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으로 3월 1일 취임한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2일 이사회와 총회를 열고 2월 28일 임기가 끝나는 최관호 회장의 후임으로 남경필 의원을 선임했다. 지난 1월 29일 한국e스포츠협회장으로 취임한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현역 국회의원이 게임업계에 참여하게 됐다.
남경필 신임 회장은 “평소 문화산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특히 그중 게임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었는데 산업의 본질과 다른 인식이 확산돼 이를 바로잡고 싶어 회장 자리를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남 회장은 임기 중 과업으로 ‘자율, 공헌,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추세에 걸맞게 게임업계에 의한 자율적인 규제와 적극적인 사회공헌을 통해 게임에 대한 인식 재고를 이끌어내겠다. 이를 통해 게임업계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해 게임산업이 한국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명칭 변경도 고려 중이다. 남 회장은 “과거 새누리당은 대선은커녕 총선 승리도 의심받았으나 이름을 바꾸고 정강정책을 바꾸면서 국민들의 사랑을 다시 받게 됐다. 현재 대중이 갖고 있는 게임산업협회의 부당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면 협회의 이름이라도 바꿀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회원사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남경필 한국게임산업협회 신임 회장 취임사 요약문
앞으로 한국게임산업협회의 회장직을 수행하게 될 남경필입니다.
저는 앞으로 회장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임기 2년 동안 자율, 공헌, 성장이라는 3가지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사랑이 필수적입니다. 이 셋을 달성하면 게임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자연스럽게 성장의 과실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자율입니다. 규제가 많은 나라치고 선진국이 없습니다. 법과 규제는 언제나 최후의 수단일뿐이며, 기업 스스로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지 않은 현행 규제는 업계의 자율규제로 바뀌어야 옳습니다.
다음은 공헌입니다. 회장으로 취임하며 게임업계의 사회공헌이 많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하지만 홍보가 부족했는지 저는 물론 국민 대다수가 이에 대해 모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업계의 노력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게임업체가 사회에 공헌하는 금액도 현행 매출의 1% 가량에서 점점 확대해 몇 년 안에 2%까지 올리고자 합니다. 사회공헌은 아무리 커도 모자랍니다. 기업의 공헌이 늘어난다면 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재고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성장입니다. 최근 몇 년간 게임산업의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의 성장이 꺾이고 모바일게임이 시장을 주도하는 변화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을 떠나 성장의 핵심은 자본과 인력입니다. 앞으로 정부, 국회와 협력해 업계의 창의력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해외시장 개척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사랑이 절대적입니다. 제가 현재 속해 있는 새누리당은 1년 전만 하더라도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불투명했습니다. 하지만 당명은 물론 정강정책을 바꾸는 노력 끝에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산업과 협회의 이미지 재고를 위해서는 이런 수단도 강구할 계획입니다. 이미 회원사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며, 조만간 국민과 게이머에게 협회의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한 뜻을 여쭙겠습니다.
남경필 의원은 1996년 15대 국회부터 현재 19대 국회까지 5회 연속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정치인으로, 현재 한중 국제 e스포츠대회의 공동 조직위원장이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장에서 있었던 일문일답이다.
Q. 새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했다.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면 문화산업, 그중 게임산업을 꼽지 않을 수 없는데 이러한 게임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인식이 부정적이다.
남경필: 개인적으로도 창조경제의 핵심은 게임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청년 일자리 창출이나 해외수출에 대해서도 게임산업이 다른 문화산업에 비해 압도적이다. 협회장을 맡게 된 만큼 앞으로 정부와 국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변화시키겠다.
Q. 자율규제를 이야기했다. 현재 국회에는 게임을 심의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에 대한 법안 2개가 올라가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이제 회장에 취임하는 만큼 구제적인 입장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협회장으로서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민의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게이머는 몰라도 국민 대다수는 규제에 찬성하는 입장이 많다. 만약 게이머와 업계의 의견만을 우선시한다면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앞으로 여러 계층과 토론해 현명하게 대처하겠다.
Q. 게임은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아케이드게임 등 여러 플랫폼이 존재한다. 각 플랫폼 사이의 유기적인 협력이 부족한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계획을 듣고 싶다.
큰 틀에서 공동의 이익을 취하고 공동전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플랫폼 사이의 대화의 장을 추진하겠다.
Q. 같은 당의 손인춘 의원이 강력한 게임 규제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에서 이렇게 의견이 갈리는데 어떻게 자율규제를 추진할 계획인가?
협회장으로 취임했으니 손 의원과도 대화를 나눠 그가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사실 당도 사람이 모인 곳이라 같은 당 내부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당 의원들의 생각보다는 어떤 것이 한국을 성장시킬 동력인가다. 게임에 대해 바른 이해가 갖춰진다면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것이다.
Q. 손인춘 의원이 게임규제 법안을 발의할 때의 경우를 보면 법안에 동의한 의원이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새누리당 내부의 게임에 대한 인식수준을 알고 싶다.
당 내의 인식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총선 이후 대선체제로 돌입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토론해 본 적이 없다. 사실상 아직은 백지상태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신임 회장이라는 직위가 무겁다고 생각한다.
Q. 게임산업만을 위해 일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만약 국회의원의 역할과 협회장의 역할이 상충될 경우 어떤 행동을 취하겠는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단할 것이다. 무조건 협회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가까이에는 좋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장기적인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저를 협회장으로 선임한 것이라고 본다. 그런 기대에 걸맞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겠다.
Q. 의원이자 상임위원으로서 이익단체라고 할 수도 있는 협회장을 수락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국회에 겸직금지 조항이 있는데, 이에 협회장이 포함된다면 당연히 사임해야 옳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협회를 이익단체라기보다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성장동력이 꺼지지 않게 하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라면 굳이 겸직금지 조항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 응하게 되었다.
Q.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이 게임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여당과 야당의 입장은 다르겠지만, 초당적으로 의견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가질 계획은 없는가?
당연히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산업의 발전에 있어서는 여야의 구분이 없다고 본다. 한중 국제 e스포츠대회의 공동 조직위원장을 할 때도 이미 야당 인사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전 의원과도 충분히 논의하고, 국회에서도 당리당략에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Q. 전병헌 의원이 한국e스포츠협회장으로 취임할 때는 신임회장은 물론 많은 의원들이 참석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이렇게 조촐하게 자리를 가진 이유는 무엇인가?
국회의원들을 모시기보다는 여러 산업계 대표님들을 뵙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5선 의원이기 때문에 굳이 다른 의원 분들을 모시지 않아도 협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이유도 있다.(웃음)
Q. 게임에 접근할 때 문화라는 접근과 산업이라는 접근의 두 가지 시각이 있다. 이러한 시각이 혼용되다 보니 게임에 대한 규제도 중구난방으로 된다는 의견이 있다.
맞다. 현재 게임규제에도 여러 정책이 있다. 셧다운제만 하더라도 나이와 시간에 따라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있고, 게이머나 보호자가 신청하는 선택적 셧다운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 대부분은 실효성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자율규제가 훨씬 효과적이며 세계적인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겠다.
Q. 신임 회장이 생각하는 게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평소에 즐기는 게임이 있다면?
요즘 모바일게임을 주로 즐긴다. 다만 불행히도 실력은 형편이 없어서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하고 있다.(웃음) 그리고 게임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정말 어려운 질문 같다. 조금 더 생각이 정리되면 밝힐 자리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정리되면 협회의 새로운 이름에도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