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차세대 콘솔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가 공개됐다. 소니는 PS4를 소개하며 몇 번이나 ‘혁신’을 강조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지금까지는 없었던 뛰어난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PS4가 단순히 그래픽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에서 벗어나 ‘게이머가 게임을 한다는 것’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과연 어떤 것이 달라졌고 어떤 부분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을까?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플레이스테이션 미팅 2013’을 통해 공개된 PS4의 정보를 게이머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포인트로 정리해 봤다. 행사의 오프닝을 장식했던 영상부터 보자.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소니 게임사업의 미래가 걸린 PS4가 올해 말 출시된다.
① [PS4 성능] PC와의 호환성 강조, 터치패드 추가
PS4의 성능은 당연히 PS3보다 뛰어나다. 성능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스펙 비교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 ☞ 무엇이 달라졌나? PS3 VS PS4 ‘스펙 비교’
PS4의 성능에서 눈여겨볼 점은 PC와의 호환 가능성이다. 소니는 PS4에서 자체규격을 버리고 일반 PC에서 사용되는 부품들을 탑재했다. CPU는 인텔의 x86 칩(8코어)을 사용했고, 그래픽 처리를 위한 GPU는 AMD의 라데온(1.84 테라플롭스)를 사용한다.
여기에 언리얼 엔진 4와 하복 물리엔진 등 PC온라인게임에서 주로 사용되는 게임엔진들도 PS4를 공식적으로 지원한다. 그만큼 PC와의 호환성도 높을 수밖에 없다. 소니 역시 PC 게임과 PS4 게임의 전환이 이전보다 한층 쉬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높은 개발비로 멀티플랫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외부(서드파티)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희소식이다.
부분유료 과금방식도 지원하는 만큼 PC용으로 개발된 인디게임들이 PS4로 동시에 서비스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소니는 최근 인디게임 개발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저니>와 <언피니시드 스완> 등이 큰 인기를 모았다. Xbox LIVE에 라인업이 약한 PSN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캡콤과 스퀘어에닉스, 퀀틱드림 역시 PS4를 이용한 게임엔진을 선보였다.
PS4를 위한 게임패드 듀얼쇼크4에는 PS 무브에 쓰인 모션트래킹 기능(라이트바)과 터치패드를 내장해 활용 폭을 넓혔다. 이제는 ‘PS4 아이’ 카메라만 있으면 별도의 PS 무브 컨트롤러가 없어도 동작인식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터치와 모션’ 듀얼쇼크 3 VS 4 ‘스펙 비교’
PS4 아이는 렌즈가 2개로 늘어나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기존의 PS 무브에도 대응한다.
이번 행사에서도 <리틀빅플래닛>을 만든 미디어 몰리큘이 PS 무브의 새로운 활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카메라(PS4 아이) 자체의 성능이 크게 좋아졌고 PS 무브도 그대로 쓸 수 있어서 앞으로 보다 정교하고 색다른 동작인식 게임이 나올 가능성이 생겼다.
② [편의성] 아무 때나 끄고 켤 수 있는 PS4
PS4는 아주 손쉽게 켜고 끌 수 있다. 패드에 달린 전원 버튼을 누르면 게임이 그 자리에서 꺼지고 그동안 플레이한 모든 데이터가 RAM에 저장된다. 전원 버튼을 다시 한 번 누르면 지난번의 마지막 플레이 장면부터 이어서 진행할 수 있다.
노트북이나 과거 PSP의 전원 방식을 떠올리면 되는 기능이다. 콘솔의 단점 중 하나인 초기 부팅 시간과 세이브 포인트 단위로 끊어야 했던 플레이 시간의 제한도 사라지는 셈이다.
게임의 다운로드 및 설치도 간편해진다. PS4는 백그라운드 기능을 강화해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전원을 꺼둔 상태에서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구매한 게임을 다운로드할 때는 실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받은 후 먼저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다.
PS Vita를 이용한 리모트 플레이도 PS4의 핵심기능 중 하나다. 리모트 플레이는 PS4에 기본적으로 내장돼 있으며 PS4로 플레이 중인 게임을 바로 PS Vita로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킬존>을 TV와 PS4로 하고 있을 때 부모님께서 드라마를 보신다면 현재 플레이 중인 <킬존>을 그대로 PS Vita에서 이어받아서 즐기는 식이다.
이 경우 PS Vita는 PS4의 컨트롤러 겸 모니터 역할을 맡는 셈이다. 닌텐도에서 발매한 Wii U와도 유사한 기능이다. 참고로 소니는 지난해 클라우드 게이밍 기술을 가진 가이카이를 인수하면서 PS 네트워크의 전송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③ [클라우드] 게임을 찾아주고, 다운로드 없이 즐긴다
리모트 플레이 외에도 PS4에서는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사용된다. 영화나 음악, TV프로그램 등을 PS4로 다운로드 없이 감상할 수 있고, 이를 다시 PS Vita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PS4가 스트리밍 중계기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PS, PS2, PS3, PS모바일, PSP 등의 타이틀을 PS4에서 실행할 수도 있다.
유저의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하는 ‘개인화’ 시스템도 도입된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PS 스토어에 가면 지금까지 수집된 개인의 성향에 따라 자동으로 적절한 게임이나 콘텐츠, 광고 등을 보여준다.
수많은 콘텐츠 중 유저의 성향에 맞는 것을 기억하고 추천해준다.
매장에서 원하는 게임이 있다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바로 체험해 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심지어 유저가 다음에 다운로드할 것으로 예상되는 콘텐츠를 미리 받는 기능도 포함됐다.
소니는 PS4의 스트리밍 및 클라우드 기술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물론 게임의 수명에 대한 개념까지 바꿔 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서비스가 워낙 많은 만큼 유저 입장에서 네트워크 연결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궁극적으로 PS4를 PS Vita만이 아닌 다양한 소니의 스마트 기기와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계획이 실현될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 PS Vita 등을 자유롭게 오가며 PS4 게임을 즐기거나 관련 정보 및 영상을 보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클라우드 연동도 가능하다. 클라우드 시스템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는 조만간 더 공개될 예정이다.
④ [소셜] 핵심! 친구의 플레이를 보고, 난입해서 대신 한다
이번에 소니가 PS4의 핵심으로 내세운 기능은 ‘소셜’이다. PS4의 영상 압축·해제 기술을 이용해 게임 플레이 영상을 쉽게 공유할 수 있다. 플레이 도중 듀얼쇼크4에 달린 ‘공유(Share)’ 버튼을 누르면 지금까지 플레이했던 구간의 영상이 나오고 패드를 이용해 이를 간단하게 잘라서 페이스북이나 유스트림 등에 업로드할 수 있다. 게임의 스크린샷을 올리는 것만큼 쉽게 동영상을 올리도록 만들자는 것이 소니의 목적이다.
또한 PS4에서는 접속 중인 친구나 유명한 유저의 플레이 등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마치 인터넷 채팅방을 옮겨 다니듯 다른 유저들의 플레이를 오갈 수 있으며 댓글을 남기거나 다른 감상자들과 수다를 떨 수도 있다.
만약 친구나 보고 있는 영상 속의 플레이어가 위기에 빠진다면 급히 난입하거나 친구에게 컨트롤 권한을 넘겨받아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반대로 자신의 플레이가 막혔다면 친구 혹은 인터넷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대신 클리어해 주는 개념으로, 마치 네트워크에서 옆에 있는 친구와 게임을 즐기듯 노는 셈이다.
PS4는 소셜 기능 강화를 위해 개발자들에게 관람기능을 포함한 툴을 배포하는 중이다. 개발자들의 상상력이나 개발목적, 취향 등에 따라 얼마든지 색다른 시스템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소니는 이번 발표에서 친구가 게임에 나타나 특수한 무기를 준다거나 관전모드를 통해 다른 유저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데 집중하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원활한 소셜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페이스북 같은 SNS와도 연동된다. 공유 및 소셜기능도 PS4에 국한되지 않은 만큼 유스트림 등의 인터넷을 이용해 생방송을 하거나 PS4를 이용해 게임 중인 친구에게 웹을 통해 코멘트를 남길 수도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이다. 자신의 플레이가 다른 유저에게 공개되는 걸 꺼리는 유저들은 공유 기능을 끈 채로 기존처럼 게임을 즐겨도 된다.
① 소니의 차세대 콘솔, PS4 발표!
(영상) PS Vita로 PS4 게임을 ‘그대로’ 즐긴다
③ PS4의 운명을 책임진다! 라인업 정보 (신작)
(영상) PS4용 차세대 파이널 판타지, E3 2013에서 공개
④ PS4의 운명을 책임진다! 라인업 정보 (구작)
플레이스테이션 미팅 현장에서는 <킬존: 섀도 폴>의 플레이 장면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영상은 실제로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PS4는 올해 말에 발매될 예정이다.
행사가 끝나면서 상영된 PS4 라인업 트레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