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액션슈팅 게임 <파이어폴>로 갈등을 빚었던 웹젠과 레드5스튜디오가 드디어 타협했다. 레드5스튜디오는 아시아 지역 판권을 회수했고, 웹젠은 투자 금액을 돌려받는 것은 물론 일정 기간 수익까지 배분받는다.
레드5스튜디오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9일 저녁 해외 매체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웹젠의 퍼블리싱 권한을 회수하고 그동안 투자된 금액과 차후 일정 기간 동안 <파이어폴>로 얻는 수익을 웹젠에 나눠준다”고 밝혔다.
레드5스튜디오는 “<파이어폴>의 법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웹젠과 합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레드5스튜디오는 웹젠이 지불한 이전 개발 비용에 대해 보상하며, 특정 기간 동안 <파이어폴>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지불할 예정이다. 대신 웹젠은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파이어폴>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레드5스튜디오의 마크 컨 대표는 “두 회사 사이의 모든 분쟁과 갈등이 해결됐다. 앞으로 지속적인 격려와 게임에 대한 지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웹젠도 30일 오후 전자공시를 통해 <파이어폴>의 아시아 판권을 레드5스튜디오에게 양도 이전한다고 공식으로 밝혔다.
■ 개발 초기부터 함께 한 두 회사의 갈등
웹젠은 지난 2006년 2월 레드5스튜디오와 <파이어폴>의 전 세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250억 원의 개발비를 투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회사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웹젠은 기존에 투자한 개발비 이외에 향후 지원해야 할 개발비도 만만치 않다고 판단, 지난 2009년 6월 개발 투자를 중단하는 대신, 북미·유럽 판권을 넘기고, 이외의 지역을 웹젠이 서비스하기로 계약을 수정했다.
이후 웹젠이 NHN게임스에 인수되고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내부적으로 <파이어폴>에 대한 서비스 방침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레드5스튜디오가 추구하던 전 세계 동시 서비스 정책과 충돌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레드5스튜디오는 작년 11월 한국법인 레드5코리아를 설립하고 올해 3월에는 독자적으로 기자간담회와 인터뷰를 진행, 서비스 시기를 늦추려는 웹젠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으며 판권 계약 해지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어서 양사의 본격적인 충돌이 시작됐다.
결국 레드5스튜디오는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파이어폴>의 아시아 지역 퍼블리셔 웹젠과의 계약 불이행에 대한 중재를 요청했다. 레드5는 500만 달러의 마케팅 비용 보상과 계약 파기 근거 확인을 요구했고, 웹젠은 레드5코리아가 계약을 무시하고 한국에서 홍보 활동을 하는 등 자사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법적인 맞대응에 나섰다.
그리고 이번에 양사의 협상이 타결되면서 갈등은 모두 해소됐다. 웹젠은 <파이어폴>의 북미·유럽 이외 지역 판권을 모두 레드5에 돌려주었고, 레드5 역시 웹젠의 개발 투자비용을 돌려주고 일정 기간 수익도 나눠주기로 합의했다.
■ 반환 금액은 최소 250억 이상, 지스타 참가도 문제없어
웹젠은 공시에서 <파이어폴>의 아시아 판권은 레드5싱가폴에 양도하며 웹젠은 올해 내에 투자된 개발비 중 일부를 회수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웹젠이 레드5스튜디오에 투자한 돈은 약 250억 원. 하지만 다시 돌려받을 금액은 250억 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환율(900원 대)과 현재 환율에 차이가 있고, 그동안 웹젠이 입은 여러 가지 피해에 대한 보상이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5년간 발생하는 <파이어폴>의 수익의 일부를 나눠서 받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합쳐서 웹젠이 받을 금액은 400~5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합의로 <파이어폴>은 오는 11월 10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지스타 2011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레드5코리아 부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당초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분쟁 중이거나 분쟁을 유발하는 게임에 대해서는 참가를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워 양사가 분쟁을 마무리할 것을 종용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합의로 양사가 원만하게 결별함으로써 레드5스튜디오가 요청한 계약 불이행에 대한 중재도 그 결과가 더 이상 무의미하게 됐다. 이에 레드5스튜디오는 지난 29일 중재 신청 취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레드5스튜디오가 추진 중인 전 세계 동시 서비스도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파이어폴>의 한국 서비스에 대해 레드5코리아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레드5코리아가 다른 퍼블리셔를 물색하거나, 퍼블리싱 인력을 확보해 직접 서비스를 추진하는 방법 중에서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말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PAX 프라임 2011 <파이어폴> 부스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