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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신흥 문화 탄압 방법에는 3가지가 있다”

정준영 작가 게임편견파타 컨퍼런스서 공개

김진수(달밤의끝) 2012-03-18 17:49:44

지난 18일 서울 상명대학교에서 열린 게임편견타파 컨퍼런스에서 정준영 작가는 게임편견타파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통해 신흥 문화의 탄압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준영 작가는 발표에서 만화, TV, 소설에 대한 탄압을 예로 들며 심지어 2400여 년 전의 플라톤의 말을 인용해 신흥 문화에 대한 규제는 기원 전부터 있었음을 강조했다. 그가 밝힌 신흥 문화 탄압의 규칙은 다음과도 같다.

 

 

■ 첫 번째 법칙, 대중들에게 널리 인기를 얻고 있는 문화여야 한다.

 

셧다운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2007년은 게임이 주요 문화 산업으로 주목 받은 시기다. 이미 98년 스타크래프트로 PC방이 생기고, 게임의 유해성을 지목하는 여론은 많았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을 규제하기 시작한 것은 대중적인 인기를 끈 다음이었다.

 

강연자가 인용한 기사 내용

 

 

이는 게임이 일부 사람들만이 즐기는 취미였을 때, 법적인 규제를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일부 사람들만이 즐기는 취미에 문제가 있다면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더라도 규제나 탄압이 시작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소설 역시 15세기 활자의 발명 이후 퍼지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된 것은 18세기였다. 강연자는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시작해야 탄압이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 두 번째 법칙, 기성층이 즐기지 않는다.

 

18세기 통속 소설이 유행하자, 이를 불태우는 등의 규제가 있었다. 이후 1903, ‘대열차강도라는 영화가 상영되자 이번에는 영화를 탄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설에 대한 탄압은 없어졌다. 왜일까?

 

강연자는시간에 포인트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예시에서대열차강도를 상영할 당시에는 이미 소설을 보던 사람들이 기성세대가 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기성 세대가 즐기지 않던 문화가 새로 등장하면 탄압을 받고, 시간이 흘러 해당 문화를 즐기던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어 정치적인 힘을 가지면서 서서히 탄압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19세기에 통속 소설은 탄압을 받아 상당수가 불태워지기도 했다

 

 

게임도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영화나 소설 등은 기성세대가 즐기는 문화다. 반면에 게임은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면서도 기성세대가 즐기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준영작가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모르는 것에서 공포를 느끼기 쉽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제시했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문화를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 참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일례로, 대항해시대 때, 신대륙의 원주민에 대해 식인종이라는 등의 소문이 돌았다. 이는 신대륙의 원주민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이 교류를 하며 이러한 오해가 풀리자 뜬 소문은 사라졌다.

 

 

■ 세 번째 법칙, “판단력 없는 너희들을 보호하기 위해

 

강연자인 정준영 작가는 앞서 제시했던 두 가지 법칙의 예시를 들어, 고대로부터 기득권 층은판단력이 없는 너희들을 보호하기 위해라는 논리로 소수 문화를 탄압했다고 말했다.

 

기원 전 인물인 플라톤도 젊은이들을 우려해 연극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한 예로, 진시황은 유교가 처음 들어왔을 때, 전국의 유학 서적을 불태웠지만 궁궐의 유학 서적은 태우지 않았다. ‘나는 판단할 능력이 되지만, 너희는 판단력이 없으니까 너희를 보호하기 위해서적을 불태웠다는 얘기다. 전준영 작가는 이에 대해 중세 시대의 마녀 사냥과 빗대서공포에서 시작해 기성세대나 기득권층의 이득을 위해 변질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연자는 게임의 규제는 일종의 소수문화 탄압이라면서, “게임을 즐기는 계층이 기성세대가 되고 정치적인 힘을 가지는 나이가 되면 규제는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소극적으로 기다리기만 하면 외국의 게임업체에 시장을 빼앗길 것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한국의 게임 산업을 지켜나가야 한다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