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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의 편견을 없애려고 여기 뭉쳤다

게임 편견 타파 컨퍼런스 행사 스케치

김진수(달밤의끝) 2012-03-18 17:42:17

17, 상명대학교 밀레니엄관에서는 게임 편견 타파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 컨퍼런스는 최근 규제로 인해 집중 포화를 받고 있는 게임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총 14개의 강연과 2개의 토론으로 구성됐다.

 

이 컨퍼런스에서는 게임 관련 학계의 교수, 현직 게임 개발자, 웹툰 작가, 언론사 기자, 학생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직업의 종사자들이 강연자로 등장했다. , 강연자뿐 아니라 방청객이 참여한 토론도 진행했다. 컨퍼런스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6시까지 8시간 동안 열렸으나, 컨퍼런스의 열기는 뜨거웠다.

 

상명대학교 밀레니엄관에서 진행된 컨퍼런스 현장

 

 

이날 컨퍼런스의 강연은 크게 정부의 규제에 대한 게임 업계의 대응, 게임의 순기능, 게임 업계와 학부모를 위한 이야기의 3개의 주제로 진행됐다. 디스이즈게임은 이날의 주요 강연을 모아 정리했다.

 

 

학교폭력이 게임의 탓이라는 논리는 책임 회피를 위한 주장

 

법무법인 정진의 변호사 이병찬은 대한민국 게임 규제의 법적 문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게임 규제를 추진하는 이들의 학교폭력의 원인이 게임이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병찬 변호사는 학교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은 입시위주의 교육과 이에 따른 학생들의 놀이문화 부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강연자는 게임 규제의 법적 문제에 대해 게임 규제는 청소년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며 학보모의 교육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청소년이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 연습을 남들보다 더 많이 하고 싶은데 셧다운제로 인해 평등권이 침해받을 소지가 있으며, 마찬가지로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아이들의 게임 사용에 대한 지도를 하고 싶어도 쿨링오프제 때문에, 학부모의 자율적인 교육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게임 규제의 배경에는 국회와 정부, 학부모의 이해관계가 게임이라는 소재에서 접점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학교폭력이나 학생들의 게임 과몰입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회의 부조리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회의 부조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니 게임을 내세워 책임 회피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게임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월간 게이머즈의 조기현 기자는 강연에서 미국에서 이루어진 게임에 대한 규제와, 이에 대한 게임업계의 대응을 정리해서 소개했다.

 

 

비디오게임이 태동하고 서서히 발전해 가던 와중에 스트리트파이터2, 모탈컴뱃, 둠 등의 게임이 등장하자 게임의 폭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미 의회에서 청문회를 통해 게임의 폭력성이 진지하게 논의되었고, 게임계는 전에 없던 위기를 맞이했다. 이에 닌텐도 등의 게임업체는 정치 단체를 조직해 힘을 모아 대응했다.

 

ESRB의 탄생이다. ESRB는 민간에서 주도하는 게임 사후 심의제도로, 게임 업체에서 자율적으로 게임의 등급을 부여하고, 학부모가 게임에 대한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ESRB는 학부모를 위한 안내 책자도 발행하고 있다.

 

 

조기현 기자는 미국의 사례를 선보이며, 게임업계가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규제에 대응하기 힘든 것이라며 게임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또한, 게임업계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사회를 설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학부모 등에게 적극적으로 게임이 어떤 것인지를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게임이 아이들의 뇌를 짐승으로 만든다면, 북한에 살포해 병기로 써 봐라

 

엔텔리전트 게임즈의 정재범 대표는 기능성게임과 게임에 관련된 심리학적인 연구 결과들을 공개했다.

 

그는 단어암기 게임을 통해 학생들을 분석한 결과, 게임 결과와 학생의 성적 간에는 유의미한 관계가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서 기능성 게임을 활용해 학생 개개인의 성향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학생에게 맞는 학습법을 제시하는 등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모 언론의 짐승뇌호도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게임을 하면 뇌가 짐승의 뇌 처럼 변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쓰인 게임뇌의 공포라는 책은 이미 일본 의학계에서도 허무맹랑하고 근거없는 책이라고 비판받은 바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게임을 반대하고 두려워 하는 이들의 논리대로 라면, 북한에 100억씩 하는 미사일을 쏘지 말고, 게임 시디를 보내면 3년 내에 초토화가 될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얼마나 허무맹랑한 일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게임업계와 학부모는 협력해야 한다

 

별바람이라는 아이디로 유명한 청강대 김광삼 교수는 게임업계의 유년기는 끝났다고 발언했다.

 

 

이전에는 게임의 파급력에 대해 다들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만들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만들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그는 이제 게임업계는 충분히 성장했고, 나름대로 인정도 받고 주목도 받고 있으니 게임업계가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책임있는 자세로 고민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서 김광삼 교수는 게임업계는 학부모를 적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학부모와 게임업계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ID, 플레이 타임, 신고를 받은 내역 등을 공개해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이 게임에서 어떻게행동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자고 주장했다.

 

 

 

 

게임에 아이를 맡기지 마라

 

JCE의 게임 디자이너인 안재우는 강연에서 아이들을 게임에 맡기지 말라고 주장했다. 6살난 아들을 둔 그는 아이가 게임에 빠지는 것은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가정문제 등의 다른 이유가 있어서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퇴근 후 피곤하다는 이유로 아이를 내버려 두면, 아이가 부모 보다는 게임 등의 다른 것에 더 친근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 게임에 몰입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강연자는 이에 대해 아이가 게임에 빠져 있다면 이것은 부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한 부모가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아이가 게임을 할 때는 곁에서 말 없이 보고만 있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게임을 하는데 자꾸 말을 걸면서 귀찮게 하기 보다는, 부모가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도록 말 없이 지켜봐 주면, 부모가 믿어주는 만큼 알아서 잘 할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