음 창원 땅을 밟아 본다. 창원에 도착했을 때 엔씨소프트가 복받은 회사라는 생각이들었다. 야구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도시다.
창원에서 야구를 시작하면서 엔씨소프트가 드디어 고향이 정해진 날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무엇보다 경남-창원에서 우선 해야 할 과제인 지역의 일원이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시민과 동화돼 가면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엔씨소프트가 9구단 창단을 하는데, 게임에서는 야구와 접점이 없다. 야구게임 개발이나 퍼블리싱 계획은?
김택진: 결론부터 말하면 분명히 있어야 하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9구단 기업이 IT 회사이기 때문에 야구와 IT를 접목시키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업체이다 보니 디지털 세계에서도 야구, 프로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또, IT 기업 답게 9구단 팬부터 한국 야구를 사랑해주는 모든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로 준비하고자 한다. 열린 구단으로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 변화하고 발전되는 모습을 보이겠다. 여러분들이 9구단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재미를 주고 싶다.
야구 운영에 있어서 기업의 규모에 우려가 있었다.
김택진: 사실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의견이었다. 구단을 창단한다는 일에 있어 앞으로 우리가 모르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마음을 단단히 먹게 된 기회였고,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프로야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반면, 우리가 모자라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수하면 고쳐 나가는 것이 성장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창단 준비 과정에서 “골방에 갇혀 있던 아이들을 불러내서 호연지기를 키우게 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김택진: 기업에 관해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혹자는 기업의 목적을 이윤 창출이라고 하지만 나는 다르다. 이윤은 기업이 살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 목적은 사회의 가치를 창출 하는 것이라고 본다.
또 사회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게임회사로 할 수 있는 여러 책임 중에 이런 것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이라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다. 창원과 함께할 수 있는 여러 가지를 찾고 공헌하고자 한다.
창단 이야기 중에서 최동원 선수를 영웅이라고 했는데, 사령탑이나 코칭스태프로 영입할 생각이 있나?
김택진: 노코멘트라고 해야 하나?(웃음) 선수단 구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오늘 야구를 시작함에 있어 이상구 단장 한 분으로 출발한다. 단장님이 좋은 역할을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모든 일은 향후 말할 수 있을 때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사회적 약자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구단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택진: 내가 야구로부터 힘을 얻었을 때도 사회적 약자였다. 아무것도 없을 때, 꿈이 필요했을 때, 용기가 필요 했을 때였다. 그런 사람들이 많을 것이며 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구단을 만들고자 한다. 일본 야구장에 가서도 구장 안에 장애인을 위한 자리 배석이 늘어 가는 모습, 그들이 야구를 보면서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모습을 봤다. 구장 설계부터 우리가 바라는 것이 표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미·일을 통틀어서 가장 이상적인 구단주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김택진: 되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누구를 콕 찍어서 말하기 힘들 것 같다. 배울 수 있는 모델이 될 만한 많은 사례와 사람을 만나면서 다양한 것을 배우고 있다. 30년 프로야구 역사를 만든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배우고 있고, 배웠다.
2014년 1군 진입을 목표로 하는데, 야구계에서 2013년부터 진입하기를 원한다면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택진: 마음 같아서는 당장 내년부터 뛰고 싶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가급적 빨리 1군에서 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적어도 1군에 들어가서 우리 때문에 야구가 재미없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창원시에서 엔씨에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지역에 대한 도움이다. 본사의 창원 이전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김택진: 어떤 계획이 있다기보다 지금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통합 창원시가 만들어지면서 우리의 첫 번째 할 일은 스포츠로 창원시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또 지역에 밀접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 다양한 것을 찾고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창단 과정에서 지역과 기업이 유기적으로 움직였다는 평가다.
김택진: 창원이 없었다면 9구단이라는 결실을 맺기 더 힘들었을 것이다. 예전부터 창원과 마산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 높았다. 시가 통합되면서 융합을 위한 노력 중에 야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었다. 창원시는 스포츠 도시로서의 비전도 있기에 구장 설계부터 시의 배려가 야구의 메카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느끼고 있다.
엔씨는 영업이익률에서 독보적인데 야구도 수익을 많이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김택진: 대책은 없다(웃음). 지금은 얼마나 훌률한 팀을 만드는가,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 모이는 명문 구단을 만드는가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아무것도 없이 야구단을 만들고 있다. 얼마나 훌륭한 야구단을 만드는가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최대의 일이다.
이번 창단이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김택진: 9구단을 통해 게임이 자랑스러운 산업으로 인정받았으면 한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가슴속에 ‘산업보국’이라는 단어를 품고 있어야 한다. ‘산업을 통해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다. 게임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시작했다. 지금은 산업 규모나 수출 규모가 우리나라 경제에 큰 보탬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9구단 창단을 통해 게임인의 한 사람으로서 게임산업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30년 후에 어떤 구단이 되어 있을 것 같은가?
김택진: ‘넥스트 시네마(Next Cinema)’가 엔씨(NC)의 이름이다. 제 2의 영화를 야구로 만든 기업이 되고 싶다. 30년 후에도 많은 사람들의 화제에 오르는 구단이 되었으면 한다.
9구단 창단과 관련해 오는 4월 11일부터 공모전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구단명과 어떤 구단이 되었으면 하는지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