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일본에 나온 Wii용 MMORPG <드래곤퀘스트 10>이 발매 첫 주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출판·리서치 사이트 미디어크리에이트는 지난 8일 <드래곤퀘스트 10>이 주간 게임소프트 판매량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드래곤퀘스트 10>의 첫 주 4일 동안의 판매량은 367,148 장으로 2위인 <뉴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2>(213,547 장)와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 2>(66,758 장)를 앞섰다.
이는 Wii로 발매된 <드래곤퀘스트>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첫 주 판매량이다. 지금까지 Wii로 발매된 <드래곤퀘스트> 시리즈 중에는 <드래곤퀘스트 소드: 가면의 여왕과 거울의 탑>이 263,000 장으로 가장 높은 첫 주 판매량을 기록했다.
반면 <드래곤퀘스트>의 정식 넘버링 타이틀로서는 저조한 성적이다. NDS로 발매된 <드래곤퀘스트 9>은 발매 첫 주 2일 동안 234만 장이 팔렸으며, PS2로 발매된 <드래곤퀘스트 8>의 첫 주 판매량은 220만 장이었다.
일본 유저들은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아마존의 <드래곤퀘스트 10> 고객 리뷰 코너에 올라온 528개의 리뷰 중 절반에 가까운 255개의 리뷰가 1점을 줬다. 이 밖의 각종 사이트에서도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불만의 대부분은 ‘무리한 온라인화’로 요약된다. 유저들은 <드래곤퀘스트 10>의 온라인 방식이 너무 낡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토리 초반부터 ‘레벨 노가다’가 필수일 만큼 전투가 어렵고, 몬스터를 처치해서 얻는 골드에 비해 아이템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체력을 회복하는 데 드는 비용도 비싸 초반에는 자살로 골드를 아끼는 게 팁으로 나올 정도라는 게 유저들의 지적이다.
‘지나친 반복으로 이야기의 맥이 끊긴다’, ‘화면에 마지막으로 말한 사람의 대화만 표시된다’, ‘이동수단은 제한된 반면 필드는 지나치게 넓다’ 등 불편한 시스템을 지적하거나 ‘Wii의 그래픽 퀄리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USB 허브와 메모리를 따로 구매하지 않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는 등 기기 자체의 한계를 말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반면 <드래곤퀘스트>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좋은 그래픽보다 깔끔한 그래픽을 선호했고, 파티플레이를 이용하면 난이도도 충분히 낮아지는 만큼 벌써부터 비판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의 악평이 <드래곤퀘스트 10>이 정말 못만들어서가 아니라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이 많아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다.
한 유저는 “온라인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이 게임을 해보지도 않고 레벨업 반복이나 월정액 비용을 갖고 비판하는 것이다. 굳이 정식 넘버링을 붙이지만 않았다면 지금 같은 일도 없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 스퀘어에닉스 “<파판 11>처럼 장기전으로 갈 것”
스퀘어에닉스에서는 <드래곤퀘스트 10>에 대해 장기적인 시야로 내다본다는 계획이다. 발매 전 스퀘어에닉스는 <드래곤퀘스트 10> 예상 판매량을 100~200만 장이라고 밝혔다. 전작인 9편의 절반 수준이다. 대신 월정액을 통해 꾸준히 매출을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파이널 판타지 11>은 첫 주 판매량이 9만 장에 불과했지만 이후 업데이트와 해외 서비스를 이어 가면서 50만 명이 넘는 유료회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매출 역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중 최상위권이다.
스퀘어에닉스는 이미 <드래곤퀘스트 10>에서 10주에 한 번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주간 퀘스트 업데이트를 10년 동안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래픽이 상향된 Wii U 버전도 나올 예정이다. 기종을 옮기더라도 정보는 그대로 남는 만큼 언제든지 차세대 플랫폼에서 <드래곤퀘스트 10>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온라인 플랫폼에 맞춘 장기전이다.
<드래곤퀘스트 10>은 현재 40대의 서버가 운영 중이다. 패키지에는 20일 무료 이용권이 포함돼 있으며, 그 뒤에는 30일에 1,000 Wii 포인트(1,000 엔, 약 14,000 원)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초기 구매자들의 20일 무료 이용기간이 끝나는 8월 말 이후 <드래곤퀘스트 10>의 흥행 여부가 보다 분명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